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업계, ESG 경영 중 ‘E’ 중요성 인식
국내 제약업계, 자발적 친환경 ESG 펼쳐 ‘업계 특성에 맞는 정책 필요’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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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친환경의 중요도가 전 산업군에서 커지면서 제약업계 역시 환경에 중점을 둔 ESG 경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기업의 ESG 법제화를 추진하며 특히 E(환경) 영역의 규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환경의 날을 맞아, 온실가스 배출 감소·탈플스라틱 등 친환경 정책과 규제를 시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법제화·정책화를 맞닥뜨린 국내 제약업계는 이미 환경 문제 인식을 통한 ESG 활동을 진행하며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제약업계, 10여년전부터 환경 문제 관심…미국·유럽 등의 ESG 법제화 대비 완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은 국제 통상을 주도하기 위해 ESG 환경 규제를 무역 협정에 도입하고 있다.

2021년 이후 EU에서는 지속가능성정보공시지침안(CSRD), 기후관련 위임 입법 등이 미국에서는 기후 위험 공시법 등이 통과됐다.

이처럼 친환경이 주요 이슈로 부각된 것은 ESG 평가 항목 중 기업의 환경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투자유치와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다른 기업과의 경쟁력이 된다.

실제 글로벌 제약업계는 수준 높은 친환경 활동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암젠은 탄소 배출량과 폐기물 처리량 감소 및 수자원 보존을 목표로 하는 환경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특히 2021년에는 ESG 보고서를 발표하며 ‘글로벌 2027 환경 지속가능성 계획’이라는 슬로건 아래 탄소 중립 100% 달성, 수자원 40% 절약, 폐기물 75% 감축을 목표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의약품 접근성을 개선하고 건강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가능성 녹색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녹색 채권은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활동, 프로젝트, 자산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고 차환하는데 사용되는 채권이다.

노바티스는 녹색 채권을 접근성·저소득 국가 의료불평등 해소 등 사회 환원을 위한 비용 등으로 활용했다.

다케다는 2019년부터 탄소 중립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공장과 내부 운영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40%까지 줄여 궁극적으로 2040년까지 탄소 제로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외국계 제약사 관계자는 “환경 문제에 대한 중요성은 본사 차원에서 해외 ESG 법제화 이전부터 인지하고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친환경에 대한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제약업계, 선제적으로 ‘친환경화’ 추진 중

이처럼 글로벌 제약사들은 규제에 대한 인식·가이드라인을 갖고 ESG 활동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제약업계 ESG, 특히 E(환경)에 대한 규제 및 가이드라인은 미비하다.

그에 따라 제약산업에서 ESG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저조한 편이다.

한국제약바이오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매년 시행하는 기업별 ESG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A+등급을 받은 16개 기업 중 제약바이오 기업은 없었고, A등급을 받은 93개 기업 중 제약바이오 기업은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2곳뿐이라고 전했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약업계의 ESG 수준은 타 산업군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라고 판단하며, 정부 정책 중점도에 맞게 협의를 이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ESG 경영의 법제화에 대한 움직임은 감지된다.

포괄적 경제 무역 협정(CETA7) 등 기존 해외 여러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ESG 평가가 국제적으로 표준화 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국내에서도 대응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이에 오는 2030년까지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겠다는 정부 계획도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생겼다.

윤 대통령의 환경 문제에 대한 언급도 ESG 정책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정부 정책 기조 맞게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의약품 생산, 폐의약품 처리 등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정부는 업계 특성에 맞춘 현실적인 ESG 접근법을 제시해 세심한 지원 및 제도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일부 국내 제약사는 선제적으로 친환경 경영을 시행하는 곳도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및 감축 의무가 없음에도 전 계열사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했다.

또 제품 친환경 리뉴얼, 사내 다회용 컵 사용 캠페인 등 꾸준한 대내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보령은 최근 혈액투석액(PE) 용기 업사이클링을 위해 재활용 전문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회수된 PE 용기는 화장품 용기 등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100% 자원순환돼 월 118톤, 연간 1416톤의 플라스틱 절감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2019년부터 미세먼지 저감 활동을 위한 캠페인, 생산설비·공정에 대해 환경경영 국제표준인 ISO 14001 인증 취득,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개선한 포장재인 그린 에코 패키지를 도입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계의 ESG에 대한 자발적인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며 “ESG 모든 요소가 중요하지만 특별히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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