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온·오프라인 국제학술대회 27~29일 개최
다양한 병태생리 타깃한 신약 임상 진행됐지만 효과 입증에 실패
임수 교수 "두 약제, 간 내 중성지방 줄여…병용요법 최적일 수도"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는 27~29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2)에서 'New Insight of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를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는 27~29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2)에서 'New Insight of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를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AFLD)이라 불리는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MAFLD) 치료제 개발이 고배를 마시는 가운데 두 가지 혈당강하제 병용요법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혈당강하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의 다양한 작용기전을 고려하면 두 약제 병용요법이 MAFLD 예방 및 치료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다.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내분비내과)는 27~29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2)에서 'New Insight of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연이은 MAFLD 치료제 개발 실패 역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다양한 병태생리를 타깃한 약제들이 MAFLD 치료제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연이은 실패를 거듭했다.

대표적으로 파네소이드 X 수용체(FXR) 작용제, 케모카인 수용체 2 및 5 길항제,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1(FGF-21) 또는 FGF-19 유사체 등 새로운 약제가 MAFLD 치료제로 이름을 올리고자 임상을 진행했지만 불행히도 효과 입증에 실패했다.

진료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비타민E와 티아졸리딘디온 계열 약제인 피오글리타존도 MAFLD의 의학적 치유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된다. 

2010년 발표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환자 대상의 PIVENS 연구에서 비타민E, 피오글리타존의 효과를 위약과 비교한 결과, 비타민E는 조직학적 진행을 나타내는 간세포 풍선변성(hepatocellular ballooning) 감소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 고용량 비타민 E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돼 MAFLD 치료에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또 피오글리타존은 지방축적을 줄였지만 간세포 풍선변성 감소에 효과적이지 않았다.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역시 MAFLD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제안됐으나 실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MAFLD 및 심장대사증후군 발생에 영향을 미쳐 MAFLD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MAFLD를 치료했다는 데이터가 제한적이다. 

왜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인가?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

임 교수가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를 주목하는 이유는 심혈관계와 대사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간도 혜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GLP-1 제제는 심혈관계에서 동맥경화·혈압·심장허혈을 줄이고 내피세포를 개선한다. 대사환경에서는 혈당·인슐린 저항성·체중·내장지방·LDL-콜레스테롤·중성지방·알부민뇨를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염증을 줄이고 아디포넥틴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 같은 GLP-1 제제의 전신적 혜택에 따라 MAFLD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GLT-2 억제제는 케톤체 중 하나인 베타 하이드록시부틸산(β-hydroxybutyrat) 증가시킨다고 보고된다. 케톤체는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므로, 간 역시 이 같은 기전에 따라 SGLT-2 억제제의 혜택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GLP-1 제제+SGLT-2 억제제, 시너지효과 기대되는 이유는?

이에 따라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은 다양한 작용 기전으로 시너지효과를 내 MAFLD 치료에 이상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GLP-1 제제는 식욕을 억제해 칼로리 섭취를 줄여 염증인자가 감소하고 아디포넥틴 수치가 증가해 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이와 함께 췌장에 직접 영향을 미쳐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면서 간에서 지질을 생성하는 지방산 합성과정(de novo lipogenesis)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장에서 킬로미크론(chylomicron) 생성을 줄여 결과적으로 간에서 중성지방 수치를 낮춘다. 

SGLT-2 억제제는 요중 포도당 배설을 유도해 체중과 복부 지방축적을 줄인다. 또 염증반응을 저하시키고 케톤체인 베타 하이드록시부틸산, 아세토아세트산 등을 증가시켜 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SGLT-2 억제제는 췌장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고 글루카곤 분비가 증가하면서 인슐린/글루카곤 몰분율(molar ratio)이 줄어든다. 이를 통해 케톤체 생성이 증가하고 간 내 지질이 줄어 간에서 지방산 합성과정이 감소한다. 이러한 SGLT-2 억제제의 메커니즘에 따라 MAFLD에 치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임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가 생활습관 교정과 마찬가지로 간 내 중성지방을 줄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계열의 모든 약제는 아니지만, 일부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는 간 내 중성지방 감소에 효과적이었다"며 "또 간섬유화검사(fibroscan)에서 두 약제는 간지방증을 줄이고 간섬유화를 개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범위한 약제 파이프라인에서 지방간질환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가 시행됐지만 지금까지 성공한 약제는 없다"며 "임상 근거를 분석했을 때 세마글루타이드, 티르제파타이드 등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이 MAFLD에 최적 치료요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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