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 배시현 교수팀, 디지털공간프로파일링으로 초기·후기 다른 면역세포 관여 밝혀
"간섬유화 진행 이해도 높일 수 있는 결과…치료 약제 발굴에 가속도 붙을 것"

▲(좌부터)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병리과 정은선 교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국군고양병원 소화기내과 이재준 전문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만성 간질환에 의해 유발되는 간섬유화 진행에 단계별로 다른 면역세포가 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향후 간섬유화에 대한 정밀한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병리과 정은선 교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이상 교신저자), 국군고양병원 이재준 전문의(제1저자) 연구팀은 사람의 간섬유화 초기 및 후기 단계에서 다른 면역단백 발현 양상을 보이는 단핵세포가 관여함을 디지털공간프로파일링(digital spatial profiling)이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규명했다.

유전체 분석 최신 기술인 디지털공간프로파일링은 인체조직 내 특정한 위치를 지정해 해당 부위의 유전체 및 단백질 발현 정도를 분석하는 검사법이다. 많은 질환의 발병 기전을 밝혀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간질환 환자 83명으로부터 얻은 조직 검체에서 간섬유화 관련 유전자 및 단백질을 추출하기 위해 디지털공간프로파일링을 시행했다. 

그 결과, 초기 간섬유화 단계에서는 조직 단핵구가, 후기 간섬유화 단계에서는 대식세포의 아형인 상흔 관련 대식세포가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간섬유화 단계에 따른 단핵세포 발현 영상.

이어 초기와 후기 간섬유화를 구분하고 예측할 수 있는 단백질 조합도 함께 발굴했다. 6개 단백질로 이뤄진 이 단백질 조합은 내부검증에서 높은 예측도를 나타내 향후 간섬유화 치료제 개발에 있어 표적물질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간섬유화 연구들은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섬유화 진행에 관여한다고 추정하고 있었으나, 이번처럼 다수의 환자 검체를 활용해 다양한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수많은 면역조절단백을 동시 분석하고 발병기전을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배시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섬유화 진행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간섬유화 및 간경화에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이번 결과를 토대로 향후 간섬유화 치료 약제 발굴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은선 교수는 "간섬유화는 간의 문맥역(portal area)에서 시작한다"면서 "간문맥역으로 검사 부위를 특정 지어 시행한 이번 연구가 향후 간경화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필수 교수는 "어떠한 면역세포가 관여하는지 아는 것은 간섬유화 및 간경화 진행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라면서 "초기 및 후기 간섬유화에 다른 면역단백 발현을 보이는 단핵세포가 관여함을 밝혀냄으로써 향후 간섬유화 단계에 따른 섬세하고 정밀한 치료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포·분자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Cells 11월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