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성미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성미 교수(순환기내과).  사진·고민수 기자 msko@monews.co.kr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성미 교수(순환기내과). 사진·고민수 기자 msko@monews.co.kr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2020년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5명 중 2명은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대 성인 5명 중 1명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로 분석됐다. 이상지질혈증 유병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지속률은 여전히 절반이 되지 않는 40%대에 머물고 있어 치료지속률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박성미 교수(순환기내과)를 만나, 국내 이상지질혈증의 특징과 치료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서구화된 식습관 문화로 LDL-C 수치 상승이 원인”

박 교수는 20대 성인 5명 중 1명이 이상지질혈증 환자로, 40대에서는 2명 중 1명이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고, 여성은 3명 중 1명에게서 질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인구 상황을 설명했다.

국내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병률에 비해 적절하게 치료를 받는 목표 치료율은 많이 미흡하다며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 특징으로 중장년 남성 유병률 증가 및 중성지방 고수치, 폐경기 여성의 LDL-C 수치 급상승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한국의 식습관 문화가 서구화되면서 LDL-C 수치 상승에 따른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증가와 중장년 남성의 심장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올라가고 있으며,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LDL-C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보다 인지율과 치료율이 낮지만, 치료 목표 달성은 고혈압보다 쉽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와 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팩트시트를 비교한 결과,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보다 유병률과 인지율·치료율 모두 낮았지만, 조절률은 2배 가까이 높았다"며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국민들이 인식을 잘 못하고 있어 치료를 제대로 못받고 있지만,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목표율은 쉽게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즉,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낮아 적시에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진단 이후 치료가 시작되면 권장 목표율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지질혈증, 조절률 84.1%로 관리 수월해

고혈압학회의 팩트시트에 따르면, 고혈압 유병률은 29%, 인지율은 67%, 치료율 63%를 나타내고 있지만 조절률은 47%에 불과하다.

반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7%로 매우 낮고, 인지율 역시 57.6%에 불과하다. 또, 치료율은 48.1%로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조절률은 84.1%를 기록해 치료가 이뤄질 경우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 보다 조절이 더 수월하다는 것이다.

또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한 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동반 조절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혈압을 10% 낮추고, 토탈 콜레스테롤을 10% 낮췄을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45%까지 낮춰진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와 있다"며 "이제는 고혈압과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한가지 질환에 대해서만 신경쓰지 말고 같은 선상에서 동시에 체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속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박 교수는 "현재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속률이 40%에 머물고 있는 것은 환자와 일부 의료진의 인식 때문"이라며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 왔으니 약을 끊어도 되느냐?', '약을 최대한 늦게 먹고 싶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지질혈증 약 자체가 증세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약을 끊으면 다시 수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당뇨 등 동반질환 예방 이뤄져야”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고혈압, 당뇨 등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복용해야 할 약의 갯수가 많고, 시간에 맞춰 약을 복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각 질환에 대한 단일치료제 보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단일제형복합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며 "알약의 갯수를 줄이는 것으로도 복약순응도를 높여 치료지속률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심장학회 산하 여성심장질환연구회를 설립해 여성심장질환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편, 박 교수는 "폐경 이후 여성에서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들의 발생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기폐경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 치료에 따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가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유병율을 높이고,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염증성 질환도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주요원인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폐경기 여성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 심장질환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며 "식습관 개선과 충분한 운동을 통해 이상지질혈증 및 고혈압, 당뇨병 등 동반질환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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