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 HPV 질환 국가적 예방 정책 토론회 개최
남자 접종 시 예방 효과 뚜렷…호주 등 선진국서도 남녀 모두 접종
질병청 “접종 횟수, 연령 등 고려하는 단계”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윤석열 정부가 사람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을 남녀 모두가 접종할 수 있도록 국정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비용 효과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여기에 더불어 자궁경부암 명칭을 ‘사람유두종 바이러스’로 변경하는 등 인식 변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은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람유두종 바이러스(HPV) 질환의 국가적 예방 필요성에 대한 국회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림의대 이재갑 교수(감염내과)에 따르면 HPV 백신에 대한 접종률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역시 초반에는 유럽이나 미국 대비 국민의 동참이 무척 어려웠으나 현재는 접종률 65%에 도달했다.
이 교수는 “남성의 접종 적정 비율을 추가하면 남녀 집단 면역 형성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녀 모두 접종했을 경우 HPV 바이러스에 대한 유병률이 감소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논문에서 증명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할 때 남성 접종은 사실상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접종율을 높이기 위해 자궁경부암이라는 질환 명칭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굳이 자궁 경부라는 생식기 이름을 언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해당 질환은 남녀가 동일하게 걸릴 수 있는 감염병이라 사람유두종 바이러스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남성에게도 접종해야 할 근거가 충분하다”며 “여성의 미래뿐만 아니라 남성의 미래를 위해서도 HPV 백신 접종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이 HPV 백신 접종해도
남성이 바이러스 보유하고 있으면 큰 효과 없어
HPV 질환은 일상 생활에서는 성접촉으로만 감염된다. 감염된 이후 90% 이상은 자연스럽게 소멸되지만, 10%는 소멸되지 않고 질환으로 발전한다. 흡연과 음주,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미국 자료에 따르면 25세 이상 성인 여성 가운데 HPV 바이러스를 보유한 비율이 35% 정도이며, 남성은 45%였다.
여성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해도 남성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면 결국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또 암을 일으키는 인자들은 지역별로 다른데, 국내에서는 52번과 58번에 대한 커버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아시아 자료를 살펴보면 92% 정도가 16번, 18번, 30번, 31번, 40번, 50번, 58번 등 7가지의 위험 요소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다.
고려의대 민경진 교수(산부인과)는 “7가지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지만, 자궁 경부암 관련 질병을 90%는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예측한다”며 “이제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HPV 백신 접종이 이뤄진 이후로 데이터의 흐름이 바뀌었다. 17세 이전에 백신을 접종했던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효과적으로 감소했다는 게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WHO는 이런 근거들을 대상으로 자궁 경부암 달성률은 10만명당 4명 이하로 만들자는 전략을 발표했다. 호주는 해당 전략을 가장 잘 따라가는 국가로, 민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호주처럼 접종을 남녀 공통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접종 횟수, 연령 제한 등 고려해 방안 마련”
질병관리청은 비용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기획과 권근용 과장은 “의학적 근거, 사회적 요구, 재정 확보 세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어떤 경우의 수를 채택하느냐에 따라 예산이 입체적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의학적 근거와 사회적 요구는 국가 백신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문제는 재정 확보다. 질병관리청은 이를 위해 타 선진국의 접종 횟수, 연령 제한 등을 고려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권 과장은 “내년 3월까지는 결정을 내린 뒤 국회 설득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특히 접종 횟수가 백신 효과에 끼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다양하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