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2상 탑라인 결과, 유전적 위험군서 유의한 혜택 입증 못해
2019년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임상3상 이어 좌절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크레네주맙(crenezumab)'이 또다시 임상시험에서 좌절을 맛봤다.

로슈는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사람이 모집된 임상2상에서 크레네주맙의 임상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탑라인 결과를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크레네주맙은 2019년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3상을 실패한 데 이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고 인지기능이 악화되지 않은 사람에서도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로슈 자회사 제넨텍은 이번 결과가 실망스럽지만 아직 많은 분석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API ADAD 임상2상, 인지기능·일화기억기능 유의한 변화 없어

크레네주맙은 베타-아밀로이드의 한 형태인 신경독성 올리고머를 중화하도록 만들어진 단일클론항체다.

크레네주맙의 API ADAD 임상2상은 전향적 이중맹검 병행집단 연구로 진행됐다. 콜롬비아에서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DAD)이 있는 대가족 일원 252명이 모집됐다. 이들 중 94%가 연구를 완료했다.

3명 중 2명은 유전성 알츠하이머병 주원인이면서 평균 44세에 알츠하이머병이, 49세에 치매가 발생한다고 알려진 Presenilin 1 E280A 돌연변이 보인자였다.

전체 참가자는 크레네주맙군 또는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돼 5~8년 동안 치료받았다. 

크레네주맙 용량은 연구 기간에 잠재적 알츠하이머병 치료 접근법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시점에서 증량됐다. 전체 치료기간 동안 최대 용량을 투약한 참가자는 없었다. 가장 고용량을 투약한 참가자의 가장 긴 치료기간은 약 2년이었다. 

공동 1차 목표점은 API-ADAD 종합인지점수로 평가한 인지기능 변화, Free and Cued Selective Reminding Test Cueing Index로 평가한 일화기억기능이었다.

분석 결과, 크레네주맙군의 1차 목표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에서는 인지평가에 더해,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amyloid PET)과 타우 PET, MRI, 뇌척수액(CSF) 등도 평가했다. 

공동 1차 목표점 및 다양한 목표점 등에서 수치상 크레네주맙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작은 변화를 확인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 아울러 새로운 안전성 이슈는 크레네주맙군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개발사는 추가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뇌영상 및 CSF 바이오마커 관련 추가 결과는 7월 31일~8월 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 콘퍼런스(AAIC 2022)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크레네주맙이 부정적 결과를 얻었지만, 이번 연구는 이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예방 연구가 가능하고 유용한 데이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다는 게 연구팀 평가다.

로슈 및 제넨텍 글로벌헤드인 Rachelle Doody 박사는 "치료군과 비치료군 간 일부 차이가 있었다"며 "어떤 환자군이 이 같은 차이를 경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슈는 ADAD 및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대해 또 다른 후보물질인 간테네루맙의 후기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간테네루맙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GRADUATE 임상3상 결과는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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