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상지질혈증 최신 지견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김한수 원장(분당 21세기의원)의 강연이 진행된 후 복약순응도 개선 등 실제 임상례를 바탕으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및 토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김한수  분당21세기의원 원장
김한수  분당21세기의원 원장

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 L50의 집중적 지질강하 효과의 이점

해외·국내 가이드라인의 LDL-C 치료 목표 수치
미국, 유럽 등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LDL-C 목표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다. ACC/AHA 가이드라인은 2013년에 LDL-C 목표수치를 뺀 다소 모호한 기준을 제시했는데, 사망률 상승 등 비판이 거세지면서 2018년 ACC/AHA 가이드라인에 이르러서는 LDL-C 목표치를 70 mg/dL 미만으로 엄격히 권고하고 있다. 2019년 ESC/EAS 가이드라인에서도 LDL-C 목표치를 55 mg/dL(초고위험군 기준) 미만이면서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도록 권고했고 위험도에 따른 환자 분류도 이전보다 세분화해 초고위험군을 새롭게 추가했다.

국내에서는 해외 가이드라인 추세에 따라 초고위험군 환자의 LDL-C 목표치를 70 mg/dL 미만 혹은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고위험군에는 관상동맥질환(50%가 넘는 경동맥 협착이 확인되는 경우), 죽상경화성 허혈성 뇌졸중, 뇌혈관사건(cerebrovascular accident, CVA), 말초혈관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해당된다.
 
에제티미브, 비스타틴 제제 최초로 2016 가이드라인 지침에 등재
기존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스타틴 단독 처방이었으나 2014년 IMPROVE-IT 연구 이후 다소 변화했다. IMPROVE-IT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스타틴이 아닌 약물 사용으로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것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둘째, LDL-C 수치를 목표치보다 낮게 조절했을 때의 임상적 이점 즉, 'the lower, the better'임을 검증했다. 이를 계기로 ezetimibe 성분이 이상지질혈증 치료 알고리즘에 정식으로 포함됐다.

에제티미브 복합 시 뛰어난 LDL-C 추가 감소 효과
8개 연구 결과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에서 ezetimibe의 단독투여 시 LDL-C 감소 효과는 약 18%였다. 장에서 흡수되는 Apo B48과 간에서 합성되는 Apo B100의 불완전지단백질 중 ezetimibe는 Apo B48을 억제해 LDL-C를 감소시킨다.

특히 주목할 점은 ezetimibe/atorvastatin 투여 시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스타틴 단독투여보다 기존 감소치 대비 6.4%까지 추가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효과를 뒷받침하듯 Apo B48이 동맥경화와 관련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학계 견해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간에서 생성되는 LDL-C를 억제하는 것보다 고지방 식이 감소가 심혈관질환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는 점도 ezetimibe의 효능을 뒷받침한다.

Atorvastatin은 임상적으로 LDL-C 감소 효과가 입증돼 있으며 특히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가 재확인됐다. 반면 스타틴 용량을 2배로 증량했을 때의 추가적인 LDL-C 감소 이득은 약 6%에 불과하다(rule of six).

목표 LDL-C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에게 스타틴을 증량해 투여한 경우와 스타틴에 ezetimibe를 추가 투여한 비교 시험 결과, ezetimibe/atorvastatin 투여군의 LDL-C 추가 감소율은 18%로, 스타틴을 2배 증량한 경우(6% 감소)에 비해 강력한 LDL-C 감소 효력을 나타냈다.

또한 ezetimibe의 심혈관사건 발생 감소 효과를 입증한 IMRPOVE-IT 연구에 따르면, ezetimibe 병용 시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추가적인 상대적 LDL-C 감소율은 24%, 심혈관사건의 상대적 추가 감소율은 6.4%로 스타틴/ezetimibe 병용요법의 유의한 이점을 입증했다.  

이후 simvastatin, atorvastatin, rosuvastatin 등 다양한 스타틴을 이용한 ezetimibe 복합제 관련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L50과 동일한 성분의 ezetimibe/atorvastatin 복합제는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atorvastatin 단독투여 대비 추가적인 LDL-C 감소가 15-18%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우려되는 것은 스타틴에 의한 당뇨병 발생, 즉 신생당뇨(new onset of diabetes mellitus, NODM)에 대한 위험이다. 

신생당뇨 발생과 관련해서 다음 사항을 주목해야 한다. 스타틴 복용량이 많을수록, 고강도 스타틴일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환자일수록 당뇨병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다. 결국 향후 스타틴 처방은 저-중강도의 약물을 적절히 사용해 당뇨병 발생 위험을 줄여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는 콜레스테롤 흡수가 비당뇨병 환자보다 항진되는 경향을 보이므로 장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ezetimibe 병용요법의 다면적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입증된 에제티미브 안전성 프로파일
스타틴 관련 이상반응은 약물투여용량과 연관성을 보이며, 용량이 증가할수록 근육통, 간독성 유병률이 상승했다. 

