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혈압을 동반한 암 환자 3명 중 2명은 항고혈압제를 잘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 치료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임상에서는 환자 복약 순응도 개선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공동제1저자)·이소영(공동제1저자)·윤종찬(교신저자)교수팀은 2002~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NHIS-NSC)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항고혈압제를 처방받은 성인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는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공동교신저자)팀과 공동으로 시행됐다. 

약물 처방의 치료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환자 복약 순응도는 약을 복용한 일수를 환자가 처방받은 총 일수로 나눈 비율(약물소지율; Medication Possession Ratio, MPR)로 정의했다. 환자들의 약물소지율에 따라 좋은(약물 보유 비율≥0.8), 보통(0.5≤약물 보유 비율<0.8), 나쁜(약물 보유 비율<0.5) 항고혈압제 복약 순응도군으로 분류했다.

주요 결과 지표는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률이고, 부차적 결과 지표는 주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이 필요한 심혈관 사건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고혈압을 동반한 1만 9246명의 암 환자 중 66.4%가 항고혈압제를 잘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 중 26.3%는 보통 복약 순응도군, 40.0%는 나쁜 복약 순응도군이었다.  

연령별로는 20~24세 81.8%, 25~29세 84.2%, 30~34세 73.4%가 나쁜 복약 순응도군으로 조사돼, 젊은 암 환자일수록 항고혈압제 복용이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추적관찰 기간인 8.4년 동안 2752명의 사망과 6057건의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 

복약 순응도가 좋은 군과 비교해 보통과 나쁜 복약 순응도군은 전체 사망 위험이 각각 1.85배, 2.19배, 심혈관 사망 위험이 각각 1.72배, 1.71배 증가했다. 

또 복약 순응도가 보통과 나쁜 군은 새로운 심혈관 사건 위험이 각각 1.33배, 1.34배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심혈관 사건의 하위 유형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정미향 교수는 "항암제 개발에 힘입어 많은 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늘어났지만, 암 치료와 재발에 신경 쓰느라 고혈압 관리는 종종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어려운 암 치료에 성공해도 고혈압 관리를 하지 못하면 입원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심혈관질환까지 악화될 수 있다. 암 환자들은 항고혈압제 복용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찬 교수는 "암 환자들이 항고혈압제를 잘 복용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하루에 여러 번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하고, 질환으로 인한 우울감에 스스로 약을 챙기며 돌보기 힘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일 복합 알약을 처방해 약제 복용을 단순화하면서, 주치의 및 다학제 의료팀과의 충분한 상담과 다차원의 의료 지원으로 암치료와 더불어 고혈압과 같은 합병증 관리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지 JAHA 7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