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코호트 메타분석 결과, 당뇨병 동반 시 간부전·간세포암 위험↑
美 연구팀 "당뇨병 관련 NAFLD 이환율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 필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AFLD) 환자는 간 관련 예후 악화를 막기 위해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예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 동반 NAFLD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이들보다 간부전과 간세포암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조사됐다. 

이 같은 위험은 NAFLD 환자가 참여한 6개 코호트의 개별 환자 데이터를 메타분석한 연구에서 확인됐다. 연구 결과는 The Lancet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7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당뇨병 동반 환자, 간부전 2.15배·간세포암 5.34배↑

당뇨병은 간경변, C형 간염이거나 과음하는 환자에서 간부전 발생과 연관됐다. 그러나 당뇨병 동반 여부에 따른 NAFLD 환자의 간부전 발생 위험을 체계적으로 평가한 연구는 없다. 

이번 연구는 메타분석을 통해 NAFLD 환자에서 당뇨병과 간 관련 예후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이뤄졌다.

미국, 일본, 터키 등 국가의 6개 코호트에 참여한 NAFLD 환자 2016명의 개별 데이터가 메타분석에 포함됐다. 등록 당시 당뇨병 동반 여부에 대한 데이터가 있는 18세 이상 NAFLD 환자가 참여했으며 자기공명탄성도검사에 의한 간섬유화 특징, 간부전 및 사망에 대한 종단평가가 시행된 연구가 메타분석 대상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2007년 2월 27일~2021년 6월 4일 자기공명탄성도검사를 받았다. 당뇨병 동반 환자(당뇨병군)는 736명, 동반하지 않은 환자(비당뇨병군)는 1280명이었다. 전체 참가자 중 1074명(53%)이 여성이었고 평균 나이는 57.8세, 체질량지수(BMI)는 31.3kg/㎡였다.

1차 목표점은 복수(ascites), 간성뇌증, 식도정맥류 등으로 정의한 간부전 발생으로 설정했다. 2차 목표점은 간세포암 발생이었다.

최종 분석 대상이 된 NAFLD 환자 1737명 중 당뇨병군은 602명, 비당뇨병군은 1135명이었다. 추적관찰 2.8년(중앙값) 동안 간부전은 총 105명에서 발생했다.

시기별 간부전 발생률은 1년째 당뇨병군 3.37%, 비당뇨병군 1.07%, 3년째 각 7.49%와 2.92%, 5년째 13.85%와 3.95%로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나이, BMI, 인종 등 다양한 교란요인을 보정한 이후 간부전 위험을 분석한 결과, 당뇨병군은 비당뇨병군보다 간부전 발생 위험이 2.15배 유의하게 높았다(sHR 2.15; 95% CI 1.39~3.34). 자기공명탄성도검사로 확인한 등록 당시 간경직도를 보정한 이후에도 당뇨병과 간부전의 연관성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당화혈색소도 간부전의 독립적 예측인자로 평가됐다(sHR 1.31; 95% CI 1.10~1.55). 

▲The Lancet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7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 결과 재구성.
▲The Lancet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7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 결과 재구성.

이어 추적 관찰 2.9년(중앙값) 동안 분석 대상이 된 NAFLD 환자 1802명 중 간세포암은 22명에게서 발생했다. 간세포암은 당뇨병군 639명 중 18명, 비당뇨병군 1163명 중 4명에게서 확인됐고, 당뇨병군의 간세포암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시기별 간세포암 발생률은 1년째 당뇨병군 1.34%, 비당뇨병군 0.09%, 3년째 각 2.44%와 0.21%, 5년째 각 3.68%와 0.44%였다. 당뇨병 동반 시 간세포암 발생 위험은 5.34배 의미 있게 높아(sHR 5.34; 95% CI 1.67~17.09), 당뇨병은 간세포암의 독립적 예측인자로 지목됐다.

이번 결과는 당뇨병 동반 NAFLD 환자가 당뇨병이 없는 이들보다 간부전 및 간세포암 위험이 높다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샌디에이고대학 Rohit Loomba 교수는 "NAFLD 환자가 당뇨병을 동반했다면 간부전 및 간세포암 발생과 유의하게 연관됐다"며 "이번 결과는 당뇨병과 관련된 NAFLD 이환율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뇨병을 예방하고 NAFLD와 NAFLD 관련 간세포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인디애나의대 Eduardo Vilar-Gomez 교수는 "NAFLD 환자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약 23%다. 이를 종합하면 당뇨병이 NAFLD 환자의 진행성 간질환 등 간 관련 예후 악화와 관련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경변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간부전, 간세포암, 사망 등 위험이 높으므로 1차 위험평가를 받은 이후 면밀한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 또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강력한 생활습관 교정, 비만대사수술, GLP-1 수용체 작용제 등을 통한 조기 치료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 간·당뇨병 학회, NAFLD 선별검사 중요성 무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NAFLD와 당뇨병을 동반했을 때 예후 악화 위험이 명확해지면서 학계는 두 질환을 동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별검사 중요성에 무게를 싣는다. 

미국간학회(AASLD), 미국당뇨병학회(ADA)는 당뇨병 환자 그리고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보편적 지방간질환 선별검사를 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간질환이 당뇨병 환자에게서 확인되는 주요 합병증이고, 당뇨병 환자가 비알코올 지방간염(NASH)을 포함한 NAFLD를 동반할 경우 나타나는 위험이 상당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AASLD는 지난 2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임상평가 및 관리 임상 지침'을 발표하며 당뇨병, 비만 등 NAFLD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성 간섬유화 선별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선별검사를 통해 침묵의 질환인 NAFLD를 예방하고 조기진단해 치료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ADA도 지난달 개정 발표한 '2023년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인 모든 성인, 특히 비만하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이들을 대상으로 NAFLD를 선별하고 위험을 계층화하기 위해 지방간질환 선별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여기에는 간효소 수치가 정상인 성인도 해당된다. 비만하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1형 당뇨병 환자도 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

두 학회가 권장한 선별검사 도구는 FIB-4 점수다. AASLD는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 △대사적 위험요인 2개 이상 동반 △지방간에 대한 영상학적 근거 확인 등에 해당한다면 FIB-4 점수를 이용한 1차 위험 평가를 1~2년 주기로 반복하도록 명시했다.

ADA는 혈장 아미노전이효소 수치가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FIB-4 점수가 낮은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은 다른 간질환 원인을 평가하도록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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