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병원·노원을지대병원 연구팀, 일반인 10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진행
질환 치료에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 교정 교육받지 못하고 있어

▲(좌부터) 한양대병원 윤아일린 교수, 전대원 교수, 노원을지대병원 이준혁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10명 중 4명만 지방간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는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 교정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돼, 의료진에 의한 체계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윤아일린, 전대원 교수(총괄책임자)와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혁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학술연구용역사업으로 지원받아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인식과 요구'에 대한 대규모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한양대병원에서 설문조사 기관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9월 7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됐다. 남성 51%, 여성 49%였고, 우리나라 지역과 연령 분포에 따라 조사가 설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인지도 높아 

먼저 우리나라 일반인들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72.8%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림 1.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용어 인식 경로

응답자의 85.7%는 술을 먹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82.5%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인식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진단받은 적 있다는 응답자는 13.2%였다. 그러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으로 진단받은 대상자의 40.2%만 지방간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는 남성과 여성에서 다른 답변이 나왔다. 남성은 '병원에 내원할 시간이 부족해서', 여성은 '스스로 생활습관 관리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 40대 이하는 '병원에 내원할 시간이 부족해서', 50대는 '스스로 생활습관 관리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60대 이상은 '지방간 자체가 큰 병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등을 이유로 병원에 내원하지 않았다고 응답해, 성별·연령대에 따라 개별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진단받을 당시 생활습관 교정을 권유받은 경우는 44.7%에 불과했다. 

의료진에게 생활습관 교정을 권유받은 경우에는 59.3%가 병원을 방문했으며, 권유받지 않은 경우에는 24.7%가 병원에 내원했다. 의료진에 의한 조언이 병원 진료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임을 시사하는 결과다. 

응답자의 32.9%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단 이후 진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하지 않은 사유로 '의료진으로부터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라고 응답했다.

▲그림 2. 비알코올 지방간 진단 후 의료기관 방문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식이·운동 교육 프로그램 필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 교정으로 남성은 '운동량 증가'를, 여성은 '체중감량'을 각각 1순위로 응답했다. 

연령대별로 20대, 50대, 60대는 '운동량 증가'를, 30대와 40대는 '체중감량'을 각각 1순위로 꼽았다.

응답자의 66.5%는 지방간 관리를 위해 의료진을 통한 적절한 식이나 운동요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과 40대 이상에서 응답률이 더 높아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관리가 의료진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하는 일반인들의 요구를 확인했다. 

또 개개인의 시간과 여유에 따라 쉽게 접근 가능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관리에 대한 요구도 60.2%로 높았으며, 고령일수록, 광역시 또는 중소도시에 거주할수록 이러한 휴대폰 앱을 통한 관리 요구도가 컸다. 보건소 방문을 통한 관리는 47.3%가 희망했고 고령에서 요구도가 높았다.

▲그림 3.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관리를 위해 필요한 점

한양대병원 윤아일린 교수는 "환자 3명 중 1명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진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관리를 위해 가장 권고되는 것은 생활습관 교정"이라며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갖는 것이 성공적인 생활습관 교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원을지대병원 이준혁 교수는 "한국인에게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고혈압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장기적 합병증에 대한 경각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관리에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 개선 역시 개개인 차원에서만 이뤄져 효과적으로 관리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으로 인한 합병증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진에 의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성별, 연령대별로 건강관리 행태가 다르므로 맞춤형 관리 전략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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