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제제, 주사제 거쳐 경구제로 진화
최초 경구제, 음식 섭취에 제한점 ... ‘다누글리프론’ 해결책 제시할 기대주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는 2형 당뇨병 치료분야에서 진화를 거듭했다.

하루 2회 주사제를 시작으로 하루 1회 주사제를 거쳐 주 1회 주사제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경구제까지 등장했다. 발전 과정에 따라 환자의 편의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개선점은 여전하다. 최초 경구제는 음식물 섭취에 일부 제한이 뒤따른다. 이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 길목에 차세대 경구제 후보물질 ‘다누글리프론’이 대기 중이다.

GLP-1 제제, 주사제에서 경구제까지…개선점은 여전

GLP-1은 장 호르몬인 인크레틴의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 혈중 반감기는 2분 수준이다. DPP-4 효소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이다.

치료제 활용 가능성은 30여 년 전 밝혀졌다. GLP-1은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감소에 기여했다. 단, 짧은 반감기로 효능은 빠르게 사라졌다. 이에 따라 GLP-1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며 DPP-4에 내성을 발휘할 펩타이드를 찾는 노력이 이뤄졌다.

첫 결실은 ‘엑세나타이드’다. 해당 약제는 피하주사용 GLP-1 유사체로 도마뱀의 침에서 기원했다. 미국 기준 2005년 상용화에 성공하며 GLP-1 유사체 계열의 문을 열었다. 반감기는 3시간 남짓으로 하루 2번 투여가 필요했다.

이후 피하주사 제형을 바탕으로 반감기를 늘린 약물의 출현이 이어졌다. 2010년 등장한 ‘리라글루타이드’는 하루 1회 투여하는 GLP-1 제제의 첫 발도장을 찍었다.

2012년 엑세나타이드 서방형 주사제는 투여 간격을 1주일에 한 번으로 늘렸다. 뒤이어 2014년 알비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그리고 2017년 세마글루타이드 등이 주 1회 투여하는 GLP-1 제제 대열에 합류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리라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 등은 심혈관계 사건 감소 효능까지 증명하며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GLP-1 제제의 존재감을 키웠다.

눈에 띈 약제는 세마글루타이드다. 이 약은 임상시험에서 엑세나타이드 서방형 주사제와 둘라글루타이드 등보다 우수한 혈당∙체중 감소 효과를 뽐냈다. 기세를 몰아 제형변경까지 이뤄졌다.

2019년 마침내 알약 형태의 GLP-1 제제 등장했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하루 1회 투약하는 방식으로 2형 당뇨병 치료에 허가됐다.

경구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흡수촉진제의 결합이 빚은 성과물이다. 단, 충분한 흡수를 위해 복용 관련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테면, 아침 공복 상태에서 120mL 미만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며, 투약 후 음식물 섭취까지 30분 간격을 둬야 한다.

이 같은 제한은 경구용 GLP-1 유사체의 진화를 자극한 계기로 작용했다.

차세대 경구제 ‘다누글리프론’, 복약순응도 높일 기대주

다누글리프론은 경구용 GLP-1 제제 후보물질이다. 저분자 약물이라는 점에서 앞선 펩타이드 기반 GLP-1 제제들과 차이가 있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비교하면, 복용 방식이 편리할 전망이다. 다누글리프론은 흡수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투약 관련, 음식물 등 섭취에 제한이 없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다누글리프론은 GLP-1 제제 주사제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임상1상 연구에선 내약성과 약효 측면에서 가능성을 나타냈다. 결과는 지난달 14일 Nature Medicine에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임상1상 연구에는 메트포르민을 사용 중인 2형 당뇨병 환자 98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다누글리프론 10∙15∙50∙70∙120∙200mg 투약군 또는 위약군으로 나눠졌다. 10∙15∙50∙70mg 투약군은 하루 2번, 120mg 투약군은 하루 2번 또는 하루 1번 그리고 200mg 투약군은 하루 1번 다누글리프론을 복용했다. 투약은 28일간 이뤄졌다.

그 결과, 위장관계 이상반응 발생률은 다누글리프론 투약군 22.2~100%, 위약군 44%였다. 다누글리프론 투약군에서 이상반응은 용량에 비례해 증가했고, 대부분 경증이었다. 주요 증상은 오심, 소화불량, 설사 등이었다.

기저치 대비 공복혈당 감소폭은 다누글리프론 투약군에서 -37.3~-76.9mg/dl 수준이었다. 위약군과 차이는 -4.7~-44.3mg/dl이었다. 가장 큰 차이는 다누글리프론 120mg 투약군, 가장 적은 차이는 50mg 투약군에서 나타났다.

당화혈색소(A1C) 감소폭은 다누글리프론 투약군 -0.9~-1.2%, 위약군 -0.5%였다. 다누글리프론 15∙70∙120mg 투약군은 각각 -1.2%를 달성했다.

체중 감소폭은 다누글리프론 투약군 -2.2~-7.2kg, 위약군 -1.8kg으로 조사됐다. 다누글리프론 120mg 투약군은 체중 감소와 관련,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화이자 측은 “다누글리프론은 2형 당뇨병 환자들을 상대로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고,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GLP-1 제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이번 결과를 토대로 다누글리프론은 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를 상대로 효능 평가가 지속 이뤄질 것”이라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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