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1일부터 린버크∙듀피젠트 소아 및 청소년 대상 급여 확대
소아는 1년 이상, 12세 이상은 3년 이상 만성 환자에 세부조건도 충족돼야
경구제 린버크∙주사제 듀피젠트, 투여 방식 차이로 선택 나뉠 전망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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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비급여 늪에 빠져있던 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4월 1일부터 한국애브비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듀피젠트(두필루맙)의 보험급여를 소아청소년 대상으로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린버크는 3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청소년(만 12세 이상)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처방이 가능해졌다.  

만 18세 이상 성인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만 급여가 적용됐던 듀피젠트 300mg은 범위가 만 6세 이상 소아청소년까지 확대된다. 또 듀피젠트 200mg은 신규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이에 대해 의료진은 소아 대상 급여 기준이 평이하다는 평가와 함께 투여 방식의 차이가 치료제 선택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소년 대상 급여기준은 '엄격'...소아 대상 기준은 약하다는 평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듀피젠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듀피젠트

이번 급여 확대 기준에 따라 만 6~11세 소아 환자에게는 듀피젠트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대상은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다. 

기준에 해당되면 △투여 시작 전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21점 이상 △1차 치료제로 국소 치료제를 4주 이상 투여했음에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라는 세부조건을 충족시켜야 듀피젠트를 급여로 처방받을 수 있다. 

또 듀피젠트 투약 개시일 4개월 이내에 국소 치료제 투여 이력이 확인돼야 하며, 국소 치료제 투여 시점에 EASI 21점 이상이어야 하고 EASI 측정 시 중증도 판단을 위한 환부 사진이 확인돼야 한다. 

한국애브비 린버크
한국애브비 린버크

만 12~17세 청소년은 듀피젠트와 린버크 모두 급여가 가능하다.

다만, 소아와 달리 청소년은 3년 이상 지속된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여야 하며, 투약 개시일 6개월 내에 국소 치료제 및 전신 면역억제제 투여 이력이 확인돼야 한다. 

세부 조건에는 △EASI 23점 이상 △1차 치료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또는 칼시뉴린 저해제 등 국소치료제를 투여했음에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고 이후 전신 면역억제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EASI 50% 이상 감소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포함된다. 

소아 환자와 급여 기준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18세 이상 성인 환자와 같은 급여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지현 교수(피부과)는 “12세 이상 환자에서는 경구제로 치료가 안되면 중증 아토피로 분류한다"며 "다만, 소아의 경우 경구제 투여가 어렵다는 이유로 바르는 치료제 투여 이력을 모두 중증으로 분류한 급여 기준은 조금 약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안지영 교수(피부과) 역시 “면역억제제 투여 이력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소아 급여 기준이 조금 쉽게 설정된 것 같긴 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소아가 면역억제제를 성인하고 똑같이 먹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그동안의 급여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의견도 전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 삶의 질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질환인만큼 다양한 환자들이 효과가 좋은 치료제를 투여받고 싶지만, 객관적인 EASI 점수만 반영해 실망감을 갖는 환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급여 기준이 까다로운 측면은 있지만 정부 측에서는 정해진 재원을 갖고 환자에게 적용을 하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은 데이터를 반영할 수는 없다”면서도 “환자는 EASI 말고도 주관적인 점수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겉보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환자가 느끼는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이 수면에 지장을 주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못하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안전성에는 '듀피젠트' 빠른 효과에는 '린버크'

의료진들은 소아 청소년 대상으로 확대된 두 치료제가 투여 방식의 차이로 인해 선택이 나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다만, 안전성을 고려해 부작용이 덜한 듀피젠트를 우선적으로 권한다는 것에는 궤를 같이했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지만 부작용이 적고 잦은 검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 듀피젠트 처방을 선호한다”면서도 “소아청소년 특성상 주사를 싫어하거나 학교에 다녀 자주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는 빠른 효과가 나타나는 린버크 등의 경구제를 권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오랜 치료경험과 임상 근거 등을 종합하면 듀피젠트가 안전성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본다. 다만, 주사제 자체를 싫어하거나 병원에 방문하는 게 쉽지 않은 환자들도 있다. 이런 환자군에게는 경구제를 길게 처방받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두 의료진은 급여 기준에 해당되지 않으면 여전히 고가의 가격을 내고 사용해야 해 환자의 선택 또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효과가 있어야 안전성 측면도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효과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환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처방해야 하지만, 비급여의 경우 치료 가격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논의한 후에 치료제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환자 선호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병원 방문은 얼마나 걸리는지, 효과를 빨리 보고 싶은지, 투여방식은 어떤 것이 괜찮을 지 등 환자와 의논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급여가 한 번 정해지면 현 상황에서는 교체 투여를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장단점을 모두 설명하고 환자가 선택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치료가 어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지 정답을 알면 좋겠지만 아직 정답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주변적인 상황을 고려를 해야 한다”며 “급여 기준에 해당하면 다행이지만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많은 돈을 지불하고 약제를 선택하기 때문에 환자와 충분한 논의 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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