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E, 일차의료·내분비내과에서 NAFLD 진단·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FIB-4 점수로 간섬유화 평가 후 저·중·고위험군 분류
피오글리타존·GLP-1 제제, NASH 치료 및 예방에 사용할 수 있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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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일차의료 또는 내분비내과를 찾는 환자 중 숨겨진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환자를 찾기 위해 전문가들이 뜻을 모았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진료현장에서 NAFLD에 대한 질환 인식을 높이고 의료진이 진단 및 관리를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일차의료·내분비내과에서 NAFLD 진단·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가이드라인은 NAFLD 동반 가능성이 있는 2형 당뇨병 환자가 주로 일차의료·내분비내과에서 진료받지만, 질병이 진행됐을 때 간 전문의에게 의뢰된다는 문제점에 따라 마련됐다. 

가이드라인 개발 공동 의장인 미국 에모리대학 Scott Isaacs 교수는 "대다수 NAFLD 환자는 일차의료 및 내분비내과에서 진료받고 있다. 질병이 더 진행됐을 때만 간 전문의에게 의뢰된다"며 "간 전문의가 NAFLD 환자를 진료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차의료 및 내분비내과 전문의도 질환을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에는 NAFLD 선별·진단·관리·의뢰 등에 대한 총 34개의 근거 기반 권고안이 포함됐다. 미국간학회(AASLD)가 가이드라인 개발에 공동 후원했다.

구체적 권고안은 Endocrine Practice 지난달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2형 당뇨병 환자 '70%' NAFLD 동반

지난해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일차의료·내분비내과를 찾는 환자 중 2형 당뇨병 환자 70%, 체질량지수(BMI)가 35kg/㎡ 이상인 2형 당뇨병 환자 90%가 NAFLD를 동반하고 있다.

이들 중 20% 이상은 유의한 간섬유화가 확인됐다(Diabetes Care 2021;44(2):399~406).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NAFLD는 다른 이유로 초음파 또는 CT 검사를 받을 때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 약 70%는 간 효소 수치가 정상이며 간 정밀검사를 받는 사례 역시 드물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NAFLD 동반 가능성이 있는 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일차의료·내분비내과에서 진료받고 있다는 점을 반영, 임상에서 NAFLD를 쉽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권고안을 제시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 

NAFLD 선별검사에 'FIB-4 점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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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전단계 △2형 당뇨병 △비만 △심장대사 위험인자 두 가지 이상 동반 △영상에서 간지방증 확인 △혈장 아미노전이효소 수치 지속적으로(6개월 이상) 증가 등을 포함한 NAFLD 고위험군을 선별하도록 했다.

NAFLD 선별검사에는 비침습적 방법인 FIB-4(간섬유화 지수) 점수를 활용하도록 제안했다. FIB-4 점수는 환자 나이,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AST),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 혈소판 수치 등을 이용해 계산한다. 일차의료에서 간질환 확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FIB-4 점수에 따라 환자군을 간섬유화 저·중·고 위험군으로 분류한 뒤 위험군에 따른 관리전략을 제시했다. 

저위험군은 간 전문의에게 의뢰하기보단, 일차의료·내분비내과에서 비만 관리 및 심혈관질환 예방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도록 했다. FIB-4 점수에서 저위험군으로 판단됐을지라도 여전히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으므로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위험군으로 분류됐다면 간탄력도 검사 또는 간섬유화 정도를 진단하는 ELF(enhanced liver fibrosis) 검사 등 비침습적 검사를 시행하도록 제안했다. 이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판단됐거나 비침습적 검사 후에도 여전히 불확실하다면, 생검 등 추가 검사를 위해 간 전문의에게 환자를 의뢰하도록 했다. 

FIB-4 점수에서 고위험군으로 확인됐다면 간 전문의에게 의뢰하도록 주문했다. 이어 중·고위험군 모두 심혈관질환 및 간경변 진행을 예방하기 위해 간 전문의, 내분비내과 전문의를 포함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Suthat Liangpunsakul 교수는 사설에서 "간 전문의로서 AACE 가이드라인은 일차의료·내분비내과에 적용하기에 실용적이라고 본다"며 "효과적인 선별검사는 일차의료·내분비내과에서 문맥 고혈압 합병증·비대상성 간질환·간세포성 암종 등이 발생하기 전 간 전문의에게 의뢰해야 하는 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NASH 동반 당뇨병 환자, 피오글리타존·GLP-1 제제 고려

일차의료·내분비내과에서 NAFLD 치료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중점을 뒀다. 과체중 또는 비만한 모든 NAFLD 환자에게 생활습관 교정, 체중 감량 등을 권고했고 이를 위해 체중 감소 프로그램, 비만치료제, 적응증에 해당하면 비만대사수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NAFLD 치료제의 경우 아직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약이 없으나 많은 제약사에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다만, 가이드라인에서는 비만하다면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등 체중을 줄이는 약물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생검으로 NASH가 확인된 2형 당뇨병 환자는 피오글리타존과 GLP-1 제제 등 항당뇨병제를 투약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들 약제는 NASH 치료 및 진행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된다.

소아청소년 NAFLD 진단·관리 권고안도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성인과 다른 점은 선별검사에 FIB-4 점수를 권고하지 않은 것이다. 계산식을 소아청소년에게 적용하기엔 나이 항목이 정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이에 임상적 요인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간주되는 소아청소년은 간효소 검사를 진행하도록 제안했다. 관리 전략은 성인과 유사하지만 성인에게 투약할 수 있는 모든 약물이 소아청소년에게도 허가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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