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산부인과개원의사회, 안전성과 건강 불균형 우려
질병청, 2~3차 접종은 효과에 큰 차이 없다고 분석

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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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정부가 만 12~17세 남성 청소년의 HPV 예방접종을 1차만 무료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의료계가 안전성과 건강 불균형을 이유로 재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2일 남성 청소년의 HPV 예방접종은 1차만 무료로 지원하고, 2차부터는 자비로 부담하는 것을 검토했다.

이는 질병청이 2~3차 접종 여부가 백신 효과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어서다.

"1차 접종 안전성과 효과성 증명 안 돼"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남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HPV 예방접종을 1차만 지원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2~3차 예방접종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의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예방접종 1회에 대한 안전성 문제다.

영국과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HPV 접종을 1차만 하는 것으로 전환했지만, 우리나라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과 호주는 HPV 예방접종을 각각 2008년과 2006년에 시행해 이미 16~18년이라는 시간이 흘렸으며, 남아 접종도 함께 진행됐다는 것이 두 의사회의 설명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만 시행했으며, HPV 관련 질환 감소 효과를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산부인과의사회는 "1회 접종 연구 결과는 면역원성과 HPV 감염 여부에 대한 효과성을 확인했을 뿐, 궁극적 목표인 예방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며 "자궁경부암, 항문암 등 암에 대한 전암기 감소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1회 접종 연구는 여성에 국한된 결과로, 남성에 대한 연구결과는 전혀 존재하지 않다"며 "1회 접종은 식약처의 허가 외 사항으로, 1회 접종을 진행하려면 허가기준에 맞춰 식약처의 검토와 승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부인과개원의사회도 "1회 접종은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1회 접종만 지원하면 결국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국민들은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없고 결국 건강 불균형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식약처는 HPV 예방접종을 2회 또는 3회 접종에 대해 허가했으며, 1회 접종에 대해서는 아직 허가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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