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dowaki 박사, 대한비만학회 학술대회서 STEP 6 연구결과 발표
“체중감소와 더불어 내장지방 줄여 심장대사 위험 인자까지 개선”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동아시아 비만 환자의 체중감량과 내장지방을 줄일 수 있는 약물로 GLP-1 제제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Wegovy)가 주목받고 있다.

해당 약물은 STEP 6 연구에서 한국·일본 비만 환자를 상대로 체중을 줄이고 내장지방을 낮춰 심장대사 위험 인자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능은 비만치료에 존재하는 간극을 메우는 데도 기여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일본 도라노몬 병원 Takashi Kadowaki 박사는 이 같은 견해를 2~4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비만학회 국제 비만·대사증후군학회(ICOMES 2021)에서 밝혔다.

동아시아인 비만, 내장지방에 주의해야

Kadowaki 박사는 “전 세계 성인 과체중·비만 인구는 19억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선 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도라노몬 병원 Takashi Kadowaki 박사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도라노몬 병원 Takashi Kadowaki 박사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비만 유병률이 남성의 경우 30%대에서 40%대로 올랐고 여성은 20%대를 유지 중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복부 비만 유병률은 성별과 무관하게 증가하는 추세여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설명의 요지다.

동아시아인은 복부에 내장지방이 쌓이기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복부 피하지방 조직(SAT) 대비 내장지방 조직(VAT) 비율은 동아시아인이 백인·흑인·히스패닉·동남아시아인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Kadowaki 박사는 “아시아인은 백인 등에 견줘 피하지방 저장 능력이 떨어진다”며 ”간 지방 및 심근 지질 등 이소성 지방 축적이 쉬워 인슐린 저항성, 2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생활습관교정과 수술적 접근법 사이 공백

대한비만학회 가이드라인은 체질량지수(BMI) 23~24.9kg/㎡이면서 동반질환을 보유한 환자에 대해 생활습관교정 또는 생활습관교정과 약물치료를 병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BMI 30~34.9kg/㎡이면서 동반질환을 보유한 환자에 대해선 수술적 접근법을 고려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일본비만학회는 6개월간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BMI 35kg/㎡ 이상 2형 당뇨병 동반 환자 등을 수술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현재 치료지형에는 일부 공백이 있다는 것이 Kadowaki 박사의 견해다.

생활습관교정은 대상 환자 수가 많지만 체중감량 효과가 최대 8% 수준에 머물고 수술은 관련 효과가 25%로 뛰어나지만 침습적이며 대상 환자 수가 적다는 것이다.

결국 8~15% 수준의 체중감량 효과를 바탕으로 간극을 메울 치료옵션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세마글루타이드, 체중 13% 감량..내장지방·심장대사 위험 인자 개선

세마글루타이드는 2.4mg 용량으로 미국 등에서 비만환자의 체중관리에 허가됐다. 근거는 임상3상 STEP 연구결과였다.

STEP 1-4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생활습관교정 병용요법은 위약보다 우수한 체중감량 효과를 선보였다. 기저치 대비 체중감량 폭은 최대 -18.2% 수준이었다.

STEP 6 연구는 한국·일본의 성인 과체중·비만 환자 4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들은 BMI 27kg/㎡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을 2개 이상 보유했거나 35kg/㎡이상이면서 1개 이상 동반질환을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을 세마글루타이드 2.4mg 투여군, 1.7mg 투여군, 위약군으로 나눠 68주간 경과를 지켜봤다.

1차 목표점은 체중변화 및 체중의 5% 이상 감량비율이었다.

그 결과 기저치 대비 체중감량 폭은 세마글루타이드 2.4mg 투여군 -13.2%, 1.7mg 투여군 -9.6%, 위약군 -2.1%로 나타났다.

체중의 5% 이상 감량 비율은 3개 군에서 차례대로 82.9%, 72.4%, 21%였고 10% 이상 감량비율은 각각 60.6%, 41.8%, 5%로 조사됐다.

STEP 6 연구를 주도한 Kadowaki 박사는 내장 지방의 변화에 주목했다.

Kadowaki 박사는 “허리둘레 감소 폭은 세마글루타이드 2개 용량 투여군이 위약군보다 두드러졌다”며 “내장 지방 면적(VFA)의 감소와 관련해서도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허리둘레, VFA와 더불어 혈압, 혈당, C-반응성 단백(CRP) 등 심장대사 위험 인자 역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LDL 콜레스테롤 등 지질 프로파일도 같은 방향성을 나타냈다.   

이런 점을 종합할 때 세마글루타이드는 동아시아 비만 환자에게 유용한 옵션이라는 게 Kadowaki 박사의 결론이다. 13% 수준의 체중감소 효과와 더불어 심장대사 위험 인자까지 개선하는 성과를 남겼다는 것이다.

Kadowaki 박사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생활습관교정 병용요법은 동아시아 비만 환자를 상대로 체중의 13.2%를 감량하는 효과를 증명했다”며 “허리둘레, 혈당, 혈압, 지질 등 심장대사 관련 지표들도 위약보다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풀이했다.

이어 “세마글루타이드 2개 용량의 안전성은 앞서 알려진 GLP-1 제제의 프로파일과 일치했다”며 “STEP 6 연구결과는 세마글루타이드가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 과체중·비만 환자의 체중조절에 유용한 옵션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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