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의협서 울산의대 박인숙 명예교수·소청과 임현택 회장 기자회견
박인숙 명예교수 "고시 낭인 대신 의대 낭인 폭증할 것"
소청과 임현택 회장 "복지부 조규홍 장관 자진 사퇴해야"

17일 대한의사협회 1층 기자실에서 울산의대 박인숙 명예교수, 소청과 임현택 회장(사진 오른쪽)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17일 대한의사협회 1층 기자실에서 울산의대 박인숙 명예교수, 소청과 임현택 회장(사진 오른쪽)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1000명 정도 늘릴 것이란 발표를 앞두고 의료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울산의대 박인숙 명예교수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이다.

17일 박 명예교수와 임 회장은 17일 대한의사협회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명예교수는 의사 증원이 공식화되면 의대 낭인 속출은 물론 수련과정 부실 등 부작용을 우려했고, 임 회장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박인숙 명예교수, 기존처럼 머리 깎는 투쟁으로는 해결 안 돼 

울산의대 박인숙 명예교수
울산의대 박인숙 명예교수

박 명예교수는 이번 의대정원 확대는 고시 낭인 대신 의대 낭인을 만들고, 우리 사회에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 우려했다. 

대학 캠퍼스는 자퇴생과 휴학생으로 텅 빌 수 있고, 역대로 수능 응시자가 몰릴 것이란 얘기다. 

박 명예교수는 "정부의 이번 발표로 재수생 비율도 50%를 넘길 수 있고, 사교육 시장이 술렁이고 혼란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회사원, 공무원, 이공계는 완전히 초토화될 것이고, 고시 낭인대신 의대 낭인이 폭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사 양성은 학부 교육뿐 아니라 졸업 후 수련과정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교육이 필요하다"며 "게다가 의대생들을 교육할 교육자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투쟁 방식과 관련, 박 명예교수는 과거처럼 머리를 깎는 등의 투쟁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신 의협이 정부와 논의를 통해 얻을 것은 얻는 투쟁 방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청과 임현택 회장 "대통령은 조규홍 장관 경질해야" 

대한소아청소년과 임현택 회장
대한소아청소년과 임현택 회장

임 회장은 조규홍 장관이 자진 사퇴해야 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무능한 조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 회장은 "대통령은 무능한 조규홍 장관을 경질하고, 20년 이상 의사 경험이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고, 보건부를 복지로부터 국민 생명을 살리는 데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의대정원 문제를 초래한 것은 의협 이필수 회장이라고 직격했다.

임 회장은 "의협과 복지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야기한 의협 집행부와 같이 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에게 의정협의체에 참여하도록 했으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도 덧붙였다. 

임 회장은 "3월 의정협의체 논의 때 내가 복지부와 대화하겠다고 했을 때 이필수 집행부가 극구 막았다"며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지금의 사태가 일어났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정부와 필수의료 대책을 위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임현택 회장, 준법투쟁과 필수의료 선택하지 않도록 전공의 설득 등 다각도로 노력할 것 

대략적으로 밝힌 임 회장의 투쟁 방식은 '미래를 생각하는 생각하는 의사 모임'을 발족해 준법 투쟁, 전공의 설득, 내년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노력, 파업 등 다양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준법투쟁이다. 정부가 전공의특별법을 제정한 이후에도 전공의들의 상황이 열악하다는 점에 포커스를 둔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전공의들이 법을 지키도록 독려하고, 이로 인한 환자 피해는 조 장관이 져야 한다"며 "내과 외과 등 필수의료를 전공 중인 전공의들과 아직 선택하지 않은 인턴들에게 필수의료 진료과를 선택하면 왜 안 되는지를 만나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7개월 넘게 공보의 군의관 생활을 할 것이 아니라 사병으로 입대하는 운동을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여당이 의사들이 무조건 보수를 지지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잡아놓은 닭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  

임 회장은 "의사들은 환자를 하루에 80~100명 정도 진료한다. 신뢰관계가 형성된 상태라는 뜻이다. 만일 정부와 여당이 강행하면 어른신들을 대상으로 누구를 뽑는 것이 국가 장래를 위한 것인지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