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AGA '비만 성인 위한 약물 중재 임상 가이드라인' 발표
장기간 체중 관리 시 위고비·삭센다·큐시미아·콘트라브 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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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소화기학계가 생활습관 중재만으로 체중이 조절되지 않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네 가지 비만치료제를 정리했다. 

미국소화기학회(AGA)는 올해 1월 1일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비만치료제들의 무작위 연구를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해, 생활습관 중재만으로 부족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환자에게 투약 가능한 약물을 '비만 성인 위한 약물중재 임상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은 Gastroenterology 11월호에 실렸다. 

가이드라인에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3.0mg)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서방형)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로피온 서방형) 등 네 가지 비만치료제가 1차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권고안에 대한 근거 수준은 중등도다.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한 다학제 패널들은 △위고비 △삭센다 △큐시미아 △콘트라브 △제니칼(오르리스타트) △펜터민 △디에틸프로피온 △젤레시스100 하이드로겔 제제 등에 대한 근거를 검토해 총 9가지 권고안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은 성인에만 초점을 맞췄다.

AGA는 생활습관 중재가 비만 관리의 기본이지만 대부분 환자에게 효과 및 지속성이 제한적이며, 장기적인 비만 관리를 위한 치료제가 개발·승인됐다는 점에서 장기간 약물요법을 안내하고자 가이드라인 개발에 뜻을 모았다.

생활습관 중재만으로 부족한 비만 환자 대상

비만치료제 권고안 제시에 앞서 가이드라인에서는 적용 대상군을 명확히 했다. 체중 관련 합병증이 있으며 생활습관 중재만으로 충분하게 반응하지 않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게 생활습관 중재를 진행하며 약물을 추가하도록 강하게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비만치료제는 만성적으로 투약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약물 또는 중재법 선택은 동반질환, 환자 선호도, 비용, 치료 접근성 등을 포함해 임상적 특징, 환자 필요성 등을 기반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생활습관 중재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 권한 네 가지 비만치료제를 병용했을 때 전체 체중 감량 정도는 △위고비 10.76% △삭센다 4.81% △큐시미아 8.45% △콘트라브 3.01%로 분석됐다.

순이익 고려해 위고비 우선순위 둘 수 있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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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관련 합병증이 있으며 생활습관 중재만으로 부족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는 생활습관 중재를 진행하면서 위고비, 삭센다, 큐시미아, 콘트라브 중 선택해 투약하도록 조건부 권고했다. 

약물별 권고안을 보면, 순이익 정도를 고려해 장기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은 다른 약물보다 위고비를 우선순위에 둘 수 있다고 제시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단, 위고비 성분이자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세마글루타이드는 메스꺼움과 구토 등 이상반응 우려가 있고 위 배출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문제는 점진적인 용량 적정으로 완화할 수 있다. 

아울러 세마글루타이드 등 GLP-1 제제는 췌장염 및 담낭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된 점을 고려하도록 했다. 

삭센다 성분 GLP-1 제제인 리라글루타이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찬가지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에 삭센다도 메스꺼움, 구토 등 이상반응과 위 배출 지연에 주의해야 하고, 췌장염과 담낭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유념하도록 했다.

큐시미아 성분인 토피라메이트는 편두통 치료에 효과적이므로, 편두통 동반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게 큐시미아를 우선 투약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으며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큐시미아를 투약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이와 함께 토피라메이트는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가임기 여성은 토피라메이트 성분 약물 투약 시 효과적인 피임법을 지속하도록 제안했다. 

콘트라브는 금연을 시도하거나 우울증을 동반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발작장애 환자에게 콘트라브를 투약하면 안 되며 발작 위험이 높은 환자라면 주의해 투약하도록 당부했다. 

또 콘트라브는 아편제제와 병용해선 안 되며, 복용하는 기간 특히 치료 첫 12주 동안에는 혈압과 심박수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도록 주문했다. 

제니칼 투약 시 최소 2시간 간격 두고 멀티비타민 복용해야

네 가지 비만치료제와 달리 제니칼은 체중 관련 합병증이 있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권하지 않았다. 

그러나 잠재적으로 적은 체중 감량 혜택을 높게 평가하면서(high value)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 우려가 적은(low value) 환자라면 제니칼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들에게는 비타민 A, D, E, K 등 지용성비타민을 포함한 멀티비타민을 제니칼과 최소 2시간 간격을 두고 매일 복용하도록 주문했다. 

근거 수준은 낮지만 펜터민과 디에틸프로피온을 투약할 수 있다고 조건부 권고했다.

FDA는 펜터민 또는 디에틸프로피온 단독요법을 12주 단기 진행하도록 승인했다. 그러나 체중 관리는 만성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임상에서는 오프라벨로 두 약물을 12주 이상 투약하는 사례가 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펜터민 또는 디에틸프로피온을 투약하면 안 되며, 치료 기간에는 혈압과 심박수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도록 주문했다. 

아울러 젤레시스100 초흡수성 하이드로겔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체질량지수(BMI) 25~40kg/㎡인 성인에게 임상시험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 개발을 이끈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Eduardo Grunvald 교수는 "약물은 생활습관 문제가 아닌 생물학적 질환을 치료한다. 비만은 장기적으로 생활습관 중재만으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라며 "체중 감량을 돕는 치료옵션으로서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면 관절 통증, 당뇨병, 지방간, 고혈압 등 체중 관련 합병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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