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세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효과 및 안전성 입증
치료제 듀피젠트뿐인 결절성 양진 대상 임상3상도 성공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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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하며 선전하고 있는 인터루킨(IL) 억제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를 갈더마 '네몰리주맙'이 추격하고 있다.

네몰리주맙은 최근 아토피 피부염 소아 환자와 결절성 양진 성인 환자 대상 임상3상에서 연이어 효과를 확인했다. 두 적응증 모두 듀피젠트가 독주 중인 분야다.

지난달 31일 영국피부과저널(BJD)에는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6~12세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네몰리주맙 임상3상 결과가 발표됐다. 

임상3상을 진행한 도쿄 NTT메디컬센터 이가라시 아츠유키 박사 연구팀은 총 8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소 치료제와 네몰리주맙 병용요법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국소 치료제 및 경구용 항히스타민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가려움증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환자였다. 

참가자들은 4주마다 네몰리주맙 30mg 또는 위약을 투여하도록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16주차 5단계 가려움증 점수(5-level itch score)의 주간 평균 변화였다. 

연구 결과, 네몰리주맙군의 점수 변화는 -1.3점으로 -0.5점 변화한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컸다(P<0.0001). 네몰리주맙군은 빠르면 투여 2일차부터 증상 개선이 관찰됐다. 

가려움증, 아토피 피부염 지표, 삶의 질을 평가한 2차 목표점에서도 네몰리주맙군은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냈다. 치료를 중단할만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전반적 안전성 프로파일은 13세 이상 환자에서 나타난 것과 같았다. 

아토피 피부염은 면역체계가 미성숙한 영유아 및 소아 환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연령대별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영유아기 20%, 학령기 10% 전후, 성인기 1~3%다. 

영유아 환자의 절반은 3세 이전에 완치되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영유아 및 소아 환자 대상 적응증 확보는 아토피 치료제 성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네몰리주맙의 소아 환자 대상 연구는 같은 IL 억제제 계열 약물인 듀피젠트 비해 늦은 감이 있다. 듀피젠트는 지난해 6월에 이미 만 6개월 이상 환자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다만 애브비 '린버크', 화이자 '시빈코' 등 JAK 억제제 계열 아토피 치료제들은 아직 12세 이상에만 허가를 받은 상태다. 네몰리주맙이 6세 이상 환자까지 빠르게 승인을 획득한다면 전체 시장에서 그리 늦은 속도는 아닐 수 있다. 

 

두번째 '결절성 양진' 치료제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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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몰리주맙은 아토피피부염 외에도 결절성 양진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결절성 양진 관련 가려움증 치료를 위한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다. 

결절성 양진은 넓은 신체 부위에서 두꺼운 피부 결절이 나타나는 만성 쇠약성 피부질환으로 제2형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염증성 피부질환 가운데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질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결절성 양진은 본래 치료제가 없어 스테로이드 등 국소치료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 외에 해결책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듀피젠트가 FDA로부터 처음이자 유일한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서 치료의 길이 열렸다. 

갈더마는 지난달 4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세계피부과학회 연례학술대회(WCD 2023)에서 결절성 양진 대상 임상3상 OLYMPIA 2 연구의 최신 데이터를 발표했다. 

연구는 중등도~중증 성인 결절성 양진 환자 274명을 대상으로 네몰리주맙 단독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을 위약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네몰리주맙 단독요법은 모든 1차 및 2차 목표점을 충족했으며 가려움증, 피부 개선도(skin clearance), 수면장애를 모두 유의하게 개선했다.

네몰리주맙군 중 4주차에 가려움증이 없는(itch-free) 상태에 도달한 환자는 19.7%로, 2.2%인 위약군과 비교해 유의하게 높았다.

4주차에 가려움증 중증도가 유의하게 개선된 환자의 비율은 네몰리주맙군 41.0%, 위약군 7.7%로 네몰리주맙군이 5배 가량 높았다. 수면장애가 개선된 환자의 비율 역시 각각 37.2%, 9.9%로 차이가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네몰리주맙이 결절성 양진 치료제로 허가를 받는다면 듀피젠트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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