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SABCS 2022에서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gBRCA 변이 유병률 확인 결과 공개
570명 중 gBRCA1/2 변이 42명 확인…19명은 검사 급여기준 해당 안 돼
국내 gBRCA 검사 급여기준은 고위험군 한정…’치료 기회 놓지는 환자 발생’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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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서도 germline BRCA(gBRCA)1/2 변이가 확인되고 있지만, gBRCA 검사의 보험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치료 기회를 놓치는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시각으로 지난 6~9일 열린 미국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 연례학술대회(SABCS 2022)에서는 국내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gBRCA1/2 변이 유병률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포스터 게재됐다. 

연구 결과, 환자 570명 중 42명에게서 gBRCA1/2가 발생했고 그 중 gBRCA 검사 급여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환자는 19명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저위험군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gBRCA 유전자가 발견되면서, 검사 급여 기준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서 gBRCA1/2 확인

검사 급여 기준 확대 필요성 대두

Germline BRCA는 유전성 유방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유전자로 꼽힌다. gBRCA 변이는 유방암, 난소암 등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소 중 하나로, gBRCA1 변이가 있는 경우 70세까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70%, gBRCA2는 45%까지 발병 가능성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gBRCA 검사는 국내에서 보험급여 기준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그동안 의료계에선 급여 확대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현재 gBRCA 검사 급여 기준에는 유방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가족 및 친척(3차 관계 이내)에서 1명 이상 유방암, 난소암, 남성유방암, 전이성 전립선암, 췌장암이 있는 고위험군이나 만 40세 이하에 진단된 유방암, 만 60세 이하에 진단된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 양측성 유방암, 유방암과 함께 난소암 또는 췌장암이 발생한 경우, 남성 유방암, 난소암 환자들이 포함된다. 

특히 gBRCA를 동반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PARP 억제제는 표준 항암화학요법 대비 유효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항암 치료 비용과 함께 비급여 gBRCA 검사 비용 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gGBRCA1/2 변이가 있는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PARP 억제제인 화이자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나 아스트라제네카 린파자(올라파립)의 치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저위험군 환자에서 gBRCA 검사의 보험급여는 불가능하다. 

이에 국내 연구진들은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gBRCA1/2 변이 비율을 확인해 PARP 억제제의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있는 환자들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분과위원회 박연희 위원장(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주도 하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22개 기관이 참여해 2019년 10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전향적으로 모집한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570명의 혈액을 분석해 gBRCA 변이 유무를 판단했다.

환자군은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89명, HR 양성/HER2 음성 환자 481명으로 구성됐다. DNA는 말초 혈액에서 추출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으로 gBRCA 변이 여부를 조사했다. 

약 2년 동안 환자를 분석한 결과, 570명 환자 중 42명(7.4%)에게서 gBRCA1/2 변이가 발견됐다(95% CI 5.2-9.5%). 

그 중 국내 gBRCA 검사 보험급여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환자들은 19명으로 집계됐다(삼중음성유방암 2명, HR 양성/HER2 음성 17명, 45%). 

이에 대해 연구 제1저자인 가천대 길병원 안희경 교수(종양내과)는 “gBRCA 검사 보험급여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환자 19명은 본 연구가 아니라면 PARP 억제제의 치료 대상이 되는 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환자들”이라며 “이에 gBRCA1/2 검사에 대한 보험급여가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모든 환자에게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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