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 개최
가정혈압 측정 중요성 강조되지만 보편화 막는 방해물 존재
활성화 위한 환자 교육 중요성 강조…건강보험 급여화 제안

▲13~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가정혈압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충남대병원 박재형 교수는 '의사는 왜 가정혈압에 관심이 없을까?'를 주제로 발표했다. 
▲13~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가정혈압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충남대병원 박재형 교수는 '의사는 왜 가정혈압에 관심이 없을까?'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고혈압학회가 고혈압 관리를 위해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보편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사와 환자가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인지할지라도 보편화를 막는 방해물이 존재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에게 가정혈압을 측정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3~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가정혈압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만 가정혈압 측정

학회는 고혈압, 백의고혈압, 가면고혈압을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하고자 가정혈압 측정을 권고한다. 이를 통해 고혈압 환자는 복용하는 항고혈압제 개수를 줄일 수 있어 의료 경제적 측면에서 유용성이 높다.

하지만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진행하는 환자는 적다. 학회가 2017년 고혈압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혈압측정실태를 조사한 결과, 가정혈압 인지도는 60.6%였지만 3명 중 1명(31.3%)만 가정혈압을 측정했다. 

고혈압 환자가 가정혈압을 측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적극적 권유가 중요하다. 의사들은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올해 군포시의사회가 의사 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7명은 환자에게 가정혈압 측정을 권유했다. 가정혈압 측정에 대한 환자 동기 부여를 위해 의사는 △백의고혈압 진단을 위해 필요(44%) △고혈압 진단을 위해 필요(32%) △고혈압을 더 잘 조절할 수 있음(32%) △가면고혈압 진단을 위해 필요(28%) △심혈관질환 예후 판정에 더 효과적(8%) 등을 설명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원광대 산본병원 이은미 교수(순환기내과)는 "의사가 가정혈압 측정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환자도 꾸준히 혈압을 측정한다"며 "고혈압 초진 환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혈압에 대한 관심이 줄어 1년이 지나면 약 50%가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는다고 보고된다. 의사가 환자에게 가정혈압을 지속적으로 측정하도록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가정혈압 측정 보편화 막는 방해물은?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는 의사, 환자, 의료시스템 측면에서 보편화를 막는 방해물로 인해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사 입장에서 가정혈압 측정 보편화를 막는 방해물은 △가정혈압계 정확도에 대한 불신 △업무 증가에 대한 우려 △데이터 관리 추가 업무 △보상체계 미비 등이 꼽힌다. 

환자 측면에서는 △가정혈압 측정의 어려움 △자가 측정 정확도에 대한 불신 △의료진의 관심 부족 △의료진이 관심 없을 것이라는 오해 △혈압계 구매를 위한 비용 문제 등이 지목된다. 

학회 혈압측정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음(65.5%) △병원 진료받을 때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35.1%) △가정혈압이 정확하지 않다는 인식(24.5%) 등을 이유로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의료시스템 측면의 방해물은 △혈압 측정치를 의료정보시스템에 넣기 위한 새로운 기계 및 저장장치 등 필요 △최신 장비나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혈압 측정치 분석 시 추가 비용 필요 등이 꼽힌다. 

문제점의 해결책으로 가정혈압포럼 가정혈압 관리지침을 통한 의료진 교육 강화 및 환자가 측정한 가정혈압이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는 기계 보편화 등 방안이 제안됐다.

충남대병원 박재형 교수(심장내과)는 "의사는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보다 가정혈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환자에게 꾸준히 교육해야 한다"며 "환자 교육 영상이나 인포그래픽 등을 활용한다면 가정혈압 측정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조비룡 교수는 '가정혈압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조비룡 교수는 '가정혈압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가정혈압 활성화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이와 함께 가정혈압과 관련해 건강보험공단의 보험 급여화 방안이 제안됐다. 먼저 고혈압 환자가 가정혈압 측정을 위해 혈압계를 구입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불하거나 장비 구매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은 메디케이드를 통해 환자 연령, 상태, 치료력 등을 바탕으로 8년에 1개 기기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또 측정한 가정혈압을 분석하는 의사 행위에 대한 수가를 마련한다면 환자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가정혈압 측정을 권유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일차의료 만성질환 환자관리 시범사업에서 교육 상담수가를 책정하고 있어, 정부도 상담 및 진료에 대한 수가 필요성을 인지한 상황이다. 

가정혈압 측정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인 가운데, 향후 지원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구체적 지원 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조비룡 교수(가정의학과)는 "인센티브 도입에 따른 효과는 즉시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진다. 문제는 인센티브 관련 임상연구들이 결과적으로 심혈관질환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라며 "가정혈압 측정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가 도움 된다면 어떻게 지불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정혈압 측정을 활성화시켜 심혈관질환을 줄일 수 있는 수가 책정 방법을 제시한다면 정부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오주연 부연구위원은 "가정혈압은 혈압계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기기에 대한 지원이 지금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민도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공감해야 수가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부연구위원은 이어 "가정혈압 측정을 잘 이행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장기간 합병증 발생 및 의료비 절감 정도 등을 비교한 결과를 제시한다면 수가 마련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 연구로 확인할 수 없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근거를 쌓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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