국내 시장 진출 본격화…병용요법으로 가능성 무궁무진

별다른 치료 옵션이 없었던 흑색종 환자들이 면역항암제 도입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됐다. 더욱이 서로 다른 계열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시도되면서 치료율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여보이·옵디보, 단독은 물론 병용효과도 입증

▲ 옵디보

현재 우리나라에 출시된 면역항암제는 지난해 12월 승인을 받았던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와 올해 3월 승인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옵디보는 세계 최초 PD-1 표적 면역항암제로서 여보이 투여 후에도 질병이 진행되거나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흑색종 치료에 사용된다.

BRAF 유전자의 V600E 돌연변이가 확인된 경우라면 BRAF 억제제와 여보이 병용투여 후 질병진행이 확인된 전이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데, 면역계 T세포의 PD-1과 결합함으로써 PD-1과 PD-L1 및 PD-L2 사이의 상호작용을 차단하고 T세포를 재활성화시키는 기전이다.

T세포의 활성화를 돕는다는 측면에서는 여보이도 동일한 기전을 갖는다.

다만 T세포의 CTLA-4 단백질과 결합해 T세포가 무력화되는 것을 막고 T세포의 증식을 증가시킨다는 점이 차이인데,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첫 승인을 따낸 면역항암제로서 전이성 또는 수술이 불가능한 흑색종 환자의 1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 두 약제의 병용요법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진행성 흑색종 환자에서 여보이와 옵디보의 병용요법이 여보이 단독요법에 비해 종양반응률(ORR)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부터다(NEJM 2015;372:2006-2017).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 Postow MA. 교수팀은 옵디보와 여보이 투여가 T세포 체크포인트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진행성 흑색종 환자의 종양반응률을 증가시켰다는 1상임상 결과에 착안, 치료경험이 없는 진행성 흑색종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이번 이중맹검 연구를 시행했다.

BRAF 유전자 정상형(wild-type) 환자들을 이필리무맙 3mg/kg + 니볼루맙 1mg/kg 병용군과 이필리무맙 3mg/kg 단독군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각각 61%(72명 중 44명)와 11%(37명 중 4명)의 종양반응률을 보였다(P<0.001). 병용군의 경우 완전반응(CR)을 보인 환자도 16명(22%)에 달했는데, 단독군에서는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가 1명도 없었다.

무진행생존기간의 경우 병용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고 단독군은 무진행생존기간 4.4개월로, 병용요법 시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60% 감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HR 0.40, 95% CI: 0.23-68; P<0.001).

이러한 종양반응률 및 무진행생존기간은 BRAF 돌연변이 양성 환자(33명)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약물투여와 관련된 3등급 또는 4등급 이상반응은 병용군의 54%, 단독군의 24%에서 보고됐으며, 대부분은 면역조절약물로 해소됐다.


"유효성 올리고 자가면역 반응 최소화" 관건

▲ 조나단 세봉 교수

18일 한국오노약품공업과 한국BMS제약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나단 세봉(Cebon) 교수(호주 루드비히암연구소장)는 "면역항암제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나 표적항암제와 달리 면역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기 때문에 구토, 탈모, 백혈구 감소와 같은 부작용과 내성 문제가 적고, 항암효과도 우수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PD-1이나 CTLA4 외에 다양한 체크포인트가 발굴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나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간 병용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킨다는 기전상 특징 때문에 병용 시 피부발진, 설사 등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CTLA4 억제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PD-1 억제제의 자가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적은 편이고 내약성도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는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을 '양날의 검'에 비유하면서 "두 약제의 병용 시 항암효과가 증가되는 만큼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올라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유효성은 높이고 부작용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향후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흑색종 환자의 상당수가 늦게 진단돼 수술이 불가한 경우가 많았는데, 기존 약물요법은 효과가 미미해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옵디보와 여보이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서 효과가 입증된 만큼 암치료의 중요한 전환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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