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함 11개 코호트 연구 메타분석 결과, 10년 동안 심부전 위험 증가
당뇨병·고혈압·심혈관질환 위험요인 관계없이 위험 확인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AFLD) 환자는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아 심장 건강 관리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 발표된 코호트 연구 11개를 메타분석한 결과, 10년 동안 NAFLD 환자의 심부전 발생 위험은 의미 있게 증가했다. 이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등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NAFLD는 관상동맥 죽상경화증 진행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심장 리모델링·비대 등 심근이상과 부정맥 위험을 높여 심부전을 진행시킬 수 있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 앞서 지난해와 올해 발표된 두 편의 메타분석에서도 NAFLD 환자의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최대 5개 종단연구만 메타분석에 포함됐고 분석한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NAFLD와 심부전 발생 간 연관성이 NAFLD 중증도에 따라 달라지는지 조사하지 않았다.

이번 메타분석은 NAFLD 환자의 장기간 심부전 발생 위험을 평가하고, NAFLD 중증도가 심할수록 더 큰 연관성을 보이는지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Gut 7월 2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NAFLD 환자 10년 심부전 위험 1.5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타분석에는 지난 3월 21일까지 발표된 미국 4개, 유럽 4개, 한국 3개 등 11개 코호트 연구가 포함됐다. 

국내 연구의 경우, 먼저 충남대병원 박재형 교수(심장내과) 연구팀이 2009~2015년 건강검진을 받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심부전 발생 위험을 조사한 연구가 메타분석 대상이 됐다(BMC Cardiovasc Disord 2020;20(1):204). 

이어 연세의대 김헌창 교수(예방의학과) 연구팀이 국내 중년 성인에 NAFLD와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MAFLD) 정의 적용 시 지방간질환 유병률 및 관련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평가한 연구가 포함됐다(Clin Gastroenterol Hepatol 2021;19(10):2138~2147).

아울러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교수(내분비대사내과) 연구팀이 간지방증 또는 진행성 간섬유화와 심부전 및 사망 위험 간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도 분석 대상이 됐다(Cardiovasc Diabetol 2021;20(1):197).

이에 따라 이번 메타분석에는 1124만 2231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55세였고 여성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6.4kg/㎡였다.

전체 대상군 중 등록 당시 NAFLD 환자는 294만 4058명(26.2%)이었다. 10년 추적관찰(중앙값) 동안 심부전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는 9만 7716명으로 조사됐다.

이를 바탕으로 심부전 발생 위험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간 NAFLD 환자의 위험이 1.5배 의미 있게 높았다(HR 1.50; 95% CI 1.34~1.67). 이는 당뇨병, 고혈압 그리고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하위군 분석에서도 추적관찰 기간, 거주 국가, 심부전 진단 방식과 무관하게 NAFLD 환자의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혈청 감마 글루타밀전이효소(GGT) 수치를 기반으로 NAFLD를 진단한 연구를 제외해도 NAFLD와 심부전 발생 간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아울러 심부전 발생 위험은 NAFLD 중증도에 따라 증가했다. 비록 두 가지 연구에서만 확인되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간섬유화가 광범위하게 나타난 NAFLD 환자의 심부전 발생 위험이 1.76배 높은 경향을 보였다(HR 1.76; 95% CI 0.75~4.36).

이번 연구에 따라 NAFLD와 심부전을 겨냥한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는 간 지방량 감소, NASH 해소, 심혈관계 예후 개선 등 혜택이 있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 기대다.

단, NAFLD가 심부전 발생에 미치는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는 NAFLD와 심부전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를 진행한 이탈리아 베로나대학 Giovanni Targher 교수는 "이번 메타분석은 NAFLD와 장기간 심부전 발생 간 연관성을 조사한 가장 큰 포괄적 연구"라며 "의료진은 NAFLD 환자의 심부전 발생 위험이 중등도 수준으로 높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두 질환의 연관성에 따라 NAFLD 환자를 보다 면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