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TIVE 임상3상 탑라인 결과,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2차 치료 효과
허가 시 '오칼리바'와 경쟁 예상…가려움증 개선 무기 될까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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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실패했던 입센과 젠핏의 '엘라피브라노'가 희귀 간질환인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에서 성과를 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허가 획득에 성공할 경우, 먼저 승인된 오칼리바와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입센은 6월 30일 엘라피브라노의 PBC 환자 대상 임상3상 ELATIVE 연구 탑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PBC는 자가면역 간질환 중 하나로, 문맥 내 염증과 간 내 담관 손상이 만성적으로 진행돼 담즙 정체가 발생하고 간세포 파괴 및 섬유화를 거쳐 간경변으로 진행되는 질환이다. 

현재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많아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 

엘라피브라노는 이중 퍼옥시좀 활성화 수용체(PPAR) 작용제로 PPAR-α/δ에 작용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과거 NASH 환자 대상 임상3상까지 진입하며 NASH 치료제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으나, 2020년 RESOLVE-IT 연구 중간 데이터에서 1차 목표점을 달성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반면 PBC 대상 임상2상에서는 유망한 결과가 나와 이에 초점을 맞춰 연구가 진행됐다. 엘라피브라노는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UDCA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성인 PBC 환자의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다.

ELATIVE 연구는 UDCA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내약성이 없는 PBC 환자 161명을 1일 1회 엘라피브라노 80mg 복용군(엘라피브라노군) 또는 위약군에 2:1로 무작위 배정했다. UDCA에 반응이 불충분한 환자는 UDCA를 함께 복용했으며, UDCA 내약성이 없는 환자는 엘라피브라노 또는 위약만 복용했다. 

연구 결과, 엘라피브라노는 복합적인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엘라피브라노군 51%가 담즙정체 반응을 달성해 4%인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01). 

담즙정체 반응은 52주차에 알칼리성 포스타파제(ALP)가 정상범위 상한(ULN)의 1.67배 미만, ALP 15% 이상 감소, 총 빌리루빈(TB) ULN 이하로 정의했다. ALP와 빌리루빈은 질병 진행의 중요한 예측인자로 두 수치가 감소하면 담즙정체성 손상이 감소하고 간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 

첫 번째 2차 목표점인 52주차 ALP의 정상화 역시 위약군과 비교해 엘라피브라노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다른 2차 목표점에서 엘라피브라노군은 PBC 최악의 가려움증 수치평가척도(Worst Itch NRS) 점수가 기준선 대비 크게 감소하며 위약군 대비 가려움증 개선 경향이 관찰됐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엘라피브라노는 일반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했고 이전 연구에서 관찰된 것과 일치하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번 연구의 전체 데이터는 향후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오칼리바 vs 엘라피브라노…무기는 가려움증 개선?

한편 입센 측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FDA로부터 PBC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은 인터셉트 '오칼리바(성분명 오베티콜릭산)'가 있다.

오칼리바 역시 NASH 적응증에 도전한 바 있으나 실패했으며, UDCA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PBC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엘라피브라노가 허가를 획득할 경우 먼저 승인된 오칼리바와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엘라피브라노는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으로 가려움증 개선 효과를 확인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의 2차 목표점 중 하나로 이를 평가했기 때문이다. 가려움증은 PBC의 흔한 증상으로, 오칼리바는 이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PBC 환자 대상 임상3상 연구에서 오칼리바로 치료받은 환자의 56%가 가려움증 부작용을 보고해 38%인 위약군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엘라피브라노는 가려움증 개선의 경향만 확인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향후 오칼리바와의 경쟁에서 이를 무기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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