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 2021] 영국 바이오뱅크서 암 없는 성인 44만여명 데이터 분석
9년 추적관찰 결과, BMI 높아질수록 위암·담낭암 등 위험 상승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한 성인은 10가지 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이 발병하지 않은 영국 성인 약 44만명을 9년간 추적관찰 결과, 높은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또는 엉덩이둘레가 굵은 복부비만, 높은 체지방률 등과 위암, 담낭암, 간암 등 10가지 암 발생 위험 간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분석한 이번 결과는 10~13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비만학회 연례학술대회(ECO 2021)에서 발표됐다.

연구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 암 발생 및 조기 사망과 연관됐으나 대부분 연구가 BMI를 기반으로 평가했고, 복부비만 또는 체지방률 등 비만 지표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뤄졌다. 

암이 발병하지 않은 성인 43만 7393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BMI △체지방률 △허리-엉덩이둘레 비율 △허리둘레-신장 비율 △허리둘레 △엉덩이둘레 등 6가지 비만 지표와 24가지 암 발생 위험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비만 지표는 1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로 표준화했다. 1표준편차는 성별에 따라 △BMI: 남성 4.2kg/㎡, 여성 5.1kg/㎡ △체지방률: 5.8%, 6.9% △허리-엉덩이둘레 비율: 0.07, 0.07  △허리둘레-신장 비율: 6.5, 7.9 △허리둘레: 11.3cm, 12.5cm △엉덩이둘레: 7.6cm, 10.4cm 등이 해당됐다.

평균 9년 추적관찰 동안 총 4만 7882건의 암이 확인됐고 1만 1265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나이, 성별, 교육, 흡연, 신체활동 등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6가지 비만 지표의 표준편차가 증가할수록 10가지 암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BMI가 25kg/㎡ 이상인 성인에서 BMI 1표준편차 증가 시 암 발생 위험은 △위암 35% △담낭암 33% △간암 27% △신장암 26% △췌장암 12% △방광암 9% △대장암 10% △자궁내막암 73% △자궁암 68% 등 상승했다.

전체 암 발생 위험도 3% 유의하게 높아졌다. 단, BMI가 1표준편차 증가하면 폐경 후 유방암이 8% 상승했지만 다른 암처럼 선형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복부비만 또는 전체적인 비만 지표와 암 발생의 연관성 분석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됐다. 이는 비만한 성인의 암 발생 위험을 경고한 데 더해, 허리둘레나 체지방률 등 비만 지표를 확인하지 않아도 BMI만으로 암 위험을 평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 BMI 25kg/㎡ 이상이 암 발생과 사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인과적 기여도를 인구집단기여위험분율(PAF)로 추정했다.

그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은 정상 BMI(18.5~24.9kg/㎡)보다 자궁내막암과 자궁암을 40%, 담낭암을 29% 유발할 수 있었다. 

또 암으로 인한 사망에도 과체중 또는 비만이 △자궁내막암 64% △자궁암 46% △담낭암 40% 등 영향을 미쳤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글래스고대학 Carlos Celis-Morales 교수는 "폐경 후 유방암을 제외하고 비만할수록 암 발생 그리고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선형관계를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다"며 "그러나 비만이 암 유형에 따라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었다. 이는 비만이 다양한 과정을 통해 여러 암 발생 위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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