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고대 연구팀, 대사적 건강 비만 그룹 대상 연구결과 발표
대사적 건강 비만 그룹, 당뇨병∙심부전 발병 위험 높아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HO)은 사실 건강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MHO에 해당하는 사람은 당뇨병, 심부전 등의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로 평가됐다.

영국 글래스고대 Frederick K. Ho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결과를 지난 10일 유럽당뇨병학회(EASD) 공식저널인 Diabetologia에 게재했다

MHO는 비만하지만 혈압 등의 대사지표는 정상인 상태를 일컫는다. 이런 상태가 '실제로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나'라는 물음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여한 38만136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가운데 3만5103명(9.2%)은 MHO로 평가됐다. MHO 평가 기준은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이며, 혈압∙혈당 등의 대사지표 6개 중 4개가 정상인 경우로 정해졌다.

연구팀은 MHO 그룹과 비만하지 않은 그룹(이하 대조 그룹)의 경과를 평균 11.2년간 추적관찰했다.

주요 목표점은 당뇨병,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 심부전 그리고 호흡기 질환의 발생률이었다. 해당 질환들로 인한 사망률 역시 측정됐다.

그 결과, MHO 그룹은 대조 그룹에 견줘 당뇨병(HR 2.06; 95% CI 1.77, 2.40), 심부전(HR 1.60; 95% CI 1.45, 1.75), 그리고 호흡기 질환(HR 1.20; 95% CI 1.16, 1.25)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두 그룹은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 발생률에 대해선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단, MHO 그룹의 약 30%는 3~5년 내 대사지표에 경고등이 들어왔고, 이런 경우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은 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MHO 그룹은 사망률과 관련해서도 주의가 요구됐다. 대조 그룹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HR 1.12; 95% CI 1.04, 1.21)과 더불어 심부전 사망률(HR 1.44; 95% CI 1.09, 1.89)이 높았다.

대조 그룹의 조건을 강화한 경우, MHO 그룹이 가진 위험은 더욱 두드러졌다.

MHO 그룹은 ‘대사지표에 문제가 없고 비만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당뇨병(HR 4.32; 95% CI 3.83, 4.89),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HR 1.18; 95% CI 1.10, 1.27), 심부전(HR 1.76; 95% CI 1.61, 1.92), 호흡기 질환(HR 1.28; 95% CI 1.24, 1.33) 등의 발생 위험이 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가 남긴 포인트는 비만 자체의 위험이다. 체중이 정상 범위를 넘어서면, 대사지표와 무관하게 심부전∙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따라서 ‘대사적으로 건강한’이란 수식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팀은 “심부전∙호흡기 질환의 발생률 등을 고려하면, MHO는 건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사지표와 상관없이 비만인 사람은 체중 조절을 통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이란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며 “MHO의 위험분류를 위한 다른 전략 역시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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