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구팀, EAU 2021서 전립선암 환자 BMI별 경과 발표
BMI 30kg/㎡ 이상 환자, 정상체중 환자 대비 사망 위험 낮아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비만은 만성질환 또는 암 관련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비소세포폐암 등에선 비만한 환자가 생존에 유리한 결과를 얻기도 한다. 이를 ‘비만 패러독스’라 일컫는다.

전립선암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비만 환자는 정상체중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비타 살루트 산 라파엘대 Giuseppe Ottone Cirulli 박사는 이 같은 내용의 후향적 연구결과를 지난 8~1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비뇨기과학회 연례학술대회(EAU 2021)에서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BMI와 전립선암 사망 위험간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기반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 1577명의 데이터였다. 이들은 ASCENT2, VENICE, MAINSAIL 등 임상3상 연구에서 대조군에 속해 도세탁셀∙프레드니손 치료를 받았다. 평균 연령은 69세, BMI는 28kg/㎡이었다.

연구팀은 BMI를 연속변수 또는 범주형 변수로 정한 뒤 생존율을 살펴봤다. 범주형 변수에서 비만은 BMI 30kg/㎡이상, 과체중은 BMI 25-29.9kg/㎡, 정상체중은 BMI 24.9kg/㎡이하로 구분됐다.

12개월 추적관찰결과, BMI는 사망 위험을 줄이는 인자로 나타났다. 위험비(HR)는 연속변수에서 0.96, 범주형 변수에서 0.71이었다. 범주형 변수 분석결과는 ‘mCRPC 환자군에서 비만한 환자가 정상체중 환자에 견줘 사망 위험이 29% 감소했다’로 해석된다.

암 특이적 사망률(CSM)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위험비는 연속변수와 범주형 변수에서 각각 0.94, 0.65였다. 범주형 변수 분석결과를 풀이하면, 비만한 환자는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35% 낮았다.

실제로 36개월 시점 전체생존율(OS)은 비만 환자군 30%, 과체중 또는 정상체중 환자군 20%로 집계됐다.

이 결과를 두고 몇 가지 해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면 항암제 독성을 견디는 능력이 더 뛰어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BMI와 도세탁셀 투여량간 유의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p>0.05).

연구에 참여한 비타 살루트 산 라파엘대 Nicola Fossati 박사는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비만한 환자가 상대적으로 오래 생존하는 결과를 남겼다”며 “BMI가 생존율 예측 인자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비만 패러독스를 이해하기 위해 지방조직과 암 유전체 관계 등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항암화학요법과 타 약물의 상호작용은 한 가지 원인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약물 상호작용 관점은 연구 대상자들의 특성에서 기인했다. 연령대가 높다는 점에서 기저질환에 따른 약제의 병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다. 단, 관련 약제와 항암화학요법의 상호작용 역시 확실한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결과로 비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을까. Fossati 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정리했다.  

Fossati 박사는 “비만 패러독스가 일부 관찰되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질환 환자에게 체중을 늘릴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며 “비만은 다양한 질환의 위험 인자이기에 환자들은 건강한 BMI인 18-24kg/㎡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결과는 Prostate Cancer and Prostatic Diseases에 지난 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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