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서 개정 가이드라인 내 HFpEF 권고등급 상향 언급
비급여 처방에 환자 '긍정'...진료지침 발표 후 급여 작업도 진행될 듯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는 12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자디앙 심부전 적응증 확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한심부전학회 관계자들은 오는 22일 발표되는 국내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에서의 SGLT-2 억제제의 입지가 높아질 것이라 예고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는 12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자디앙 심부전 적응증 확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한심부전학회 관계자들은 오는 22일 발표되는 국내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에서의 SGLT-2 억제제의 입지가 높아질 것이라 예고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심장 박출률과 관계없이 전체 심부전 치료제로 등극한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한국 가이드라인도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자디앙 심부전 적응증 확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대한심부전학회 조현재 진료지침이사(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국내에서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치료제로서의 SGLT-2 억제제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 강조했다.

그동안 심부전학회는 심부전 진료지침 개정판 출간을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해왔다. 약 3개월 동안 대한당뇨병학회 등 유관학회 10곳과 진료지침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했고 오는 22일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조 이사는 "최근 국내 임상경험을 합쳐 한국만의 심부전 진료지침을 마련했다"며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최신의 데이터를 담고 있는 만큼 SGLT-2 억제제의 권고 수준도 일정 부분 격상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은 자디앙이 국내서 허가를 받게 한 연구인 EMPEROR-Preserved 임상3상이 결정적이다.

연구에는 뉴욕심장학회(NYHA) 기능 등급이 II-IV이고 박출률이 40% 이상인 만성 HFpEF 환자 6000여 명이 모집됐다.

연구 결과, 자디앙은 HFp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을 21% 유의하게 낮췄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비율은 자디앙이 13.8%로 위약(17.1%)보다 낮았다.

이상반응은 당뇨병 환자에게서 보고된 것과 일치했다. 자디앙 복용 시 단순 생식기 및 요로감염, 저혈압 등이 빈번하게 확인됐지만, 이전에 보고됐던 이상반응이었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

이 연구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변화하게 한 주역이기도 했다.

앞서 올해 4월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부전학회(HFSA)는 심부전 진료지침 개정판을 공개하며 심부전 약제의 한 축으로 SGLT-2 억제제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SGLT-2 억제제 자디앙은 HFpEF에서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혈관 사망률 또는 재입원율을 줄이면서 주목 받았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부전 전 단계부터 제2형 당뇨병이 있고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거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실제 HFpEF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는 심혈관계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고 ARNi, ARB, MRA의 권고 수준인 2b보다 높은 2a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심장학회(ESC)도 2021년 개정한 가이드라인에서 자디앙을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의 초기 치료제로 최고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다.

임상연구와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의 권고등급을 감안할 때, 국내 가이드라인 중 HFpEF에서의 권고등급은 미국에서 설정한 2a 단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이사는 "한국은 5~10년 전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연구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고, 글로벌에서 시행되는 첫 연구 사례도 많다"며 "이제 한국의 진료지침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가이드라인을 따라가거나, 소폭 변경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비급여에도 현장에서는 긍정 평가...급여 작업도 속도내나?

자디앙이 기존 당뇨병 치료제에서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한 5월 이후 진료 현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해당 적응증에 급여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 비급여로 처방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현재 자디앙은 제2형 당뇨병에서 급여가 인정되지만, 심부전에서는 급여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비급여로 심부전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비급여인 만큼 심부전 환자에게 처방될 때 자디앙의 1일 약가는 660원, 한달에 1만 9800원 정도다.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순환기내과)는 "적응증 확대 이후 실제 비급여로 환자들에게 처방 중"이라며 "환자들에게 자디앙이 심부전 예후 개선을 입증했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심부전으로 사용 가능한 점을 설명하면 큰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학계에서는 자디앙의 급여기준도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 교수는 "심부전 환자에 자디앙 처방이 늘어나려면 SGLT-2 억제제도 심부전에서 효과를 보인다는 인식개선과 함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급여 기준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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