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산업계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인슐린과 인슐린 주입을 돕는 의료기기 개발에 한창이다. 이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치료 저항성 문제를 해결하고 인슐린 치료율을 높여 궁극적으로 적극적인 혈당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목적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내 최초로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인 '이오패치' 상용화에 성공한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를 만나 새로운 인슐린과 당뇨병 관리를 돕는 의료기기 개발 동향에 대해 물었다.

[창간20주년-①]인슐린 발견 100주년, 미래 100년을 준비하다

[창간20주년-②]낮은 국내 인슐린 치료율, 원인은 치료 저항성

[창간20주년-③]고정관념 깬 新인슐린 등장 기대감 솔솔

[창간20주년-④]"학회 인정받은 '당뇨병 교육자'에 차별화된 혜택 줘야"

[창간20주년-⑤]"당뇨병 환자 사용 편리한 새로운 인슐린·의료기기 개발 중"

-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한 국내 환자 반응은 어떤가?

1형 당뇨병 환아의 삶의 질이 좋아졌다는 반응이 많다. 1형 당뇨병 환아는 하루에 4~7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이 기기는 일주일에 2번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 복부에 부착 후 옷으로 가리면 병력 노출을 방지해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

다만 1개 비용이 4만 4000원으로 저렴하지 않다. 현재 보험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환우들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상용화에 이어 다음 목표는?

웨어러블 인공췌장 개발이 궁극적인 목표다. 인공췌장은 실시간 혈당을 측정하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를 결합한 형태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의료기기를 일체형 웨어러블로 만들고자 한다. 연속혈당측정기 센서와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결합하는 것으로, 일체형 웨어러블 인공췌장이 개발된다면 세계 최초가 된다. 

해외에서 백인 대상의 소규모 임상시험 진행 후 국내 당뇨병 환자 약 100명을 모집해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일체형 웨어러블 인공췌장이 자동으로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관리해 소아뿐 아니라 고령도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위험을 낮춰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인슐린 펌프의 기술 발전으로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치료 저항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그렇다. 우리나라는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사망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에 좋다. 인슐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변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 미국, 유럽 등 국가의 2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펌프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2형 당뇨병 환자도 인슐린 치료를 가급적 빨리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좋다는 근거가 발표되면서 인슐린 펌프 사용률이 늘고 있다. 실제 미국 인슐렛 회사의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2형 당뇨병 환자는 5년 전 5%였으나 2020년 기준 30%까지 올랐다. 

1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2형 당뇨병에서도 인슐린 펌프 사용률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인슐린 펌프 사용에 따라 인슐린 치료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 산업계에서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새로운 인슐린 또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나?

당뇨병 환자의 편리성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인슐린 또는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분위기다. 당뇨병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가 편해야 환자의 혈당 관리가 용이하다. 예로, 주 1회 투여하는 인슐린은 매일 1회 인슐린을 주사하던 당뇨병 환자의 투여 횟수를 줄여준다. 환자 입장에서 혈당 관리가 편해지는 것이다. 

단, 주 1회 투여하는 인슐린과 패치 형태의 인슐린 펌프는 경쟁 상대라고 보기 어렵다. 경구용 혈당강하제로 더이상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인슐린 치료를 시작한 당뇨병 환자에게 주 1회 투여하는 인슐린이 필요하다. 패치 형태의 인슐린 펌프는 식사 시 혈당이 상승해 인슐린을 주입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가 사용한다. 

주 1회 투여하는 인슐린과 패치 형태의 인슐린 펌프는 당뇨병 환자의 편리성을 높인다는 면에서 공통된 특징이지만, 타깃 하는 환자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 새로운 혈당 관리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이유는?

당뇨병 환자의 최적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비침습적이거나 침습을 최소화해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과거 당뇨병 환자의 눈물 속 혈당을 측정하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상용화가 어렵다고 판단돼 개발이 중단됐다. 당뇨병 환자의 대략적인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을지라도 그 결과에 따라 인슐린을 과다투여하면 환자가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것과 이를 토대로 인슐린 치료를 조절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또 패치 형태의 인슐린 펌프의 침습을 최소화한 경우, 펌프의 주삿바늘이 1mm 정도라는 점에서 통증을 줄여 환자에게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mm는 피부에 닿아있는 정도의 길이다. 바늘이 체내에 들어가지 못할 수 있고, 꽂히더라도 조금만 활동하면 빠질 위험이 있다.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 상용화가 쉽지 않다. 

- 인슐린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먼저 당뇨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정부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이 잘 관리되면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포함한 당뇨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의료기기에 보험급여를 적용해주길 바란다. 

또 새로운 의료기기를 국내 기업이 개발하면 식약처는 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품목허가와 관련해 식약처와 기업의 논의 과정이 터부시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이 세상에 없는, 최소한 우리나라에 없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선진적으로 개발한다면, 식약처는 기업을 적대적 혹은 긴장관계가 아닌 협업 및 협력관계로 보고 논의에 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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