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구팀, 15개 항암제 단일요법 임상2·3상 191건 메타분석
항암제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 100인년당 0.26~4.92명…위약은 0.25명
연구팀 "항암제 관련 임상연구서 심방세동 진단 체계적이지 않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암제 투약 시 심방세동이 드물지 않게 발생해, 항암제 관련 임상연구에서는 정기적 심장리듬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5개 항암제 단일요법 관련 임상2·3상 총 191건을 메타분석한 결과,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은 100인년당 0.26~4.92명으로 조사됐고 위약과 비교해 최대 약 20배 차이가 나타났다.

하지만 항암제 관련 임상연구에서 심방세동 진단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기에,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은 과소평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프랑스 칸 노르망디대학 Joachim Alexandre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JACC: CardioOncology 3월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항암제 임상연구, 치료 필요한 심방세동 사례만 확인

심혈관계 이상반응을 조명한 항암제 연구에서 심방세동은 모든 심혈관계 이상반응 중 4.8%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J Am Coll Cardiol 2020;75(6):620~628).

그러나 대다수 항암제 연구는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심방세동 사례만 확인한다는 한계가 있다. 심방세동 환자 대다수는 관련 증상을 경험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짧게 증상이 나타나기에, 지속적이고 엄격한 심장리듬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으면 심방세동을 진단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항암제 투약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률은 과소평가 됐을 가능성이 있고, 실제 발생률은 임상연구 보고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암제 관련 심방세동 발생률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프랑스 연구팀은 항암제 단일요법과 연관된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을 추정하고자 이번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이브루티닙'·'클로파라빈'·'포나티닙' 발생률 가장 높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9월 18일까지 발표된 19개 항암제 단일요법 관련 임상2·3상 중 15개 항암제 임상연구 191건에 참여한 총 2만 6604명이 메타분석에 포함됐다.

전체 임상연구 중 47.1%가 무작위 연구였고 단 7개만 위약을 연구에서 사용했다. 혈액암 관련 임상연구가 고형암보다 많았다.

연구에서 조사한 15개 항암제는 △다카바진 △아비라테론 △클로파라빈 △아자시티딘 △이브루티닙 △닐로티닙 △포나티닙 △미도스타우린 △이필리무맙 △알데스류킨 △레날리도마이드 △포말리도마이드 △리툭시맙 △보르테조밉 △도세탁셀 등이었다.

분석 결과, 단일요법으로 1개 항암제 노출 시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은 100인년(person-years)당 이필리무맙이 0.26명으로 가장 낮았고 이브루티닙이 4.92명으로 가장 높았다.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이 가장 높은 항암제 3개는 이브루티닙에 더해 클로파라빈, 포나티닙으로 100인년당 발생률은 각 2.38명과 2.35명이었다.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이 가장 낮은 항암제 3개는 이필리무맙 외 리툭시맙, 닐로티닙이었고 100인년당 발생률은 각 0.27명과 0.29명이었다. 이는 위약 투약 시 보고된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 100인년당 0.25명과 비슷한 수치였다.

연구팀은 대다수 항암제 임상연구가 즉시 의학적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 중증 심방세동 사례만 확인하기에 실제 심방세동 발생률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Alexandre 교수는 논문을 통해 "중증이 아닌 심방세동 사례도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임상연구에서는 보고되지 않는다"며 "이번 결과는 항암제 임상연구 참가자에서 항암제의 심장독성이 과소평가 되고 있으며, 특히 심방세동이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임상연구서 정기적 심장리듬 모니터링 필요

항암제 임상연구에서 심방세동 발생률이 과소평가 되는 이유는 연구 진행 시 정기적인 심장리듬 모니터링이 적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 진료현장에서 확인되는 것보다 임상연구의 심방세동 발생률이 현저하게 낮다고 분석됐다.

이와 함께 심방세동 발생과 연관됐다고 알려진 특정 약물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구팀은 예로, 이번 분석에서 연간 심방세동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이브루티닙 등 BTK 억제제 임상연구에서는 증상성 심방세동 확인하기 위한 12유도 심전도(12-lead ECG)뿐 아니라 무증상을 감지하기 위한 장기간 보행 모니터링 또는 삽입형 심장 모니터링 등을 활용하는 심방세동 진단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Alexandre 교수는 "실제 심방세동 발생을 확인하면서 어떠한 항암제가 심방세동과 유의미하게 연관됐는지 정의하기 위해서는 임상연구에서 정기적인 심장리듬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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