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S1P 수용체 조절 기전 제포시아…허가 후 급여권 진입 추진 중
장기간 안전성 확보 및 보험급여권 진입 필요성 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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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서구형 난치질환으로 알려진 궤양성 대장염 치료를 위한 새로운 옵션이 등장한 가운데, 의료현장에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의 장기간 안전성 근거와 보험급여 적용 필요성이 제기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은 1980년대 이전까지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이후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해 2019년까지 최근 10년간 2.32배 증가했다.

이는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진단 기술의 발달로 환자 발굴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9년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약 3만 7000여명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유병률은 인구 10만명 당 65.7명으로 계산되고 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가장 많이 발생하며, 발생 환자수는 70대로 갈수록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령별 유병 환자수는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비슷한 환자수를 보이며, 그 중 50대에서 환자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녀 성비는 1:1.1~1:1.3 정도로 여성이 약간 높은 상황이다.

난치성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는 전통적인 1차 치료제로서 메살라진 성분의 5-SAS 경구제와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항염증제 및 면역조절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 또는 중증 환자에게 장 염증 원인 물질 자체를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인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 스텔라라(우스테키주맙), 휴미라(아달리무맙), 레미케이드(인플랙시맙) 등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경구 약제인 인터루킨 억제제와 야누스인산화효소 억제제(JAK 억제제)가 궤양성 대장염 치료옵션으로 사용되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주사제라는 한계로 인해 환자들이 투여를 꺼려하고, JAK 억제제는 최근 심혈관계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의료현장에서는 안전하고 복약순응도가 높은 새로운 치료옵션을 기다려 왔다.

이에, BMS제약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궤양성 대장염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기전의 제포시아(오자니모드)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제포시아의 이번 식약처 품목허가 근거는 성인 증등도·중증 환자에 대해 제포시아 유도요법 및 유지요법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True North 연구 결과다.

True North 연구는 다기관 무작위 이중 맹검 3상 임상시험이다.

연구에 따르면, 유도요법으로서 1일 1회 제포시아 0.92mg을 10주간 투여한 결과 제포시아 투여군(n=429)의 18.4%가 주요 평가변수인 임상적 관해(CR)를 달성한 반면, 위약군(n=216)의 달성률은 6%로 제포시아 투여군이 유의하게 높았다(p<0.001).

임상적 반응(CR) 역시 제포시아 투여군이 47.8%를 기록, 위약군 25.9% 대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p<0.001).

제포시아 유도요법에서 임상적 반응을 보인 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52주차까지 유지요법의 효과를 관찰한 결과, 52주 시점에서 제포시아 투여군의 임상적 관해 비율을 37%로, 위약군 18.5%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p<0.001).

임상적 반응도 제포시아 투여군이 위약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0% VS 41%, p<0.001).

감염 발생은 중증 감염에 한해 유도요법 기간에는 제포시아 투여군과 위약군이 유사했으며, 중증 감염 발생 비율은 제포시아 투여군과 위약군 모두 52주간 2% 미만이었다.

BMS 관계자는 "지난 2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포시아는 경구제의 편의성과 임상연구를 통해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며 "특히 안전성과 관련해 주요 심혈관계 질환(MACE), 정맥혈전색전증(VTE)에 대한 경고나 감염위험과 악성 종양 발생에 대한 우려가 없는 안전한 경구제라는 점이 기존 치료제들과의 차이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현재 제포시아의 보험급여 진입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가급여 신청을 한 상태"라며 "경제성평가를 위한 자료를 제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성 염증성 질환 치료를 위한 JAK 억제제 중 젤잔즈(토파시티닙)와 린버크(유파다시티닙), 자카비(룩소리티닙) 등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구용 약제라는 점과 높은 치료효과를 인정받고 있는 덕분이다.

하지만, 2019년부터 JAK 억제제에 대한 심혈관계 이상 및 암 발생 위험 부작용이 이슈화되면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된 상태다.

하지만, JAK 억제제들은 이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암 발생 위험은 생물학적제제와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의료현장, TNF-A와 JAK 억제제 이후 새 기전 등장에 기대감 높아

의료 현장에서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를 위한 새로운 옵션 등장에 반기는 분위기다.

전 대한장연구학회 회장이었던 고려대 안암병원 진윤태 교수(소화기내과)는 "궤양성 대장염은 젊은 환자가 많고, 환자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존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많아 새로운 약물에 대한 요구가 높다"고 전했다.

진 교수는 "기존 생물학적제제는 대부분 주사제로 환자들의 복약순응도가 높지 못하다"며 "반면, JAK 억제제와 제포시아의 경우는 경구제로서 1일 1회 혹은 2회 투약으로 복약순응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진윤태 교수는 JAK 억제제와 관련해 "JAK 억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 및 아토피피부염에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기존 약물에 반응이 소실되거나 내약성이 없는 환자에 대해 투약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안전성에 대한 이슈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65세 이상 환자들이거나 높은 암 발생률, 심혈관 리스크가 높은 환자 이외에는 비교적 좋은 효과와 복약순응도 장점으로 2차 약제로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포시아가 기존 약물들과 다른 새로운 기전인 S1P 수용체 조절제로, 면역세포의 S1P 수용체와 결합해 림프절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염증 발생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임상결과를 보면 위약군 대비 임상적 반응 등 효과는 좋은 것 같다"면서도 "임상에서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 실제로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는 경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제포시아가 임상현장에서 연착륙을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전성과 보험급여 진입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JAK 억제제의 안전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는 국내 임상현장에서 사용하면서 쌓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간의 안전성이 확보되고, 높은 효능효과가 유지되면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궤양성 대장염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치료 효과는 기본이고, 대부분 장기간 복용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사용하더라도 안전성이 확보되는지가 최대 고려사항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진 교수는 "임상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사용할 때 주로 고려하는 것은 효과는 기본이며, 장기 투약에 대한 안전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그 다음으로 가격 경쟁력이 필요하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산정특례를 받지만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다. 보험급여 적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포시아 역시 약가를 어떻게 받는지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며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옵션으로서 활용하기 보험약가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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