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연동형 인슐린 펌프 사용하는 1형 환아 대상 연구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 사용 기간, 적정 혈당 범위 머문 시간 백분율 높아
저혈당 위험 높이지 않으면서 혈당 등 지표 개선

▲NEJM 1월호에 실린 'Closed-Loop Therapy in Young Children with Type 1 Diabetes' 논문 소개 영상 캡처(N Engl J Med 2022;386(3):209~219).
▲NEJM 1월호에 실린 'Closed-Loop Therapy in Young Children with Type 1 Diabetes' 논문 소개 영상 캡처(N Engl J Med 2022;386(3):209~219).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 혜택이 있는 인공췌장을 7세 이하 환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인슐린 펌프 치료를 받는 1~7세 1형 당뇨병 환아를 대상으로 인공췌장으로 알려진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hybrid closed-loop therapy)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저혈당 위험을 높이지 않고 혈당조절을 개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은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CGM)가 결합된 형태이다. 혈당수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반자동으로 인슐린을 전달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높은 연령대의 소아청소년이나 성인 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확인됐다.

그러나 아주 어린 1형 당뇨병 환아에서 센서 연동형 인슐린 펌프 대비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의 효능과 안전성은 불분명했다.

이번 연구에 따라 심각한 위험 없이 1형 당뇨병 환아의 혈당관리에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이면서 향후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기관 무작위 교차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NEJM 1월호에 실렸다(N Engl J Med 2022;386(3):209~219).

7세 이하 환아, 혈당 변화에 취약…가족 부담도 커

7세 이하의 어린 1형 당뇨병 환아는 혈당 변화에 취약하며, 혈당 수치가 높다면 잠재적으로 뇌 발달이 느려질 수 있다. 게다가 혈당관리가 어려워 환아를 돌보는 가족의 부담도 크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Julia Ware 교수는 "1형 당뇨병 환아의 보호자는 일반적으로 야간 저혈당을 두려워한다. 어린 환아가 저혈당이 발생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보호자가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없는 경우, 권고하는 적정 혈당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러한 문제로 가족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센서 연동형 인슐린 펌프는 혈당조절을 개선할 수 있지만 관리 부담은 여전히 높다. 기저인슐린 전달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은 높은 연령대의 소아청소년에서 혈당관리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주 어린 환아에 대한 근거는 제한적이다. 

다나 인슐린 펌프 + 덱스콤G6 + CamAPS FX 앱 활용

이번 연구에서 혈당관리에 활용한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은 유럽에서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인슐린 펌프와 CGM 그리고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CamAPS FX로 구성됐다. 인슐린 펌프는 국내 수일개발의 다나 인슐린 펌프(Dana Diabecare RS)를, CGM은 덱스콤G6를 활용했다.

스마트폰은 인슐린 펌프 및 CGM 송신기와 무선으로 통신하고 실시간 혈당 측정값을 기반으로 인슐린 용량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혈당이 사용자가 지정한 임계값보다 떨어지거나 초과하는 경우 경고음을 보낸다.

CamAPS FX 앱을 개발한 미국 케임브리지대학 Roman Hovorka 박사는 "앱은 환아에게 매일 어느 정도 인슐린이 필요하고 하루 시간에 따라 혈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학습한다"며 "이 정보를 사용해 이상적인 혈당 도달을 돕기 위한 인슐린 용량을 조절한다. 식사시간 외에는 완전히 자동화되므로 보호자는 자녀의 혈당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적정 혈당 범위 머무른 시간 백분율 8.7%p 더 높아

2019~2020년 오스트리아, 독일, 룩셈부르크, 영국 등의 7개 의료기관에서 인슐린 펌프 치료를 받고 있는 1~7세 1형 당뇨병 환아 74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5.6세였고 등록 당시 평균 당화혈색소는 7.3%였다. 

전체 환아는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을 16주 동안 활용한 이후(치료기간) 16주간 센서 연동형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거나(대조기간), 치료기간과 대조기간을 바꿔 이용했다.

1차 목표점으로 치료기간과 대조기간의 적정 혈당 범위(70~180mg/dL)에 머무른 시간 백분율 차이를 계산했다. 분석은 연구 중 탈락한 피험자를 포함한 치료의향분석(ITT)으로 진행됐다.

▲NEJM 1월호에 실린 'Closed-Loop Therapy in Young Children with Type 1 Diabetes' 논문 연구 결과 영상 캡처(N Engl J Med 2022;386(3):209~219).
▲NEJM 1월호에 실린 'Closed-Loop Therapy in Young Children with Type 1 Diabetes' 논문 연구 결과 영상 캡처(N Engl J Med 2022;386(3):209~219).

그 결과, 치료기간이 대조기간보다 적정 혈당 범위에 머무른 시간 백분율이 8.7%p 유의하게 높았다(P<0.001). 

이는 1일 125분 차이이면서 하루 4분의 3(71.6%)을 적정 혈당 범위에서 머무른 것으로 해석돼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고혈당(180mg/dL 이상) 상태로 보낸 시간 백분율은 치료기간이 대조기간보다 8.5%p 낮았다(P<0.001). 저혈당(70mg/dL 미만) 상태에 머문 시간 백분율은 두 기간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74). 연구 종료 당시 평균 당화혈색소 차이는 -0.4%p로 치료기간이 대조기간 대비 낮았다(P<0.001). 

아울러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을 활용한 치료기간의 95% 동안 폐쇄회로 모드에 있었다. 이는 해당 연령대에서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편리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높은 연령대 소아청소년의 사용과 견줄만한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중증 저혈당은 치료기간에 1건 발생했는데, 시스템 오작동보단 부모의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발생하지 않았고, 다른 이상반응 발생률은 치료기간과 대조기간의 차이가 없었다.

Ware 교수는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은 저혈당에 머문 시간의 증가 없이 아주 어린 1형 당뇨병 환아의 혈당을 의미 있게 조절했다"며 "CamAPS FX는 저혈당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 고혈당 및 평균 혈당 수치를 포함해 여러 지표를 개선했다.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이 1형 당뇨병 환아에게 중요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환아·보호자 삶의 질 향상 기대

연구팀은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으로 저혈당 위험 상승 없이 고혈당에 머무는 시간이 줄이면 1형 당뇨병 환아의 신경인지 결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야간 혈당 측정 센서의 측정값 80%가 적정 혈당 범위 내에 있고 70mg/dL 미만으로 낮아진 경우는 3% 미만이기에 1형 당뇨병 환아와 보호자 모두 수면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즉 복합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이 환아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Ware 교수는 "보호자는 인공췌장을 '삶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묘사했다. 야간에 환아의 혈당을 걱정하는 시간을 줄이고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보호자들은 인공췌장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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