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신장질환 이어 심부전까지 적응증 접수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엔데믹의 기대감을 준 2022년 임인년(壬寅年)이 저물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계에 타격을 줬던 코로나19(COVID-19)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희망을 봤다.

엔데믹에 접어든 만큼 글로벌 제약업계는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에 나서기도 했고, 이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의약품을 새로운 질환 치료제로 변신시키기 위한 노력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제약업계는 역사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고, 실패의 아픔을 경험하기도 했다. 본지는 올해 글로벌 제약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주요 약물을 재조명했다.

[송년특집 ①] ‘여전한 난항’ 치매약 개발
[송년특집 ②] SGLT-2 억제제 ‘심부전약’으로 비상
[송년특집 ③] 악재 겹친 JAK 억제제, EMA도 사용 제한
[송년특집 ④] 종양학 대세 된 ‘A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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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 억제제 ‘심부전약’으로 비상

SGLT-2 억제제가 차세대 심부전 치료제로 변신했다. 기존 항당뇨병제로 개발됐지만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하며 심부전 치료제로서의 적응증 확대 도전에 성공한 것이다.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과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는 전체 심부전 환자에서 치료 혜택을 입증, 심부전 치료제로서 역할을 하게 됐다.

포문은 포시가가 열었다. 포시가는 HFrEF 환자 대상 DAPA-HF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차세대 심부전 치료제로 눈도장을 찍었다.

연구 결과, 포시가 투여군은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HFr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 위험을 위약군 대비 26% 유의하게 낮췄다.

이 같은 결과는 포시가가 SGLT-2 억제제 중 처음으로 HFr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게 된 계기가 됐다.

특히 올해에는 HFmrEF,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DELIVER 연구에서 광범위한 심부전 환자에서도 포시가의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를 종합해 평가한 결과, 포시가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18% 낮았고, LVEF가 높은 환자군에서도 혜택은 감소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심부전학회는 2022 심부전 치료지침에 포시가를 HFrPE 치료제로 가장 높은 등급을 권고했다.

자디앙도 HFrE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EMPEROR-Reduced 연구를 통해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디앙 투여군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이 위약군보다 25% 의미 있게 낮았다. 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30% 낮았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치료에 따른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이에 FDA는 포시가에 이어 자디앙도 HFrEF 치료제로 허가했다.

아울러 HFmrEF,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EMPEROR-Preserved 연구에서도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연구 결과, 자디앙 투여군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이 위약군 대비 21% 유의하게 낮았다. 특히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치료 18일째부터 나타나는 등 빠른 효과도 입증했다.

이 연구는 치료가 어려운 HFpEF 환자의 주요 심부전 예후를 자디앙이 확실하게 개선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이에 올해 2월 FDA는 자디앙을 박출률과 관계없이 전체 심부전 치료제로 허가했고, 국내 심부전 진료지침에도 이름을 올리는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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