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단 기업 엔젠바이오∙소마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도 성공
NGS, 암 환자 대상으로 보험급여는 50%만 가능...’급여 개선 필요’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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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해외기업들이 강세였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시장에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주목받고 있다. 

NGS 정밀진단 플랫폼 전문기업 엔젠바이오는 최근 NGS 기반 HLA(조직적합항원) 진단 기술에 대해 특허를 등록하는 등 글로벌 진단 기업 일루미나와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로슈진단 등이 득세하고 있는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NGS는 한 번에 많은 샘플 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진보된 진단 기술로 분류되지만, PCR(중합효소 연쇄반응)이나 기존 조직검사(Biopsy)보다 검사기간이 길다는 약점과 함께 암환자에게도 50% 급여가 적용된다는 점은 개선사항으로 지적된다. 

 

엔젠바이오, 국내 20여 개 병원에 NGS 패널 입고

NGS 정밀 진단 기술은 암 환자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암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직접적 원인이 된 변이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NGS는 샘플 수를 한 번에 많이 볼 수 있어 기존 PCR이나 조직검사 보다 다량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고 정확도도 높다.

기존 1세대 시퀀싱 기술인 생어 시퀀싱(Sanger Sequencing)의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한 어플라이드바이오시스템즈를 인수해 NGS 기술까지 발전시킨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이나 업계 1위 일루미나, 로슈진단 등이 해당 시장에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며 패널(Panel) 개발에 성공해 주목을 끌고 있다.  

엔젠바이오는 최근 특허 등록을 통해 HLA 진단제품 ‘HLAaccuTest’와 국내외에서 체외진단 의료기기로 인증받은 외산 NGS 제품과의 비교평가 결과 기술의 우수성과 진보성을 확인했다. 

해당 특허기술이 적용된 HLAaccuTest는 11개의 HLA 유전자를 NGS 기반의 고해상도로 식별해 기존 검사법의 한계인 판독의 모호성을 극복하고 검사 정확도를 향상시킨 제품이다.

HLA란 사람의 모든 조직세포나 혈액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장기 또는 골수 이식 시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사전에 공여자와 수여자간 HLA 일치도 검사가 필수적이다.

엔젠바이오는 전용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해 HLAaccuTest에서 생산된 NGS 데이터를 HLA 유전자형 판독부터 임상보고서 작성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또 엔젠바이오 NGS 암 정밀진단 제품은 현재 국내 약 20여 곳의 상급병원 검사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사우디 조달청에 혈액암 진단제품 공급 계약을 수주하는 등 해외 20여 개국의 대리점을 통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엔젠바이오 외에 소마젠도 눈여겨 볼만하다. 해당 회사의 주요 사업 영역은 기업 및 기관 대상 유전체 분석 서비스다. 미국 내 주요 거래처는 미국국립보건원(NIH) 등 국가기관을 비롯해 대학, 제약사 및 바이오기업 등이 있다 

해당 회사는 작년 매출은 약 2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NGS 서비스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생어 시퀀싱 및 NGS가 약 94%를 차지했다.

소마젠은 최근 미국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단일세포(Single Cell) 분석 서비스를, 올해 초에는 단백질체(proteomics) 분석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NGS, 환자부담금 70만원…’필요한 암종엔 급여 확대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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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내 기업의 NGS 기술 발전 및 해외 기업의 NGS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NGS를 필수적으로 시행해야하는 환자군은 늘어나고 있지만, 급여, 검출 기간 등 여러 개선 사항 등은 남아있다. 

현재 암 환자에게 MRI, PET-CT 등은 보험급여가 적용 돼 요양급여 비용의 5%만 지불해 검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NGS는 그렇지 못하다. NGS는 진행성, 전이성, 재발성 암(또는 암병기 3기, 4기)에서는 본인부담률 50%를 적용하고 있다. 

NGS는 비용 외에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결과가 나오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다. NGS의 경우 병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결과가 나오기까지 4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위중한 경우 면역염색검사로 확인하고 추후 NGS를 진행하지만, 검사비가 환자부담으로만 70만원가량 산정된다.

이에 대해 가천대 길병원 안희경 교수(종양내과)는 NGS가 표척치료제 대상이 되거나 임상 시험에 들어갈 수 있는 환자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NGS를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암종의 경우 보험급여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폐암에서는 NGS를 통해 EGFR, ALK, ROS1, BRAF, K-RAS 등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 유방암에서도 변이를 찾아내는 것 자체는 PCR보다도 NGS가 민감한 부분도 있다”며 “또 피크레이 동반진단 PCR의 경우 PIK3CA 주요 변이를 보는 핫스팟이 11군데로 정해져 있지만 NGS로는 다른 부분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NGS를 통해 치료 기회를 더 확보하는 게 맞다. NGS가 꼭 필요한 암종, 특히 폐암의 경우 보험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며 “NGS를 통해 임상시험 기회를 얻는 것이 중요하지만 보편적으로 모든 암종에 보헙급여를 올려주기엔 임상적으로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도 맞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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