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전단계 대상 D2d 등 기존 무작위 연구, 당뇨병 예방 효과 유의하지 않아
3개 무작위 연구 메타분석 결과, 당뇨병 위험 15% 의미 있게 감소
美 연구팀 "비타민D, 당뇨병 전단계 성인 당뇨병 위험 감소에 효과적"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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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타민D가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지를 두고 다시금 논란이 불거졌다.

기존 발표된 D2d 등 무작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D를 복용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당뇨병 위험은 감소하는 경향만 관찰되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그러나 이들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비타민D 복용 시 당뇨병 위험이 의미 있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메타분석을 진행한 연구자는 D2d 연구에 참여했던 미국 터프츠 메디컬센터 Anastassios G. Pittas 교수다. 

메타분석 결과는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기존 무작위 연구 결과, 당뇨병 위험 감소 경향만 관찰

이번 메타분석의 대상이 된 무작위 연구는 경구용 비타민D인 △콜레칼시페롤 매주 2만IU 복용 관련 연구 △콜레칼시페롤 매일 4000IU 복용 관련 D2d 연구 △엘데칼시톨 매일 0.75mcg 복용 관련 DPVD 연구 등 총 세 가지다.

이들 연구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새로운 당뇨병 발생에 비타민D가 미치는 영향을 위약과 비교했다. 

콜레칼시페롤 매주 2만IU 복용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D 복용 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당뇨병 위험은 통계적 유의성 없이 10% 감소 경향만 나타났다(HR 0.90; 95% CI 0.69~1.18). 이에 비타민D가 당뇨병 전단계에서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J Clin Endocrinol Metab 2016;101(4):1647~1655).

비타민D를 복용하더라도 당뇨병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에 가장 큰 무게를 실은 근거가 2019년 발표된 D2d 연구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2.5년 추적관찰(중앙값) 이후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당뇨병 위험은 콜레칼시페롤 4000IU를 매일 복용했을 때 위약 대비 12% 낮은 경향만 관찰됐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HR 0.88; 95% CI 0.75~1.04)(N Engl J Med 2019;381:520~530).

아울러 지난해 발표된 일본인 대상 DPDV 무작위 연구에서도 당뇨병 전단계 성인이 엘데칼시톨 0.75mcg를 매일 복용하면 당뇨병 위험이 13% 감소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HR 0.87; 95% CI 0.67~1.17)(BMJ 2022;377:e066222). 

비타민D, 정상 혈당 조절 가능성 30%↑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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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 가지 무작위 연구에 참여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 데이터를 메타분석한 결과, 비타민D 복용 시 당뇨병 위험은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고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메타분석은 당뇨병 위험이 높은 당뇨병 전단계 성인에서 비타민D 역할을 명확히 정리하고자 이뤄졌다. 

세 가지 연구에는 총 4190명의 당뇨병 전단계 성인이 참여했다. 비타민D군은 2097명, 위약군은 2093명이었다. 평균 나이는 61세였고 44%가 여성이었다. 등록 당시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9.5kg/㎡, 당화혈색소는 5.9%였다.

추적관찰 3년(중앙값) 동안 당뇨병을 진단받은 군은 비타민D군 475명, 위약군 524명이었다. 

이를 토대로 비타민D군의 당뇨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 위약군 대비 15% 유의하게 낮았다(HR 0.85; 95% CI 0.75~0.96). 3년 절대 위험 감소율은 3.3%였다. 이 같은 비타민D 효과는 사전에 정의한 하위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비타민D군 중 추적관찰 동안 평균 혈중 비타민D 수치가 50~74nmol/L(20~29ng/mL)인 군과 비교해 최소 125nmol/L(50ng/mL 이상)을 유지한 군에서 콜레칼시페롤이 당뇨병 위험을 76% 의미 있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HR 0.24; 95% CI 0.16~0.36). 3년 절대 위험 감소율은 18.1%였다.

아울러 비타민D는 정상 혈당 조절로 돌아갈 가능성을 30% 높였다(RR 1.30; 95% CI 1.16~1.46). 신장결석, 고칼슘혈증, 고칼슘뇨증, 사망 등 이상반응 발생률은 비타민D군과 위약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미국 터프츠 메디컬센터 Anastassios G. Pittas 교수는 논문을 통해 "비타민D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며 "단, 이번 연구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했기에 일반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메타분석 결론이 분석 대상이 된 세 가지 무작위 연구 결론과 반대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Pittas 교수는 "세 가지 연구에서 비타민D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당뇨병 진행 위험을 낮췄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며 "이는 각 연구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볼 수 있는 수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위험 감소가 작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개별 참가자 데이터에 대한 메타분석은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적 힘을 강화시킨다. 데이터를 통합해 진행한 메타분석 결과, 비타민D가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당뇨병 위험을 의미 있게 낮췄다"며 "이번 메타분석 결론은 세 가지 연구와 동일하다. 차이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렴하게 당뇨병 발생 지연 vs 고용량 매일 복용하면 위험할 수도

이번 연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일랜드 더블린대학 Malachi McKenna 교수는 논평을 통해 메타분석 대상이 된 세 가지 연구 모두 비타민D를 복용해도 당뇨병 위험 감소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Pittas 교수는 하나의 개별 연구만으로 비타민D의 당뇨병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Pittas 교수는 "메타분석에서 확인한 비타민D 복용에 따른 상대적 당뇨병 위험 감소 정도는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DPP)에서 보고한 강력한 생활습관 중재, 메트포르민 치료 등 다른 당뇨병 예방 전략과 비교하면 작다"면서도 "그러나 전 세계 당뇨병 전단계 성인 약 3억 7400만명에 적용해 추정하면 저렴한 비타민D가 1000만여 명의 당뇨병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McKenna 교수는 메타분석에서 비타민D의 안전성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으나, 아주 고용량의 비타민D를 매일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메타분석에서 비타민D의 당뇨병 예방 효과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125nmol/L 이상일 때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수치는 비타민D를 매일 4000IU(100mcg)를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미국국립보건원(NIH) 등 대다수 정부기관은 혈중 비타민D 수치가 125nmol/L 이상이면 잠재적 이상반응과 연관됐다며 이를 피하도록 주의를 요하고 있다.

McKenna 교수는 "비타민D의 혜택과 위험을 의료진에게 조언하는 전문가 단체는 정부기관의 조언을 인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비타민D 섭취량, 혈중 비타민D 수치, 안전성 한계 등에 대한 건강 권고안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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