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 박출률 보존 및 경도 감소 심부전 적응증 추가 기자간담회' 3일 개최
식약처, 포시가 적응증 HFrEF 이어 HFpEF·HFmrEF로 확대
국내 전문가 "HFpEF·HFmrEF 치료옵션 제한적…급여 등재로 많은 환자 혜택 받아야"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3일 더플라자호텔에서 '포시가 박출률 보존 및 경도 감소 심부전 적응증 추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가 '국내외 주요 심장·심부전 학회 가이드라인 변화와 SGLT-2 억제제의 위상'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3일 더플라자호텔에서 '포시가 박출률 보존 및 경도 감소 심부전 적응증 추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가 '국내외 주요 심장·심부전 학회 가이드라인 변화와 SGLT-2 억제제의 위상'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전체 박출률 범위 만성 심부전(NYHA class II~IV) 치료제로 등극했지만 보험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처방에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포시가는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치료제로 허가받은 데 이어 지난달 16일 좌심실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그리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았다. 

HFpEF 및 HFmrEF 환자를 위한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이번 적응증 확대로 이들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포시가 등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처방 영역에서 비급여다. 이 때문에 심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처방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3일 더플라자호텔에서 '포시가 박출률 보존 및 경도 감소 심부전 적응증 추가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DELIVER, 포시가군 심혈관질환 사망·심부전 악화 위험 18%↓

▲세브란스병원 오재원 교수.
▲세브란스병원 오재원 교수.

포시가의 국내 적응증 확대는 DELIVER 임상3상을 통해 HFpEF 그리고 HFmrEF를 포함해 전체 박출률 범위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며 이뤄졌다.

포시가는 HFrEF에 이어 HFmrEF 그리고 HFpEF 환자에게서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치료 혜택을 입증했다. 

DELIVER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임상3상은 이전 연구보다 광범위한 심부전 환자를 모집해 포시가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했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연구에는 NYHA 기능등급 II~IV이고 좌심실 박출률(LVEF)이 40%를 초과한 40세 이상의 HFmrEF 또는 HFpEF 환자 6263명이 모집됐다. 이전에 LVEF가 40% 이하였지만 이후 개선돼 40%를 초과한 환자도 등록 대상으로, 전체 환자군의 18%를 차지했다. 입원환자 또는 최근에 입원한 환자도 연구에 포함됐다. 전체 환자군은 포시가 10mg 1일 1회 복용군(포시가군, 3131명)과 위약군(3132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2.3년 추적관찰(중앙값) 동안 1차 목표점으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를 종합해 평가한 결과, 포시가군의 위험은 위약군 대비 18% 유의하게 낮았다. 이 같은 효과는 치료 13일째부터 나타났다. 이와 함께 LVEF가 가장 높은 환자군에서도 포시가의 치료 혜택이 감소하지 않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오재원 교수(심장내과)는 "DELIVER 연구를 통해 심부전 환자라면 LVEF와 관계 없이 포시가를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심부전 환자라면 LVEF를 확인하지 않고 포시가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심부전 진료지침, SGLT-2i 1차 치료제로 권고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

이에 주요 국내외 심부전 진료지침에서는 만성 심부전 환자의 예후 개선을 위해 유용성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한다. 

2021년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HFrEF 치료를 위해 포시가와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을 1차 치료제로 권고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2022년 미국심장학회(ACC)·심부전학회(HFSA)가 개정 발표한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는 SGLT-2 억제제를 HFrEF에 이어 HFmrEF와 HFpEF 치료제로 사용하도록 주문했다.

대한심부전학회도 '2022 심부전 진료지침'을 통해 HFpEF 환자에서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계 사망을 감소시키기 위해 SGLT-2 억제제를 가장 높은 Class 1(Level of Evidence B)으로 권고했다.

최근 업데이트된 2023년 미국심장학회 전문가 합의 의사 결정 지침 역시 모든 HFpEF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주문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순환기내과)는 "국내 심부전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예후 개선을 위해 처음부터 좋은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며 "HFpEF 그리고 HFmrEF 환자의 예후 개선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가 없었던 상황에서 포시가가 유용성을 입증해 국내외 진료지침이 변화하고 있다. 이번 포시가 적응증 확대는 환영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비급여 SGLT-2i 한 달 추가 비용 2만원

그럼에도 급여 필요 이유는?

하지만 국내에서 포시가 등 SGLT-2 억제제는 당뇨병을 동반했다면 급여로 사용할 수 있지만 당뇨병이 없는 심부전 처방 영역에서는 비급여다. 

▲(좌부터) 세브란스병원 강석민 교수, 오재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 
▲(좌부터) 세브란스병원 강석민 교수, 오재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 

미국에서는 SGLT-2 억제제 한 알에 1만원이 넘을 정도로 고가인 상황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한 달에 약 2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외래에서는 비용과 관계없이 SGLT-2 억제제를 본인부담금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 거부감이 큰 실정이다. 

윤 교수는 "심부전으로 입원했고 다른 치료제를 사용했음에도 상태가 나빠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본인부담금으로 투약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환자 거부감이 크지 않다"며 "하지만 외래진료를 받는 심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본인부담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비용과 관계없이 거부감을 느낀다. 급여가 안되는 치료제까지 본인이 복용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는 허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래진료를 받는 심부전 환자는 오랜 기간 기존 약제를 사용하면서 증상이 없어도 조금씩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이들은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면 예후가 개선된다"며 "이미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고 해외에서도 적응증을 받은 치료제에 대해 국내에서도 빨리 보험급여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강석민 교수(심장내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는 "RAAS 억제제, MRA, 베타차단제 등 다른 심부전 치료제는 하루 2번 복용하거나 약물 적정(titration)이 필요하지만, SGLT-2 억제제는 하루 1번 복용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기존 표준치료를 받는데도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통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심평원에서 SGLT-2 억제제 급여 등재에 대해 건보 재정이 남발하지 않을지 경제적 관점에서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심부전 등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제 급여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동안 HFpEF 및 HFmrEF 환자의 새로운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다"면서 "빠른 시간 안에 SGLT-2 억제제가 급여 등재돼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