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3] 국내 암환자 대상 공복혈당·항당뇨병제 순응도 따른 심혈관 예후 조사
암생존자 공복혈당, 정상보다 높다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당뇨병 동반 암환자, 항당뇨병제 순응도 개선 중요성 확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자들이 진행한 연구가 올해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3)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달 25~2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100여 편의 국내 연구가 초록으로 공개되며 학계 이목을 끌었다. 본지는 학술대회에서 초록 발표된 국내 연구를 조명했다.

<1>국내 암환자, 심혈관질환 예방 위해 당뇨병 관리 방점

<2>국내 심방세동 환자 특징별 최적 항응고제는?

암생존자, 심혈관질환 사망 막기 위해 공복혈당 엄격히 관리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내 암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당뇨병 관리가 중요하다는 국내 연구팀 초록이 발표돼 주목받았다. 

암환자는 일반인보다 장기적으로 최소 하나 이상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보고된다는 점에서 진료현장에서는 암환자의 혈당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미향 교수(순환기내과)는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공복혈당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간 연관성을 평가한 인구 기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코호트 데이터를 이용해 2009~2010년 건강검진을 받고 201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5년 이상 생존한 암환자 17만 7774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단 심혈관질환이 있는 암생존자는 제외했다. 평균 나이는 59.9세였고 여성이 59.1%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공복혈당에 따라 △70mg/dL 미만군 △70~99mg/dL군(정상 공복혈당) △100~125mg/dL군 △126~179mg/dL군 △180mg/dL 이상군 등 다섯 군으로 분류됐다. 평가 목표점은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심부전 또는 돌연심장사 등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으로 정의했다.

그 결과, 공복혈당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간 역L자형(reverse L-shaped) 연관성이 관찰됐다.

구체적으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정상 공복혈당인 70~99mg/dL군 대비 △70mg/dL 미만군 1.14배(95% CI 0.72~1.81) △100~125mg/dL군 1.02배(95% CI 0.94~1.11) △126~179mg/dL군 1.40배(95% CI 1.24~1.58) △180mg/dL 이상군 2.28배(95% CI 1.88~2.77) 등으로 조사됐다. 

즉, 공복혈당이 정상보다 낮거나 높아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공복혈당 126mg/dL 이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 

나이에 따라 계층화했을 때 저혈당에 따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65세 미만의 중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지만, 65세 이상 고령은 해당되지 않았다.

중년 암생존자에서 보정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공복혈당 70~99mg/dL군 대비 △70mg/dL 미만군 2.97배(95% CI 1.32~6.69) △100~125mg/dL군 0.95배(95% CI 0.74~1.21) △126~179mg/dL군 1.58배(95% CI 1.13~2.21) △180mg/dL 이상군 1.97배(95% CI 1.19~3.26)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암생존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을 막으려면 공복혈당 상승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수"라며 "중년 암생존자에서는 저혈당 위험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암환자, 항당뇨병제 순응도 안 좋아…심혈관 예후 악화 연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동반 암환자는 항당뇨병제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성모병원 정문경 임상강사(순환기내과)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 예후 측면에서 항당뇨병제 순응도가 중요한 이유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 심혈관계 사건 및 사망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질환이지만, 암환자를 대상으로 항당뇨병제 순응도의 중요성을 평가한 연구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행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NHIS-NSC)에서 당뇨병을 치료 중인 성인 암환자 8062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이들은 항당뇨병제 순응도에 따라 세 군으로 나눴다. 

순응도는 환자가 약을 복용한 일수를 환자가 처방받은 총일수로 나눈 비율(MPR)로 정의해, MPR이 △0.8 이상이면 순응도가 좋은 군 △0.5 이상 0.8 미만이면 보통군 △0.5 미만이면 좋지 않은 군 등으로 분류했다. 1차 목표점은 전체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으로 정의했다. 

전체 암환자 중 순응도가 보통군은 21.5%, 좋지 않은 군은 37.9%로 총 59.4%가 비순응군에 해당됐다. 평균 8.4년 동안 추적관찰하는 동안 1475명이 사망했고 2931건의 심혈관계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토대로 교란요인을 보정한 이후 순응도가 좋은 군과 비순응군을 비교한 결과, 전체 사망 위험은 보통군이 1.61배, 좋지 않은 군이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각 1.66배와 1.98배 컸다.

또 새로운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은 순응도가 좋은 군 대비 보통군 1.29배, 좋지 않은 군 1.38배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심혈관계 사건 하위유형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연구팀은 "암환자는 항당뇨병제 순응도가 좋지 않으며, 이는 당뇨병 동반 암환자의 좋지 않은 예후와 연관됐다"며 "임상에서는 암환자의 항당뇨병제 순응도를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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