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2021 당뇨병 진료지침(제7판)' 발표
심부전 동반, SGLT-2i 포함 치료 우선 고려
ASCVD 동반, 병용요법 시 SGLT-2i 또는 GLP-1RA 포함 치료 고려
알부민뇨 있거나 사구체여과율 감소 시 SGLT-2i 포함 치료 우선 고려

▲서울대 보라매병원 문민경 교수는 6~8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대한당뇨병학회 제34차 춘계학술대회 및 제5차 한일당뇨병포럼'에서 '2형 당뇨병 성인의 약물요법' 관련 변경된 권고안을 7일 발표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문민경 교수는 6~8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대한당뇨병학회 제34차 춘계학술대회 및 제5차 한일당뇨병포럼'에서 '2형 당뇨병 성인의 약물요법' 관련 변경된 권고안을 7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당뇨병학회가 2019년에 이어 2년 만에 '2021 당뇨병 진료지침(제7판)'을 발표했다.

진료지침은 6~8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제34차 춘계학술대회 및 제5차 한일당뇨병포럼'에서 7일 공개됐다. 

이번 진료지침은 성인 1형 또는 2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과 임신당뇨병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최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근거수준과 권고범위를 제시해 표준화된 당뇨병 치료 및 관리지침을 제시했다.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개정된 진료지침의 구체적인 내용을 조명했다.

[KDA 진료지침①]과체중 이상 성인 '당뇨병 선별검사' 적극 고려
[KDA 진료지침②]동반질환 따른 당뇨병 치료 'SGLT-2i·GLP-1RA' 주목
[KDA 진료지침③]신설된 '연속혈당측정과 인슐린펌프' 권고안은?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동반질환에 따른 약물요법이 구체화됐다.

심부전, 죽상경화 심혈관질환(ASCVD), 알부민뇨 또는 사구체여과율 감소 등 당뇨병 환자의 동반질환에 따라 SGLT-2 억제제나 GLP-1 수용체 작용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였다.

단, 일반적으로 약물치료 시 메트포르민을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으면 유지하는 등 1차 항당뇨병제로서 메트포르민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 

동반질환에 따른 당뇨병 치료 알고리즘 제시

진료지침에는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는 권고안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어 기존 진료지침과 동일하게 죽상경화 심혈관질환을 동반했다면 병용요법 시 심혈관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 혹은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도록 했다.

아울러 SGLT-2 억제제의 대규모 임상연구를 근거로 알부민뇨가 있거나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경우 심혈관 및 신장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이 같은 권고안은 동반질환에 따른 당뇨병 치료 알고리즘에도 반영됐다. 

심부전 동반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먼저 고려하도록 하면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로 제시했다.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환자는 메트포르민을 기반으로 추가 약제 필요 시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우선 병용하도록 추천했다. SGLT-2 억제제는 △포시가 △자디앙,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등이다. 

만성 신장질환 동반 환자라면 SGLT-2 억제제로 먼저 치료하고, 부작용 등을 이유로 SGLT-2 억제제 치료가 어렵다면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차선으로 제시했다. 해당되는 SGLT-2 억제제는 △포시가 △자디앙,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트루리시티 △빅토자 △오젬픽 등이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도 SGLT-2i·GLP-1RA 우선 고려해야 하나?

당뇨병 성인의 약물요법 권고안에서 논의된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문민경 교수는 동반질환에 따른 당뇨병 환자 약물치료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문민경 교수는 동반질환에 따른 당뇨병 환자 약물치료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먼저 죽상경화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경우에 더해,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만 동반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도 포함시켜 병용요법으로서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제시해야 하는지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 중 국내에 도입된 치료제 연구에 주목하면, 자디앙의 EMPA-REG OUTCOME과 스테글라트로의 VERTIS-CV는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와 달리 포시가의 DECLARE-TIMI 58는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가 앞선 연구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었고,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환자가 포함됐다.

이 같은 CVOT의 메타분석 결과는 연구마다 이질성을 보인다. 종합하면 SGLT-2 억제제는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심혈관질환 위험요인만 있는 환자에게도 효과적인지는 결과가 혼재된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GLP-1 수용체 CVOT의 메타분석에서도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환자에게서의 이익은 명확하지만 심혈관질환 위험요인만 있는 환자에게서 혜택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환자에게만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권고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문민경 교수(내분비내과)는 "국내에 도입된 SGLT-2 억제제의 CVOT를 분석했을 때,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 이번 권고안을 확장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며 "위험요인에 대한 정의가 연구마다 다르고, 국내 당뇨병 환자의 위험요인은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한 연구와 컨센서스가 부족하다. 이에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환자에게만 권고안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1C·메트포르민 관계없이 SGLT-2 억제제 적절한가?

두 번째로 심부전 또는 만성 신장질환 동반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고려하도록 한 권고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당화혈색소와 관계없이 또는 메트포르민 치료와 무관하게 SGLT-2 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적절한지다.

이에 심부전 관련 연구인 포시가의 DAPA-HF와 자디앙의 EMPEROR-Reduced를 검토한 결과, 두 연구 모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 위험이 25% 감소했다.

또 만성 신장질환 관련 연구인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의 CREDENCE, 포시가의 DAPA-CKD에서도 SGLT-2 억제제를 통해 유의한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문 교수는 "심부전 또는 만성 신장질환이 있다면 당뇨병 유무 혹은 메트포르민 치료와 관계없이 SGLT-2 억제제의 혜택이 나타났다"며 "심부전 동반 환자에게 당화혈색소 또는 메트포르민 치료와 상관없이 SGLT-2 억제제를 우선 추천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게도 SGLT-2 억제제를 먼저 권고하고, 병용요법 시에도 SGLT-2 억제제 또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선택하도록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만성 신장질환에 대한 권고안에서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경우'라는 표현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진료지침 개정 과정에서 제기됐다. 

현재 국내 SGLT-2 억제제 허가사항을 보면, SGLT-2 억제제는 사구체여과율 60mL/min/1.73㎡ 이상부터 치료를 시작할 수 있고 45mL/min/1.73㎡ 이상일 때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추천하려면 최소 사구체여과율 60mL/min/1.73㎡ 미만에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즉 허가사항과 권고안이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구체적인 사구체여과율 수치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30일 포시가의 적응증을 만성 신장질환까지 확대함에 따라 추후 사구체여과율 수치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DAPA-CKD에서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사구체여과율은 25mL/min/1.73㎡ 이상 75mL/min/1.73㎡ 이하였다. 이들 환자에게 포시가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품 라벨이 변경되고 국내에서도 만성 신장질환 적응증을 받아 사구체여과율 기준을 30mL/min/1.73㎡까지 낮출 수 있다면, 30~60mL/min/1.73㎡인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추천한다는 권고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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