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긍정적 의견 18% 수준…65%는 추이보면서 참여 결정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내년 본사업 갈 듯

대한내과의사회는 5일 제24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박근태 회장은 정기총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과의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원격의료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과의사회 회원 대다수는 원격의료를 반대하고 있었다.
대한내과의사회는 5일 제24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박근태 회장은 정기총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과의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원격의료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과의사회 회원 대다수는 원격의료를 반대하고 있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내과의사들의 대부분이 원격의료에 대해 반대 의견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원격의료 도입 과정 추이를 지켜보면서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한내과의사회는 5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제24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총회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태 회장은 지난 10월 내과의사회 회원 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원격의료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근태 회장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는 6000명의 회원 중 1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설문에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회원들의 원격의료에 대한 생각은 매우 부정적 입장이 32.5%, 조금 부정적 입장이 27.8%로 부정적인 의견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매우 긍정은 3.99%, 조금 긍정은 14.9%로 20%가 되지 못했으며, 보통이 20%를 나타냈다.

내과의사들이 생각하는 원격의료 범위는 '재진 환자에 대한 화상·메신저 및 전화상담을 통한 진료와 처방전 발행'으로 인식했다. 재진환자에 대한 진료와 처방전 발행이 47.5%를 차지했다.

그 뒤로 초재진과 무관하게 화상, 전화상담 통한 진료 및 처방전 발행이 23. 4%를 보여 원격의료의 개념과 범위를 처방전 발행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내과의사들은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화상담을 거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상담 비율이 1일 내원 환자의 5%미만이라는 것이다.
응답자의 87.8%가 1일 내원환자의 5% 미만으로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는 것.

박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보이듯 코로나19 한시적 전화상담 역시 비율을 매우 낮았다"며 "개원가 평균 1일 내원 환자가 60~70명 수준이라고 본다면 하루에 1~2명 정도만 전화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며, 의사회원들이 어쩔 수 없는 환자에게만 전화 상담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화 상담 후 처방전 발행하는 비율도 매우 낮았다.
전화상담 후 처방전까진 발행한 비율은 10% 이하가 57.1%였으며, 10~30%는 5.9%였다. 반면, 50% 이상은 32%에 불과했다.
 

원격의료는 반대하지만, 원격의료 자체는 정착될 것으로 전망

원격의료 시행을 반대하는 내과의사들 역시 원격의료가 정착될지에 대해서는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원격의료가 정착될 것으로 생각한 회원은 42%였으며, 격오지나 교도소 등 특수상황에만 선별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본 회원은 29.9%를 차지했다.

반면, 국토가 좁고 의료기관이 밀집한 한국의료의 특성상 원격의료가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 회원은 28%에 불과했다.

응답한 의사회원 대부분은 원격의료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추이를 보면서 참여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응답이 64.6%를 차지했다.

대면진료만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25.8%를 보여 회원 10명 3명은 원격의료를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원격의료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응답도 9.4%를 차지했다.

내과의사들이 원격의료 도입에 가장 우려하는 것은 충분한 진료를 하지 못해 오진의 가능성 높은 것을 들었다. 응답자의 83%가 오진의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이어 원격의료 관련 플랫폼의 출현으로 개인의원이 종속될 것으로 우려한 비율도 50.5%를 차지했으며,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가속이 48%를 나타냈다.

그리고, 의료정보의 유출 및 해킹 우려가 27.3%였으며, 의료영리화 우려는 25.8%를 차지했다.

박근태 회장은 "원격의료로 인해 의료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며 "내과의사회는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대한의사협회와 발맞춰 나갈 예정이며, 원격의료 도입 입법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원격의료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의료사고에 대한 명확한 책임소재가 선결돼야 한다"며 "책임소재가 명확지 않으면 원격의료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화상과 전화상담으로 환자가 기침이 난다고 호소할 경우, 단순한 감기로 진단했다가 폐렴으로 최종 진단될 경우 그 책임을 의사에게 모두 지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원격의료에 대한 분명한 책임소재 설정과 함께 1차의료기관에 한해서만 원격의료가 도입돼야 한다"며 "원격의료만하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원격의료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을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선결과제를 제시했다.

즉 내과의사회는 의료계와 협의가 없는 원격의료 추진은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 65세 이상 노인 본인부담율 낮춰야

한편, 내과의사회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과 관련해 시범사업 프로세스 간소화와 전산 프로그램 개편을 주문했다.

또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고려해야 하며, 성과 모니터링 및 평가 후 추가적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최소한 산정특례 본인부담 수준인 5%가지 본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태 회장은 "일차의료 만성질환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의 혈압과 혈당이 잘 조절돼 응급실 방문과 입원율이 50%가까이 감소했다"며 "다만, 사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 참여 초기에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65세 이상 환자 본인부담금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고령사회로 진입한 국내 상황에서 국민을 위한 사업"이라며 "내년 본 사업으로 전환되기 전 환자의 진입장벽인 본인부담율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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