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일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개최
2021년 이후 2년 만에 '2023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
심부전·알부민뇨 등 있다면 SGLT-2i 먼저…금기·부작용 없으면 유지 권고

▲대한당뇨병학회는 '2023 당뇨병 진료지침'을 11~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첫 공개했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노정현 교수는 진료지침 약물치료 권고안에서 변경된 내용과 관련 근거를 소개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23 당뇨병 진료지침'을 11~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첫 공개했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노정현 교수는 진료지침 약물치료 권고안에서 변경된 내용과 관련 근거를 소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2형 당뇨병 약물치료가 심부전, 신장질환 등 합병증 여부에 따라 치료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형 당뇨병 환자가 합병증을 동반했다면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심장·신장 보호 혜택을 입증한 SGLT-2 억제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합병증이 없다면 항당뇨병제의 장단점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하도록 주문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2023 당뇨병 진료지침'을 11~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이번 진료지침은 2021년 이후 2년 만에 개정됐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노정현 교수(내분비내과)는 이번 진료지침 약물치료 권고안에서 변경된 내용과 관련 근거를 소개했다.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우선 사용

▲인제대 일산백병원 노정현 교수.
▲인제대 일산백병원 노정현 교수.

약물치료 권고안의 가장 큰 변화는 합병증을 동반했다면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SGLT-2 억제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한 대목이다.

지난 진료지침에서는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부전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하도록 변경했다.

구체적으로 이전 진료지침에서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동반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투약하도록 주문했다. 그러나 최근 SGLT-2 억제제인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또는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에게도 치료 혜택이 있다는 DELIVER 임상3상 결과가 발표됐고,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도 HFpEF 환자 대상 EMPEROR-Preserved 임상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노 교수는 "박출률이 감소하지 않은 심부전 환자에서도 SGLT-2 억제제 치료 혜택이 입증됐다"며 "이에 따라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HFrEF 환자에게만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던 내용을 삭제하고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우선 사용하도록 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부민뇨가 있거나 추정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경우 신장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하도록 주문했다. 

이전 진료지침에서는 알부민뇨가 있거나 추정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경우 심혈관 및 신장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권고안 변화는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 만성 콩팥병 환자 대상 신장보호효과를 본 연구 등에서 SGLT-2 억제제 혜택이 입증됐고, 2형 당뇨병이 없는 인구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면서 이뤄졌다.

특히 만성 콩팥병 환자 대상의 포시가 DAPA-CKD에서는 알부민뇨 여부와 관계없이 추정 사구체여과율 감소 환자에서도 포시가의 신장 보호 혜택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당화혈색소와 무관하게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주사제 기반 병용 시 인슐린보다 'GLP-1 제제' 먼저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할 경우 주사제를 포함한 치료를 진행하도록 한 권고안은 기존 진료지침과 변함이 없다.

그러나 주사제 기반의 병용요법을 고려할 때 기저 인슐린보다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추가했다.

그는 "경구제를 GLP-1 제제 또는 기저 인슐린에 추가해 일대일로 비교한 연구에서 단기간 작용 GLP-1 제제의 경우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 차이가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장기간 작용 GLP-1 제제는 혈당 강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된 연구들이 많았다. 메타분석에서도 장기간 작용 GLP-1 제제의 우수한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GLP-1 제제는 혈당 강하 효과에 더해 저혈당 위험이 낮고 체중 감소 효과가 크다는 일관된 혜택이 보고된다"면서 "이에 기저 인슐린보다 GLP-1 제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노정현 교수는 '2023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변경된 약물치료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노정현 교수는 '2023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변경된 약물치료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기존 네 가지 약물치료 알고리즘, 하나로 통합

약물 치료 알고리즘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진료지침은 2형 당뇨병 약물치료 전략을 네 가지 알고리즘으로 세분화해 제시했다.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이를 통합해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담았다.

그는 "기존 진료지침에서는 약물치료 알고리즘을 세분화해 제시했다.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이를 한눈에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통합했다"며 "심장·신장 보호 혜택과 관련된 것을 먼저 고려한 이후 동반질환이 없을 때 각 약제의 장단점을 고려해 치료를 선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작은 개정(minor revision)으로 당뇨병 진단 즉시 생활습관 교정과 '자기관리 방법'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약물선택 시 '체중에 대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아울러 죽상경화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 이익이 입증된 'GLP-1 제제 혹은 SGLT-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하도록 주문했다.

그는 "기존에는 죽상경화심혈관질환 동반 시 SGLT-2 억제제를 먼저 언급했다"면서 "이번에는 근거를 더 많이 갖고 있는 GLP-1 제제를 먼저 언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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