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 올해 1조원 넘어갈 전망
보험연구원 "제도 변경시마다 비급여 급격히 변동"
현대해상은 5개 안과병원 공정위에 첫 제소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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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국내 백내장 수술 실손의료보험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보험업계는 정부를 향해 공사 간 협력과 체계적인 비급여 관리체계를 촉구했고, 최근에는 안과병원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며 백내장 수술을 겨냥하고 나섰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손해보험의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백내장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4%에서 2020년 6.8%로 4년간 4.8배 늘었다.

이는 해당 기간 손해보험회사에서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연평균 70% 증가한 것이다.

정성희 연구위원은 "백내장 수술 건수가 매년 10%씩 증가하는 것을 감안해도 매우 높은 증가세"라며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은 올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추이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추이 (단위:억원)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의 청구건 중 일부를 샘플로 분석한 결과, 백내장 수술에 대한 실손보험금 청구는 90% 이상 의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또한 전체 청구금액 중 80% 이상이 비급여 항목으로 구성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의하면 백내장 수술 건수는 2019년 기준 국내 주요 33개 수술 중 수술 건수 1위다.

특히 2016년 51만 8663건에서 2019년 68만 9919건으로 연평균 증가율 또한 타 수술보다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

보고서는 백내장 수술과 관련한 규정에 따라 실손보험금 청구 항목과 금액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내장 수술의 제도 변경을 살펴보면 보험사는 지난 2016년 1월 실손보험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시력교정 기능이 더해진 다초점렌즈 비용은 보상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 결과 다초점렌즈 가격이 낮아지는 대신 비급여 검사비가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정부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 경감 필요성이 커지자 지난해 9월 백내장 수술 관련 눈초음파 및 계측검사를 급여화했다.

이후 실손보험의 청구 건에서 200만원대를 유지하던 다초점렌즈의 평균 가격이 지난해 9월 이후 300만원 후반으로 크게 인상됐다.

반면 비급여 검사비는 2020년 8월까지 40~60만원대를 유지했으나, 2020년 9월 급여화 이후 2만원대로 크게 하락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러한 청구 행태는 제도 변경시마다 비급여 가격이 임의적으로 급격히 변동했음에도 관리체계 기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급여의 원가정보를 조사,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제고하고 사회적으로 합의가 가능한 비급여 가격·사용량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의 지속성 확보와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는 당면 과제"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효과적인 비급여 관리를 위해 공사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당이익 제공"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안과병원 공정위 제소

한편 의료계와 보험사가 실손보험 적자를 두고 갈등을 겪은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해상은 5곳의 안과병원을 대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제소했다.

현대해상은 이들 병원이 다초점렌즈 등 비급여 가격을 인상해 수익을 유지하고, 브로커를 통해 환자에게 내원·숙박 명목으로 일부를 돌려준 것으로 판단했다.

그간 백내장 수술을 두고 실손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자료를 수집해 고소장을 제시하거나, 브로커를 먼저 조사해 관련된 병원을 압수수색 하는 방식은 있었지만 보험사가 병원을 상대로 공정위에 제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료전문 로펌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백내장 수술 관련해 우리 로펌에선 형사사건은 모두 무혐의가 나왔고, 민사는 승소했다"며 "보험사도 여러 소송을 해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공정위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백내장 관련 소송은 전국적으로 계속 발생하고 있고 다양한 유형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백내장 수술은 금액이 크기 때문에 보험사에서도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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