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ney Week 2023] ZENITH-CKD, 콩팥병 환자 대상 지보텐탄+포시가 효능 평가
지보텐탄+포시가군, 포시가 단독요법군 대비 12주째 UACR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유효성 확인해 실패했던 아스트라제네카 지보텐탄(Zibotentan)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보텐탄과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병용요법은 포시가 단독요법과 비교해 만성 콩팥병 환자의 알부민뇨를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효과는 지보텐탄 고용량뿐 아니라 저용량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지보텐탄은 엔도텔린 A 수용체 길항제(ERA)로, 전립선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거나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확인하지 못하며 2011년 좌절을 맛봤다.

그러나 임상연구에서 포시가와 병용요법으로 만성 콩팥병 환자의 알부민뇨를 줄일 수 있음을 확인하며 기사회생하는 모습이다.

ZENITH-CKD로 명명된 지보텐탄 임상2b상 결과는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미국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Kidney Week 2023)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Lancet 11월 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지보텐탄과 포시가 병용한 이유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개발된 ERA 계열 치료제는 아트라센탄과 스파르센탄이 대표적이다. 지보텐탄은 이들 약제보다 강력하고 선택적인 ERA로 평가된다. 

그러나 ERA는 체액 저류와 부종을 유발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 같은 문제에 따라 이뇨 효과와 신장보호 효과를 모두 가진 SGLT-2 억제제 포시가와 병용요법으로 임상연구가 진행됐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SGLT-2 억제제와 ERA 병용요법으로 알부민뇨와 사구체여과율 감소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돼, 이번 연구는 지보텐탄과 포시가 병용요법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뒀다. 

12주 UACR, 포시가군 대비 지보텐탄+포시가군 27~33.7%↓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으로 디자인된 ZENITH-CKD 임상2b상은 처음에 파트A와 파트B로 설계됐다. 파트A는 환자군을 지보텐탄 고용량인 5mg 단독요법군과 지보텐탄 5mg+포시가 10mg 병용요법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비교했으나, 연구 중 체액 저류 발생률이 증가해 중단됐다. 

이후 포시가 10mg과 지보텐탄 1.5mg 또는 0.5mg 병용요법군 그리고 포시가 10mg 단독요법군을 비교한 파트B로만 진행됐다.

연구에는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20mL/min/1.73㎡ 이상이고 요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150~5000mg/g인 18세 이상 90세 이하 성인 447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최대 허용 RAAS 억제제를 투약한 상태였다.

이들은 12주 동안 1일 1회 지보텐탄 1.5mg+포시가 10mg군(지보텐탄 고용량+포시가군, 179명), 지보텐탄 0.25mg+포시가 10mg군(지보텐탄 저용량+포시가군, 91명), 포시가 10mg+위약군(포시가 단독요법군, 177명)에 2:1:2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평균 나이는 62.8세였고 여성이 31%, 백인이 68%를 차지했다. 평균 eGFR은 46.7mL/min/1.73㎡이고 중앙값 UACR은 565.5mg/g이었다. 

1차 목표점인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로그 변환한 UACR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보텐탄 고용량+포시가군과 지보텐탄 저용량+포시가군은 포시가 단독요법군보다 유의하게 감소했다.

12주째 포시가 단독요법군 대비 UACR 차이는 지보텐탄 고용량+포시가군 -33.7%(90% CI -42.5~-23.5; P<0.0001), 지보텐탄 저용량+포시가군 -27.0%(90% CI -38.4~-13.6; P=0.0022)였다.

2차 효능 목표점인 수축기혈압은 모든 군이 등록 당시보다 유의하게 감소했다. 수축기혈압 감소는 UACR 변화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체액 저류 발생률, 지보텐탄 고용량 병용요법군 18%

연구에서는 효능과 함께 체액 저류 결과를 주목했다. 체액 저류는 등록 당시 대비 체중이 최소 3% 증가(최소 2.5%는 총체액량에서 이뤄져야 함) 또는 BNP가 최소 10% 증가하면서 심방세동이 없다면 BNP 농도 200pg/mL 이상이거나 심방세동이 있다면 BNP 400pg/mL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조사 결과, 체액 저류는 지보텐탄 고용량+포시가군 18%(179명 중 33명), 지보텐탄 저용량+포시가군 9%(91명 중 8명), 포시가 단독요법군 8%(177명 중 14명)에게서 관찰됐다.

이 외에 BNP 증가, 말초 부종, 저혈압 등은 약물 중단으로 이어진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 조사됐다. 단, 발생률은 3% 미만으로 낮았다. 아울러 이상반응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낮아, 두통(지보텐탄군 5% 이하), 대사산증(4% 이하), BNP 증가(5% 이하), 고혈압(5% 이하) 등이 보고됐다. 

치료 중인 콩팥병 환자 질병 진행 지연시키는 치료옵션
ZENITH High Proteinuria 임상3상 진행 중

▲아스트라제네카 SGLT-2 억제제 포시가
▲아스트라제네카 SGLT-2 억제제 포시가

결과적으로 지보텐탄+포시가 병용요법은 허용 가능한 내약성을 보이면서 안전하게 만성 콩팥병 환자의 알부민뇨를 줄였다.

이는 지보텐탄+포시가 병용요법이 현재 권고되는 치료를 받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질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치료옵션임을 의미한다.

연구를 진행한 네덜란드 그로닝겐대 의료센터 Hiddo Heerspink 박사는 "지보텐탄+포시가 병용요법은 포시가 단독요법보다 알부민뇨를 더 크게 줄였다.

이 효과는 치료 3주 후에 뚜렷하게 나타났고 시간이 지나도 지속됐다"며 "2주 휴약기간 동안 알부민뇨가 등록 당시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단, 각 치료군 특징이 균형되지 않아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 Neeraj Dhaun 및 Gavin Brian Chapman 박사는 논평을 통해 "등록 당시 심부전 환자 비율은 포시가 단독요법군 10%, 지보테탄 저용량+포시가군 3%, 지보텐탄 고용량+포시가군 6%로 균형되지 않았다. 또 좌심실 확장의 간접적 지표인 순환 BNP 농도가 증가한 환자, 즉 ERA로 인한 체액 과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됐다"며 "치료군별 특징의 불균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결과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팀은 단백뇨 수치가 높은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지보텐탄+포시가 병용요법과 포시가 단독요법을 비교하는 ZENITH High Proteinuria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연구는 포시가 단독요법 대비 지보텐탄+포시가의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 등을 평가한다. eGFR이 20~90mL/min/1.73㎡이고 UACR이 700mg/g 이상이거나 소변 단백질 크레아틴 비율이 1000mg/g 이상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