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김어수·보라매병원 김근유 교수팀, 인지기능 저하 예측 바이오마커 조사
알츠하이머 치매 고위험군, 혈중 아디포넥틴 증가 시 인지기능 빠르게 감소

(좌부터)신촌 세브란스병원 김어수 교수, 보라매병원 김근유 교수.
▲(좌부터)신촌 세브란스병원 김어수 교수, 보라매병원 김근유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지방 분해 호르몬 '아디포넥틴'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고위험군의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어수 교수(교신저자),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근유 교수(제1저자) 공동 연구팀 조사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에서 혈중 아디포넥틴 수치와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체내 지방조직에서 생성·분비되는 아디포넥틴은 포도당,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혈액 내 포도당 흡수를 촉진해 항당뇨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으며, 지방 분해에 도움을 줘 '지방 분해 호르몬'이라 불린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신경영상 연구(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ADNI)' 데이터를 활용, 경도인지장애 성인 156명의 인지기능평가(ADAS-Cog), 뇌 MRI 및 혈액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교란요인을 조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 혈중 아디포넥틴 수치가 상승할수록 인지기능이 빠르게 감소했다(P=0.018). 

이러한 연관성은 뇌척수액 검사상 '아밀로이드-베타(Aβ) 양성'으로 분류된 그룹(125명)에서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뇌에 축적돼 양성으로 진단되면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높다고 평가한다.

또 아밀로이드-베타 양성 그룹 중 혈중 아디포넥틴 수치가 높은 대상자에서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양측 해마의 위축과 부피 손실이 관찰돼, 아디포넥틴 수치가 인지기능 저하 및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잠재적 바이오마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근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개인의 인지기능 저하 및 뇌 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는 혈액 바이오마커를 확인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넥틴 호르몬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상호작용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11월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