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년 만에 암 유발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 따라 가이드라인 변경
EGFR 유전자 돌연변이 따라 타그리소·리브리반트 권고
유전자 변이 없는 4기 비소세포폐암은 PD-L1 발현율에 따라 분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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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에 따라 4기 비소세포폐암 치료 가이드라인이 재정립됐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최근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른 4기 비소세포폐암 치료 가이드라인과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4기 비소세포폐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2022년 3기 비소세포폐암 및 암 유발 돌연변이가 없는 4기 비소세포폐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데 이어 2년 만의 대대적 개편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4기 비소세포폐암 치료 가이드라인은 각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1차, 2차 치료 가이드라인이 재정비됐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4기 비소세포폐암은 PD-L1 발현율에 따라 권고 수준을 달리한 게 특징이다.

ASCO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그동안 환자 치료에 있어 표준치료를 바꿔놓은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GFR 변이 폐암서 타그리소·리브리반트 '권고'

우선 ASCO는 EGFR 엑손19 결실 및 EGFR 엑손21 L858 치환 변이 4기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옵션으로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을 높은 근거 수준으로 강한 권고등급으로 권고했다.

권고 근거는 임상3상 FLAURA, FLAURA2 연구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556명을 대상으로 한 FLAURA 연구에서 타그리소군은 게피티닙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4% 감소시키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95% CI 0.37~0.57; P<0.001).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환경에서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타그리소+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비교한 FLAURA 연구에서는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키며 1차 치료옵션으로의 입지를 다졌다(95% CI 0.49~0.79; P<0.0001).

ASCO는 얀센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권고 여부를 두고 고민한 흔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ASCO는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에 비해 무진행생존(PFS)을 개선했지만, 가이드라인 개정 당시 명확한 전체생존(OS) 혜택은 없었다"며 "게다가 독성은 더 큰 만큼 타그리소를 EGFR 엑손19 결실 및 EGFR 엑손21 L858R 치환 변이 4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옵션으로 권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 4기 비소세포폐암에서는 리브리반트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이 보통 근거의 강한 권고등급이 설정됐다.

이 연구에서 리브리반트+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로 구성된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0% 감소시키면서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95% CI 0.30~0.53; P<0.001).

다만, EGFR 엑손20 삽입 변이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리브리반트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라면 표준치료법인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를 권고했다.

이외에 ALK 유전자 변이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옵션으로는 △로슈 알레센자(알렉티닙) △다케타 알룬브릭(브리가티닙) △화이자 로비큐아(롤라티닙)을 높은 근거 수준의 강한 권고 등급을 부여했다.

만일 알레센자, 알루늡릭, 로비큐아 등 세 약물을 사용할 수 없다면 노바티스 자이카디아(세리티닙) 또는 화이자 잴코리(크리조티닙)을 사용하는 게 높은 근거 수준, 강한 권고 등급으로 설정됐다.

RET 유전자 변이를 가진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릴리의 RET 표적항암제 레테브모(셀퍼카티닙)를 높은 근거 수준, 강한 권고 등급으로 제시했고, 레테브모를 사용할 수 없다면 로슈 가브레토(프랄세티닙)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2차 치료옵션에 대한 정리도 이뤄졌다.

이전에 1세대 또는 2세대 EGFR TKI 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T790M 내성 변이가 발생한 환자에게는 타그리소 투여를 높은 근거 수준, 강한 권고 등급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T790M 내성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환자라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이 권고됐다.

이전에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의 2차 치료옵션으로는 리브리반트가 강한 권고 등급으로 제시됐다. 다만, 근거 수준은 낮음으로 설정됐다.

리브리반트가 이름을 올리게 된 근거는 이전에 항암화학요법 치료 후 질병이 재발한 EGFR 엑손20 삽입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1상 CHRYSALIS 연구 결과다.

연구 결과, 리브리반트군의 ORR은 40%, DoR 중앙값은 11.1개월, PFS 중앙값은 8.3개월로 집계됐다.

 

암 유발 돌연변이 없는 4기 비소세포폐암, PD-L1 발현율 기준 재편

암 유발 돌연변이가 없는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가이드라인은 PD-L1 발현율에 따라 분류됐다.

우선 PD-L1 발현율 50% 이상이라면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사노피 리브타요(세미플리맙), 로슈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각 약물의 단일요법이 1차 치료법으로 높은 근거 수준, 강한 권고 등급으로 제시됐다.

키트루다는 임상3상 KEYNOTE-024 연구에서 OS 중앙값 30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37% 낮췄다.

리브타요는 임상3상 EMPOWER-Lung1 연구에서 OS 중앙값 26.1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43% 낮췄고, 티쎈트릭도 임상3상 IMpower110 연구에서 OS 중앙값 20.2개월로 집계되며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24% 감소시켰다.

이외에 △티쎈트릭+카보플라틴+냅파클리탁셀±로슈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병용요법 △BMS 옵디보(니볼루맙)+여보이(이필리무맙) 병용요법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더발루맙)+이뮤도(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 등도 보통 근거 수준, 약한 권고 수준으로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렸다.

PD-L1 발현율이 1~49%인 환자라면 키트루다와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로 구성된 항암화학요법의 병용 또는 리브타요+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이 권고됐다. 근거 수준은 보통, 권고 등급은 강함이었다.

이외에 △티쎈트릭+카보플라틴+냅파클리탁셀±아바스틴 병용요법 △옵디보+여보이±백금기반 화학요법 △임핀지+이뮤도+백금기반 화학요법 등은 보통 수준 근거의 약한 권고 수준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PD-L1이 발현되지 않거나 발현율이 0%인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법으로는 △키트루다+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 △리브타요+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 △티센트릭+카보플라틴+냅파클리탁셀±아바스틴 병용요법 △옵디보+여보이±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임핀지+이뮤도+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등이 보통 근거수준, 약한 권고등급으로 제시됐다.

 

유전자 검사 중요성도 강조

ASCO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면서 유전자 검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유전자 변이에 따라 치료옵션이 달라지고, 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PD-L1 발현율에 따라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가 바뀌기 때문이다.

이에 ASCO는 가이드라인에서 포괄적인 유전자 검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높은 근거 수준, 강한 권고 등급으로 제시했다.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 변이 유전자 검사와 PD-L1 발현율를 포함한 모든 유전자 검사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율과 관련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치료 시작 전 검사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ASCO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유전자 검사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모든 비소세포폐암 치료는 환자의 유전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되는 만큼 바이오마커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유저자 검사는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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