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테네루맙 GRADUATE I·II, 초기 환자 임상적 저하 지연 혜택 없어
크레네주맙, 초기 환자 임상 3상·유전성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 임상2상 실패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가 알츠하이머병 정복에 나섰지만 치료 후보물질들이 임상시험에서 연이어 실패하고 있다.

로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 기대를 모았던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간테네루맙의 임상3상이 실패했다는 탑라인 결과를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앞서 로슈의 또 다른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크레네주맙도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에서 좌절을 맛봤다.

간테네루맙, 베타아밀로이드 제거 수준 기대 이하

간테네루맙 GRADUATE I·II 임상3상 결과,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간테네루맙을 투약할지라도 1차 목표점인 임상적 저하(clinical decline) 지연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다. 

간테네루맙은 항아밀로이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로 피하주사한다.

글로벌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군 연구로 진행된 GRADUATE I·II 임상3상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및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간테네루맙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했다. 

두 가지 임상3상은 30개국에서 1965명을 모집해 27개월 동안 진행됐다. 전체 참가자는 간테네루맙군과 위약군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간테네루맙군은 목표용량 510mg에 도달하도록 2주 간격으로 적정하며 약물을 피하주사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116주째 치매임상평가척도박스총점(CDR-SB) 변화로 정했다.

분석 결과, 간테네루맙군의 등록 당시 대비 116주째 CDR-SB는 GRADUATE I에서 0.31점(P=0.0954), II에서 0.19점(P=0.2998) 감소했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이는 위약군 대비 간테네루맙군에서 임상적 저하가 GRADUATE I에서 8%, II에서 6% 지연됐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간테네루맙군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제거 수준도 예상보다 낮았다.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와 관련된 방사선 소견인 부종 또는 유출 관련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이상(ARIA)은 25%에게서 확인됐다. 대다수 무증상이었고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는 적었다.

개발사는 헤모시데린(hemosiderin) 연관 고립성 ARIA(isolated ARIA-H) 발생률은 간테네루맙군과 위약군이 비슷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로슈 Levi Garraway 최고의료책임자는 "많은 가족이 알츠하이머병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기에 이 같은 소식을 전하게 돼 실망스럽다"며 "이번 임상3상은 기대했던 것과 결과가 다르지만, 연구를 통해 고품질이면서 명확하고 종합적인 알츠하이머병 데이터 세트를 제공하게 됐다. 알츠하이머병 등 복잡한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를 탐색하며 학습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로슈는 GRADUATE I·II 임상3상 구체적 결과를 11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임상학회 학술대회(CTAD 2022)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크레네주맙 API ADAD 임상2상, 인지기능 유의한 변화 없어

크레네주맙은 2019년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3상을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고 인지기능이 악화되지 않은 사람 대상의 임상2상에서도 크레네주맙은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API ADAD로 명명된 임상2상 결과는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 콘퍼런스(AAIC 2022)에서 공개됐다. 

크레네주맙은 베타아밀로이드의 한 형태인 신경독성 올리고머를 중화하도록 만들어진 단일클론항체다.

API ADAD 임상2상은 전향적 이중맹검 병행집단 연구로 진행됐다. 콜롬비아에서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DAD)이 있는 대가족 일원 252명이 모집됐다. 이들 중 94%가 연구를 완료했다.

3명 중 2명은 유전성 알츠하이머병 주원인이면서 평균 44세에 알츠하이머병이, 49세에 치매가 발생한다고 알려진 Presenilin 1 E280A 돌연변이 보인자였다.

전체 참가자는 크레네주맙군 또는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돼 5~8년 동안 치료받았다. 크레네주맙 용량은 연구 기간에 잠재적 알츠하이머병 치료 접근법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시점에서 증량됐다. 전체 치료기간 동안 최대 용량을 투약한 참가자는 없었다. 가장 고용량을 투약한 참가자의 가장 긴 치료기간은 약 2년이었다. 

공동 1차 목표점은 API-ADAD 종합인지점수로 평가한 인지기능 변화, Free and Cued Selective Reminding Test Cueing Index로 평가한 일화기억기능이었다.

분석 결과, 크레네주맙군의 1차 목표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에서는 인지평가에 더해,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amyloid PET)과 타우 PET, MRI, 뇌척수액(CSF) 등도 평가했다. 

공동 1차 및 다양한 목표점 등에서 수치상 크레네주맙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작은 변화를 확인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 아울러 새로운 안전성 이슈는 크레네주맙군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배너 알츠하이머연구소 Eric M. Reiman 박사는 "크레네주맙이 안전하고 내약성이 좋지만 임상적 또는 바이오마커에 미치는 유의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유전자 돌연변이 보인자는 예상보다 더 어리고 초기 전임상 알츠하이머병 단계이므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혜택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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