스타틴 증량투여와 ezetimibe 병용투여 시 약물 이상반응을 분석한 결과, 스타틴 2배 증량 시 근육통이 6배까지 증가하고 발진과 더불어 CK (크레아틴인산화효소) 수치 상승이 나타난 반면, 스타틴/ezetimibe 투여군에서는 스타틴 주요 부작용의 증가 없이 약간의 위장관계 부작용만 발생했다. 참고로 ezetimibe는 단독투여에서 특이한 부작용이 없는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

IMPROVE-IT 연구 이후 다국적 제약사를 비롯한 많은 제약사에서 앞다투어 스타틴/비스타틴 복합제를 출시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이 스타틴 단독 주연에서 ezetimibe라는 강력한 조력자를 맞이한 상황에서, 스타틴에 의한 신생당뇨 발생 위험이 부각되면서 향후 이상지질혈증의 최적화된 치료를 향한 스타틴/비스타틴 복합제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Panel Discussion  

(왼쪽부터 가나다순) 김용범 원장(위앤장 참사랑내과)  /  박창영 원장(삼성성인내과)   ​​​​​​​/  박현철 원장(속편한내과)  /  이원표 원장(위앤장 이원표내과)
(왼쪽부터 가나다순) 김용범 원장(위앤장 참사랑내과)  /  박창영 원장(삼성성인내과)   /  박현철 원장(속편한내과)  /  이원표 원장(위앤장 이원표내과)

이상지질혈증 약물 투여 환자의 복약순응도 저하 
이원표: 실제 진료현장에서 고혈압, 당뇨병에 비해 이상지질혈증은 치료 시작에 대한 거부감이 큽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는 자체를 꺼리는 편입니다. 의사들의 이상지질혈증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식도 부족합니다. 의사도 환자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고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박창영: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점차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이상지질혈증 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와 관련된 약들은 반드시 드셔야 한다고 강조하면 환자가 잘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김한수: 최근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오전보다 오후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처방률이 떨어진다는 재미있는 발표를 했습니다. 스타틴을 처방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데 미국 의사들도 오후에는 지쳐서 처방률이 낮아지나 봅니다.

김용범: 덧붙여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처방에서 의사의 인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간혹 이상지질혈증  약 복용을 중간에 중단한 사례 중 LDL-C 수치가 잘 떨어져서 의사가 약 처방을 중단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상지질혈증  약물의 지속적 복용의 중요성에 대한 의사의 인식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한 약국에서 복약지도할 때 유익성보다 근육통 등의 부작용 위주로 설명하다 보니, 부작용에 대한 염려로 복약순응도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와 약사, 환자 모두의 교육과 인식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현철: 저도 LDL-C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면서 주치의가 스타틴 처방을 중단했다는 얘기를 꽤 듣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의 무분별한 남용도 복약순응도를 떨어뜨리는 데 한몫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약을 평생 복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없는 것으로 여겨져 LDL-C 조절 효과와 무관하게 환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더 큰 것 같아 우려됩니다. 

실제 임상에서 LDL-C 목표 수치
김한수: 일단 이상지질혈증 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스타틴 복용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독려합니다. 관상동맥질환의 경우에는 경동맥 협착 50% 이상인 환자에서 특히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스타틴 제제 선택기준(LDL-C 감소 효과/부작용 발현율/동반질환 유무)
박현철: 스타틴 종류에 따른 부작용 차이는 크지 않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장장애가 발생했을 때 스타틴계의 다른 약물로 변경 처방한다고 해서 이상반응이 개선될지는 불투명합니다.

김용범: 고용량 스타틴은 근육관계 부작용, 당뇨병 문제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미리 설명하고 있습니다. 

박창영: 임상 경험에서 환자들은 근육통과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들에 민감하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부작용들도 주의깊게 관찰합니다.

김용범: 고용량 스타틴 복용 시 우려되는 근육병증은 하지 넓적다리뒤근육이 손상되는 경우나 혈액검사 결과가 중요한데 많은 환자가 전신이 쑤신 단순 근육통을 약물 이상반응으로 오인하여 복약순응도에 악영향을 줄 때가 있습니다.  

스타틴 복용 환자의 추가 약물 선택(용량 증가/타 스타틴으로 변경/복합제로 변경)
박현철: 스타틴을 고용량으로 처방하는 경우에는 다른 계열의 약물을 추가하는데, 복약순응도를 고려해 복합제로 변경합니다. 스타틴을 저용량으로 처방하고 있는 경우에는 증량하여 경과를 지켜봅니다.

이원표: 환자의 LDL-C 수치가 목표치와 큰 차이를 보이거나 스타틴 투약에도 불구하고 목표 LDL-C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스타틴 용량을 증량합니다. 효과가 약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정도라면 ezetimibe를 추가합니다.

김용범: 스타틴을 2배로 증량하여 LDL-C 수치 6% 추가 감소로 환자가 LDL-C 목표치에 도달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반면 ezetimibe를 추가 처방하는 경우 LDL-C가 약 18%까지 추가 감소합니다. 따라서 ezetimibe를 포함한 복합제로 변경해서 LDL-C 수치를 목표 범위 내로 강력하고 신속하게 도달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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