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펙수클루, P-CAB 제제 중 유일하게 위염 적응증 확보
PPI∙H2RA 제제와 직접적 경쟁…변수는 180원대 형성된 가격
식약처, 천연물의약품 활성화 조짐…생약 성분 치료제 시장도 경쟁자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라니티딘 사태 이후 파모티딘을 비롯한 히스타민-2 수용체(H2RA) 및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방어인자증강제 등 다양한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는 위염 치료제 시장에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의 출전으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대웅제약은 P-CAB 제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이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P-CAB 제제로는 유일하다.

지난 4월 PPI로서 유일하게 위염 치료제로 승인받은 대원제약의 에스코텐(에스오메프라졸) 역시 주목받는 가운데, P-CAB도 등장하며 위염 치료제 시장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는 모두 가능한 위염치료… P-CAB∙PPI∙H2RA, 누가 웃을까

경증 미란성 위염은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이 있고, 중증은 위염 치료제 의약품을 투여해도 치유가 어려워져 다른 치료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 위약 대비 우월성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자 네트워킹 강화, 내시경 가이드 제작 등을 통해 위약 대비 임상을 성공시키며 위염 치료 적응증을 확보했다.

이처럼 대웅제약이 펙수클루를 통해 P-CAB 제제 중 유일하게 위염 치료 적응증을 획득함에 따라 경쟁상대가 누가 될 지 이목이 끌리고 있다.

이에 PPI, H2RA, 생약 성분 치료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 중 PPI에서 유일하게 위염 치료로 승인받은 제품은 대원제약의 에스코텐이다.

대원제약은 기존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로 승인받은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을 갖고 업계에서 처음으로 PPI 치료제로 변신을 시도했다.

에스코텐은 기존 위염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파모티딘과의 비교 임상을 통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특히 시장에 출시된 PPI는 위식도역류질환(GERD)에 대한 적응증 밖에 없어 위염, 소화불량과 같은 경증 환자 대상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이에 용량을 줄인 에스코텐이 그 대체제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위염 치료제 대표품목 라니티딘이 불순물 검출 사태가 붉어지면서 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반사이익을 받은 파모티딘, 라푸피딘 성분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위염 치료 시장의 핵심 품목으로 자리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파모티딘은 2019년 265억원에서 2021년 536억원으로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오리지널 품목 동아에스티의 가스터는 107억원에서 183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라푸티딘도 2019년 167억원에서 2021년 256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해당 두 품목은 시장 퇴출 전 700억원 이상을 기록하던 라니티딘의 매출을 잘 흡수했다는 평가다.

위염 치료 천연물 의약품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5월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지난 3년간 중단됐던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도 천연물의약품발전협의체 관련 제도분과위원회 미팅이 진행되는 등 협의체가 재운영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기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다른 천연물안전관리원 설립을 추진한다며, 천연물 제품의 위해물질 관리 등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구축 의지도 밝혔다.

또 방어인자증강제 시장 1위 점유율을 갖고 있는 레바미피드 성분이 2023년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에 올라감에 따라, 최악의 경우 급여 퇴출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어 대체제로 거론되고 있는 위염 치료 성분 천연의약품이 재조명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동아에스티 스티렌(애엽95%에탄올연조엑스), 최근 개발된 종근당 지텍(육계건조엑스)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다양한 호재를 업고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변수는 증상의 차이와 가격?

위염 치료의 처방 변수는 증상의 심화도가 될 전망이다.

보통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도 있고, 대개 위염 환자에서 역류나 쓰림 증상이 있을 때 PPI, 소화불량증인 경우에는 H2RA와 모사프리드 계열 등의 prokinetics 제제가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위염 치료라는 적응증을 가진 P-CAB과 PPI가 등장하면서 어떤 치료 요법에 쓰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개원의는 “경미한 위염은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어 필요 이상으로 약효가 센 치료제를 우선 처방하지 않는다”며 “증상의 유무∙질환을 앓았던 기간 등이 처방 요소로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 치료에선 H2RA가,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PPI 혹은 P-CAB이 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에스코텐은 파모티딘과 비열등성 임상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파모티딘 제제에서 가장 높은 가격인 189원이 책정됐다.

대원제약은 GERD 치료 대상 에스오메프라졸 20mg 제제 에스원엠프를 갖고 있다. 에스원엠프 20mg의 가격은 764원.

회사 측은 에스코텐의 약가가 기존 에스원엠프 20mg의 가격인 764원을 기준으로 고려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적응증이 유사하고 비교임상을 진행한 파모티딘에 초점이 더 맞춰져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였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에스오메프라졸이 기존에 승인받았던 적응증의 차이, 대원제약이 비열등성 입증을 위해 비교 임상을 진행한 약제가 약가가 낮은 파모티딘이었기 때문에 대체제 측면에서도 고심을 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에 위염 치료제로 승인받은 펙수클루 10mg도 약평위와의 협상 결과에 따라 그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승인받은 펙수클루 40mg의 가격은 959원.

다만, 다양한 품목을 갖고 있는 에스오메프라졸과 달리 P-CAB의 경우 시장에 나와있는 건 케이캡과 펙수클루만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 에스코텐과 펙수클루는 또 다른 특수 케이스여서 실제 약가는 약평위의 판단을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위염 치료 적응증을 가진 PPI와 H2RA가 180원대, 생약 성분 위염 치료제 스티렌투엑스도 205원이라 펙수클루도 회사 생각보다 더 낮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신약 프리미엄과 기존 치료제 시장이 형성하고 있는 가격 사이에서 어떻게 판단되냐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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