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ITY 임상3상,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HMTM 효능 평가
탑라인 결과, 12개월째 1차 목표점 달성 실패…대조약 'MTC'가 문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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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알츠하이머병 발생과 연관됐다고 알려진 타우 단백질을 표적한 신약의 효능에 물음표가 달렸다.

알츠하이머병에서 타우 단백질이 응집해 형성되는 타우 탱글(tau tangles)을 이용하도록 고안된 약물인 하이드로메틸티오닌 메실레이트(Hydromethylthionine mesylate, HMTM)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임상3상에서 인지·기능 변화 관련 1차 목표점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HMTM은 타우 단백질 응집 저해제인 경구제로 싱가포르 제약사 타우Rx 테라퓨틱스가 개발했다. 

그러나 이는 HMTM으로 치료받은 환자뿐 아니라 대조약을 투약한 환자군에서도 활성이 나타나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게 개발사 설명이다.

LUCIDITY로 명명된 HMTM 임상3상 탑라인 결과는 지난달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알츠하이머병 임상학회 연례학술대회(CTAD 2022)에서 베일을 벗었다. 

임상3상은 첫 12개월 이중맹검 기간을 완료했고, 현재 12개월 오픈라벨 기간을 진행 중이다. 

대조약 MTC, 효능 나타나는 역치값 이상 혈중 농도 확인

LUCIDITY 임상3상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44%) 또는 치매(56%) 환자 598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72.1세였고, 60.7%가 여성, 89.3%가 백인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HMTM 1일 16mg 투약군(16mg군, 252명) 또는 1일 8mg 투약군(8mg군, 80명)과 대조약인 메틸티오니늄 클로라이드(MTC) 주 2회 4mg 투약군(대조군, 266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MTC는 HMTM과 모(母)화합물(parent compound)을 공유하는 성분이다. HMTM 투약 시 소변 변색이 나타나 환자군이 치료군에 속했음을 알게 된다는 문제가 있어 MTC를 대조약으로 선택했다. 

분석 결과, 두 가지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인지기능평가지표인 ADAS-cog11와 일상생활수행능력평가지표인 ADCS-ADL23의 등록 당시 대비 12개월째 변화는 HMTM 16mg군이 대조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학술대회에서는 12개월 분석 결과가 발표됐고, 이러한 경향은 오픈라벨 기간 중 6개월 동안 계속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MTC를 투약한 대조군 대다수가 예상치 못하게 임상 효능이 나타나기 위해 필요한 역치값(threshold) 이상의 혈중 활성 약물 농도가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게 개발사 설명이다. 이로 인해 무작위 대조군 맹검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대조군이 진정한 위약군이 되지 못해 효과 관련 1차 목표점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HMTM군 비교 대상 바꿔 보니 '긍정적?'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개발사는 현재 활용 가능한 근거들을 고려하면 HMTM 무작위 대조군 맹검 연구에서 기술적으로 목표점 평가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개발사는 혈중 약물 농도와 치료 효과 사이의 연관성, 치료 전 등록 당시로부터 변화, 알츠하이머병 신경 영상 선도연구(ADNI)와 밀접하게 일치하는 데이터에서 활용 가능한 과거 대조군과의 비교 등을 통해 이번 데이터를 분석했다.

경도인지장애~중등도인 전체 환자군의 등록 당시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점수는 21점이었다. 전체적으로 첫 12개월 동안 HMTM 16mg군의 인지·기능 목표점은 ADAS-cog11가 1.3점 증가, ADCS-ADL23가 1.0점 감소하며 최소한의 기능 변화가 관찰됐다. 치료받지 않은 군은 12개월 동안 두 가지 척도 모두 5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등록 당시 MMSE 점수가 23점이고 HMTM 1일 16mg을 투약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105명은 인지기능평가지표인 ADAS-cog13이 치료 전인 등록 당시와 비교해 6개월(P=0.0002), 12개월(P=0.0391), 18개월(P=0.0473)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2점 개선되는 인지기능 향상이 확인됐다.

또 ADCS-ADL의 일상생활 하위척도에서 도구적 활동에 대한 6, 12, 18개월 평균 변화는 치료 전 등록 당시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등록 당시 MMSE가 20점이고 HMTM 1일 16mg을 투약한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 147명은 첫 9개월 동안 인지기능이 2.5점 감소했으나 이후에는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ADCS-ADL에서 기능 관련한 척도는 12개월째 2점, 18개월째 3점 감소했다. 이는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의 역사적 연구(historical trials)에서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위약 감소 데이터의 메타분석과 비교해 약 75% 감소한 결과라는 게 개발사 설명이다. 

HMTM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데이터와 일관됐다. 치료 관련 중증 이상반응 또는 아밀로이드 관련 비정상적 영상 소견(ARIA)은 없었다. 

타우Rx 테라퓨틱스 Claude Wischik 최고경영자는 "임상적으로 진단 가능한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서 등록 당시부터 HMTM 치료 18개월 동안 지속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더 중증 단계에서 질병 진행이 안정화된다는 근거를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타우병리(tau pathology)는 알츠하이머병의 중요한 표적이다. 타우를 타깃한 약물로 질병 초기 단계에 인지기능을 개선했다는 이번 결과는 고무적"이라며 "본 연구 결과는 타우병리가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기 최소 20년 전 시작되고 치료를 위한 1차 타깃이라는 근거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개발사의 긍정적 분석에도 불구하고, 학계에서는 이번 임상3상에서 HMTM군이 대조군보다 인지·기능이 더 개선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부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저용량군, 고용량군, 대조군 사이의 효과 차이가 없었고, 위약으로서 적절한 대조약이 없다면 결과 해석이 어렵다는 이유다. 

한편 개발사는 영국에서 HMTM 가속심사 절차에 돌입했고 2023년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승인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종 2년 데이터는 내년 발표할 예정이다. 무작위 이중맹검 기간 이후 오픈라벨 기간에는 모든 참가자가 HMTM 1일 16mg을 투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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