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2형 당뇨병 환자 가운데 GLP-1 유사체 처방그룹이 DPP-4 억제제 처방그룹 대비 말초동맥질환(PAD) 등 사지이상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 국립대 Donna Shu-Han Lin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의 리얼월드 연구 결과를 지난달 30일 유럽당뇨병학회(EASD) 공식저널 Diabetologia에 게재했다.

그간 GLP-1 유사체와 DPP-4 억제제는 혈당, 심혈관계 안전성 등 지표를 통해 효능이 대조됐었다. 일례로 최근 발표된 GRADE 임상시험 결과에서 GLP-1 유사체 리라글루타이드는 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보다 우수한 혈당조절 효능 및 심혈관계 안전성을 보였다.

다만, 두 계열의 사지이상 예방 효과를 두고 우열을 가릴 데이터는 부족했다. 여기서 이번 연구는 출발했다.  

연구팀은 리얼월드에서 두 계열의 우열을 가려봤다. 대만 건강보험데이터에 기반해 성향점수매칭(PSM)을 거쳐 GLP-1 유사체 또는 DPP-4 억제제를 처방 받은 2형 당뇨병 환자 1만 7840명을 선별했다. 계열별 처방 인원은 GLP-1 유사체 4460명, DPP-4 억제제 1만 3380명이었다.

1차 목표점은 PAD·중증하지허혈·절단 수술 등 주요 사지이상 사건 발생률이었다. 2차 목표점은 심혈관계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허혈성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이었다.

그 결과, GLP-1 유사체 처방그룹은 1∙2차 목표점에서 주요 사건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요 사지이상 사건 발생률(1000인년당)은 GLP-1 유사체 처방그룹 2.59명, DPP-4 억제제 처방그룹 4.22명이었다. 이는 GLP-1 유사체 처방그룹이 DPP-4 억제제 처방그룹 대비 PAD 또는 절단 수술 등 발생 위험이 37%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 그룹간 차이를 벌린 결정적 지표는 절단 수술 발생률이었다. 절단 수술 발생률은 GLP-1 유사체 처방그룹 1.29명, DPP-억제제 처방그룹 2.4명이었다. 이는 GLP-1 유사체 처방그룹이 DPP-4 억제제 처방그룹에 견줘 절단 수술 가능성이 45% 감소한 것으로 읽힌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은 GLP-1 유사체 처방그룹 11.02명, DPP-4 억제제 처방그룹 17.95명이었다. GLP-1 유사체 처방그룹이 DPP-4 억제제 처방그룹보다 심혈관계 사망 또는 허혈성 뇌졸중 등 발생 위험이 38%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GLP-1 유사체 처방그룹이 DPP-4 억제제 처방그룹에 비해 57% 낮았다.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 가운데 GLP-1 유사체 처방그룹이 DPP-4 억제제 처방그룹 대비 주요 사지이상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았다”며 “GLP-1 유사체의 사지이상 예방 효과는 스타틴 사용 환자와 심혈관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에서 보다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GLP-1 유사체 처방그룹은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대규모 무작위배정 연구에서 확증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