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
심혈관질환·고위험군 목표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우리나라도 미국발 목표혈압 강하 움직임에 동참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을 발표하며 심혈관질환 및 고위험군의 목표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권고했다.

2017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는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mmHg 이상으로 강화하며 목표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낮추도록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한고혈압학회는 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을 통해 심혈관질환 및 고위험군의 목표 수축기혈압을 130mmHg까지 최대한 낮추도록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근거로 대한고혈압학회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적극적 강압치료의 중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개정된 이번 고혈압 진료지침은 최근 발표된 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보완됐다. 

혈압측정 주기, 일반인 '2년'·고위험군 '1년'

먼저 학회는 고혈압이 진단되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 최소 2년마다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을 조기 진단하도록 권고했다. 고위험군의 혈압 측정 주기는 1년으로 제시했다.

고혈압 일차선별 목적의 측정법으로 진료실 혈압을 권고했고, 진료실 밖 혈압은 혈압이 높은 환자에게 추가로 시행하도록 주문했다.

고혈압 진단·치료 모니터링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이 되는 것은 올바른 혈압측정이다. 이에 업데이트된 지침에서는 2018년과 비교해 올바른 혈압측정에 대한 표준화된 방법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특히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인 가정혈압과 활동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관련된 최근 연구 결과를 근거자료로 보강했다. 이어 진료실 혈압에 해당하는 각각의 상응혈압도 새롭게 제시했다.

적극적 강압치료 시 목표혈압 '130/80mmHg 미만' 단순화

주목할 권고안은 심혈관질환 및 고위험군에게 목표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낮추도록 권고한 대목이다.

2018년에 진료지침은 고혈압 진단 기준에 대해서 기존 140/90mmHg을 유지하는 보수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심혈관질환 및 고위험군의 목표 수축기혈압을 130mmHg까지 낮추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목표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적극적 강압치료를 시행할 때 진료실 혈압과 진료실 밖 혈압 간 대응혈압에서 백의효과 영향이 미미해지는 점을 고려했다. 

이와 함께 고령 동양인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 연구인 STEP 연구 결과,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낮춘 군이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군에 비해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점을 반영했다. 

이에 적극적 강압치료 시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단순화하고 임상상황에 따른 목표혈압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합병증이 없는 단순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기존과 동일하게 140/90mmHg 미만을 유지했다. 

합병증이 없지만 무증상 장기손상, 심뇌혈관 위험인자가 다발성(3개 이상 또는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 2개 이상)으로 존재한다면 130/80mmHg 미만으로 낮췄다. 

심혈관질환, 단백뇨 동반 만성 콩팥병 및 열공성뇌경색이 합병된 고혈압 환자는 기존과 동일하게 130/80mmHg 미만을 권고했다. 

뇌졸중과 당뇨병이나 단백뇨를 동반하지 않은 만성 콩팥병 환자는 고혈압 합병증으로 고위험 요인이 맞지만 임상 근거가 부족해 목표혈압을 기존처럼 140/90mmHg 미만을 유지했다. 

당뇨병은 2018년 진료지침에서는 심혈관질환 동반 여부에 따라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 또는 140/85mmHg 미만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올해 지침에서는 임상적 심뇌혈관질환이 없더라도 무증상 장기손상,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 2개 이상 및 만성 콩팥병 3, 4, 5기가 동반된 당뇨병은 고위험 당뇨병으로 정의하고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낮췄다.

저위험 또는 중위험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은 140/90mmHg 미만으로 정했다. 2018년 진료지침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의 이완기 목표혈압은 기존 HOT 연구를 바탕으로 85mmHg를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이 연구의 당뇨병 환자는 고위험군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어 위험도에 따라 목표혈압을 구분하면서 별도의 이완기 목표혈압은 제시하지 않았다.

아스피린 복용, 고령 고위험군에 국한해 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어 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 개념을 확대 적용했다. 백의고혈압 및 가면고혈압을 고혈압 진단에 적용하는 것에 추가하고, 유럽 고혈압 진료지침을 준용해 치료 중 백의 비조절 고혈압과 가면 비조절 고혈압을 정의해 적극적 강압치료의 효과와 환자 안전을 재고했다. 

또 정확한 신기능 평가가 필요할 때 시스타틴 C를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만성 콩팥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고령 환자에서 근육량이나 영양상태에 따라 기존 크레아티닌 검사로 정확한 신질환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춤형 목표혈압을 제시하는 데 있어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 고혈압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고위험군에 국한해 권고했다. 고령 고혈압 환자에서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출혈 위험 관련 부작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혈압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아스피린 이득이 명확한 심혈관질환, 죽상경화증 및 고위험군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투약하고, 위험도가 낮은 고령 환자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이미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환자가 연령이 증가해 고령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아스피린을 중단할 경우 환자 위험도에 따라 임상의가 판단하도록 했다. 

아울러 고혈압 치료 지속성을 개선하고자 최근 연구 결과 및 국제적 고혈압 진료지침을 준용해, 하루 한 번 투약과 단일제형 복합제의 적절한 사용에 대해 권고 등급을 부여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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