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 임수 교수팀, SGLT-2i·GLP-1RA 연구 환자군 특징별 MACE 위험 분석
임수 교수 "심혈관 혜택 입증했지만, 환자별 약제 우선 선택 불분명"
eGFR 감소·단백뇨 동반 환자, SGLT-2i…신기능 정상 환자, GLP-1RA 선택 고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 특징에 따라 심혈관 혜택을 더 얻을 수 있는 항당뇨병제가 정리됐다.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의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신기능이 손상된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정상인 환자에게 GLP-1 제제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예방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연구는 진료현장에서 당뇨병 환자의 임상적·생화학적 특징에 따른 개별화된 치료 진행 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내분비대사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Cardiovascular Diabetology 지난달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SGLT-2i·GLP-1RA 중 어떤 약 선택할지 고민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는 CVOT에서 전반적인 심혈관 혜택을 입증했다. 그러나 진료현장에서는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와 함께 환자 특징에 따라 어떤 약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SGLT-2 억제제가 등장한 초기에는 신장 관련 이상반응이 확인돼, 진료현장에서는 신기능이 저하됐거나 고령인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투약하는 것을 꺼렸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만성 콩팥병 환자 대상 연구에서 SGLT-2 억제제는 유의한 신장 예후 개선 혜택을 입증해 기존 우려를 잠식시켰다. 

GLP-1 제제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에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해 이들에게 주로 처방되고 있다.

그러나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빈번하게 나타나 진료현장에서는 고령 또는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환자에게 GLP-1 제제 처방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진료현장에서는 두 가지 계열 항당뇨병제의 치료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환자 특징을 파악해 치료 혜택을 높일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

임수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 모두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좋은 항당뇨병제지만, 고가의 치료제로 분류돼 어떤 약제를 먼저 선택할지 고민하게 된다"며 "실제 임상에서는 어떤 환자에게 어떤 항당뇨병제를 우선 선택하면 좋을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진료현장에서 개별화된 당뇨병 치료를 돕고자, 두 가지 계열 약제의 CVOT 참여 환자군 특징에 따라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의 MACE 위험 감소 효과를 비교했다.

총 11만 1565명의 참가자가 모집된 CVOT 연구 13건(SGLT-2 억제제 6건, GLP-1 제제 7건)이 이번 메타분석에 포함됐다. 등록 당시 환자군의 임상적·생화학적 특징에는 나이, 성별, BMI, 당화혈색소,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단백뇨, 심혈관질환 또는 심부전 병력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토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으로 정의한 3P-MACE의 절대(ARR) 또는 상대 위험 감소(RRR)를 추산했다.

전체 연구에서 추적관찰 동안 위약군 대비 3P-MACE에 대한 ARR은 SGLT-2 억제제가 100인년당 0.55건, GLP-1 제제가 0.67건 감소했다. 3P-MACE에 대한 RRR도 SGLT-2 억제제군 13%, GLP-1 제제군 15% 낮았다.

 

eGFR 60 미만군, SGLT-2i 심혈관계 사건 예방 효과 커
당화혈색소 높거나 젊은 군, GLP-1 제제 효과적일 수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GFR 또는 단백뇨로 추정한 등록 당시 신기능에 따라 3P-MACE 위험을 평가한 결과, 두 약제 모두 eGFR이 감소한 환자군에서 3P-MACE 예방에 좋은 효과를 얻었다. 특히 eGFR이 많이 감소할수록 치료에 따른 3P-MACE에 대한 ARR이 더 컸다. 

약제별로 보면, SGLT-2 억제제는 신기능 정상군보다 eGFR 60mL/min/1.73㎡ 미만군에서 3P-MACE 예방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3P-MACE에 대한 ARR은 eGFR 60mL/min/1.73㎡ 미만군이 100인 년당 -0.9건, 신기능 정상군이 -0.17건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GLP-1 제제 연구 참가자 중 eGFR이 60mL/min/1.73㎡ 미만인 비율은 35% 미만으로, 비교적 신기능이 좋은 환자들이 GLP-1 제제 연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3P-MACE에 대한 ARR과 eGFR 60mL/min/1.73㎡ 미만 비율 간 계수 기울기(coefficient slopes)는 GLP-1 제제가 SGLT-2 억제제보다 유의하게 가파르게 나타났다. 

아울러 단백뇨가 있는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 이들보다 SGLT-2 억제제에 더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반면 GLP-1 제제는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SGLT-2 억제제는 등록 당시 단백뇨 30mg/g 이상군에서 3P-MACE에 대한 ARR이 -0.89건으로 유의하게 줄었지만, 단백뇨 정상군에서는 -0.16건으로 상대적으로 감소 정도가 작았다.

GLP-1 제제는 리라글루타이드의 LEADER 연구에서만 등록 당시 단백뇨 상태에 따른 하위군 결과가 확인됐다. 리라글루타이드는 등록 당시 단백뇨가 있는 환자의 3P-MACE를 효과적으로 줄였으나, 단백뇨가 없는 환자군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 두 군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이어 등록 당시 나이, 성별, BMI, 당화혈색소, 심혈관질환 또는 심부전 병력 등은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제제의 3P-MACE에 대한 ARR, RRR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GLP-1 제제는 SGLT-2 억제제보다 당화혈색소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군의 3P-MACE 예방 혜택을 보이는 경향성이 관찰됐다. 또 65세 미만군에서 SGLT-2 억제제 대비 GLP-1 제제가 3P-MACE에 대한 ARR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젊은 당뇨병 환자에게 GLP-1 제제가 더 나은 선택지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신기능이 저하된, 특히 eGFR이 감소하고 단백뇨가 있는 당뇨병 환자라면 SGLT-2 억제제를 우선 선택하는 것이 신장보호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며 "혈당이 높고 비교적 젊다면 혈당강하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GLP-1 제제를 먼저 투약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가 풀지 못한 각자의 영역이 있어 추후 이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당뇨병 환자의 개별화된 치료 진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GLP-1 제제는 SGLT-2 억제제의 EMPA-KIDNEY, DAPA-CKD 등과 같은 신장 예후 관련 대규모 연구가 없는 것이 한계"라며 "SGLT-2 억제제는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직접적으로 개선한다는 사람 대상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 이 같은 연구들이 추후 진행돼야 규명되지 않은 각 약제의 특징을 확실히 알고 개별화된 치료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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