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노프릴 또는 카르베딜롤 복용 시 심장 독성 50%↓

일부 항고혈압제가 항암제(허셉틴) 유발 심장독성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렉싱턴 켄터키대학교 Maya Guglin 교수팀은 HER2(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항고혈압제의 심장독성 예방 연구 결과를 11일 미국심장학회(ACC 2018)에서 발표했다.

HER2 양성인 유방암 환자들은 트라스트주맙이 출시되기 이전 세포독성 항암제인 안트라싸이클린계(독소루비신+싸이클로포스파마이드) 약물을 사용해왔다. HER2 타깃 항암제인 트라스트주맙은 2000년 이후부터 사용됐는데, 문제는 병용시 심장병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교수팀은 심장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항고혈압제를 유방암 환자에게 투여하면 심장독성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하에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실시했다.

유방암 환자 468명을 무작위로 나눠 각각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인 리시노프릴(lisinopril) 10mg, 베타차단제(BB)인 카르베딜롤(carvedilol) 10mg, 위약을 투여하고 심장기능 변화를 관찰했다.

주요 평가 척도(1차 종료점)로 좌심실박출률(LVEF)이 기저수치 대비 10% 이상 감소하거나 또는 LVEF가 50% 미만이 된 환자 중 LVEF의 절대치가 5% 이상 감소한 경우로 평가했다.

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전체 환자군에서는 항고혈압제의 심장독성 예방 효과가 없었지만, 트라스트주맙과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계 약물로 치료한 환자들은 두 항고혈압제 모두 심장독성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리시노프릴의 투여군의 경우 위약대비 심장독성 발생 위험을 47% 낮췄고(HR 0.53 95% CI 0.30-0.94), 카르베딜롤 투여군은 51%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HR 0.49 95% CI 0.27-0.89).

연구를 수행한 켄터키대학교 Pamela Munster 교수는 "안트라사이클린계 항암제는 심장기능을 약 8% 가량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게다가 트라스트주맙까지 추가하면 위험도는 27%까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안트라사이클린과 트라스트주맙을 함께 투약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심장독성 사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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